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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ru

miru

28 days ago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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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너: 그녀들의 법정

시리즈 ・ 2026

[-10화] 약한 디테일들이 발목을 잡던 초중반을 지나, 후반으로 가면서 플롯의 힘이 살아나는 중. 원작의 내용을 상당히 아는 데도 재밌는 편이다. 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명품 '원작의 힘'이고 세부적으로 보면 아쉬운 점은 많다. 예를 들어 다른 주연들보다 비중도 작고 행동이 납득도 안되는 황현진 캐릭터는 아쉽기 짝이 없다. (스포)라 자세히 말 못해도 그런 일을 당했는데도, 아무리 축복만 받을 수는 없는 상황이라도 너무 무시되는.. 이게 원작의 현진이 말괄냥이 (사실상 막장)이라는 캐릭터를 가져서 개성도 살고 하는 짓도 납득이 됐던거지, 이청아의 현진이는 이도 저도 아닌 설정이 발목을 잡는듯 하다. [-7화] 이나영 공자왈 그만 시켜라 하루 이틀이어야지 위민스플레인이냐 그러니까 비뚫어지지... 이청아를 그렇게 설정한 이유도, 굳이 중간중간 반전이랍시고 넣은 장면들도 납득 안됨. 스릴러의 긴장감과 망작의 짜증은 모두 스트레스로 유발되지만 결과는 천지차이이다. 그 차이를 만드는 건 큰 줄기가 되는 플롯도 있지만 디테일에서 이미 결정된다. 형사가 준 담배를 건물 아래 떨어뜨리자 그걸 굳이 땅바닥을 쳐다보며 확인하고 주으러 간다거나(사실 흡연자 아니라서 잘 모르겠는데, 달란다고 그걸 애한테 피라고 줘놓고 다시 뺐어 피는 것부터 이상함), 똑똑하다는 윤라영이 "내부에 조력자(배신자)가 있어요" 해놓고 "뭐라고요?"라고 묻자 "아 죄송해요, 제가 너무 예민했네요"라고 뭉게는거나, '그걸' 놓고 가는 거나 하필 그 호텔 보안 관련자거나 개발자가 그 보안 시스템을 지 멋대로 사용하는 등등... 모든 순간이 거슬린다. "얘는 무슨 결혼 발표가 맨날 이딴 식이야? 야, 시장에서 떡 사?" 이거 좀 피식했다 자존심 상해.. [-4화] 이청아 누님만 보면서 버티는 중(최영준 특검하라 ㅡㅡ) 법정물인데 법정이 없고, 스릴런데 스릴이 없고 , 미스터린데 비밀이 기대가 안된다. 대신 멋진 누님들 셋이 있지만 언제까지 볼지.. [-2화] 과거의 비밀을 공유한 20년지기 변호사 셋이 부조리한 법정을 상대로 여성 피해자들을 지켜낸다… 싶었는데, 거대한 뒷세계가 끼어들고 스케일이 커지면서 장르의 치밀함도, 사회비판의 논조도 벌써부터 흐려지기 시작한다. 볼거리는 이나영–정은채–이청아로 이미 완성한 드라마이다.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에서 상처를 안고도 다시 강해지려 애쓰던 얼굴이 다시 보인 윤라영(이나영), 〈더 킹〉과 〈정년이〉의 당당한 중성미를 다시 발휘하는 강신재(정은채), 〈연인〉에서처럼 강인하지만 사랑 앞에서의 연약함이 동시에 비치는 황현진(이청아). 좋아하는 캐릭터들이 모여 워맨스를 펼치는 이 캐스팅이 나한테는 여캐 어벤져스가 따로 없었다. 이 셋의 색깔이 앞으로도 서로를 덮어 검은색이 되는 게 아니라 무지개처럼 따로 또 같이 빛나길 바란다. 다만 각본으로 시선을 옮기면 과한 욕심이 느껴졌다. 주연이 셋이니 초점도 셋으로 나뉘고, 각자의 과거와 남자 문제까지 얹히면서 이야기는 계속 가지를 친다. 시공간적으로도, 현재와 20년 전 대학 시절을 오가고, 개별 성범죄 사건은 곧장 권력층 카르텔로 확장 일로를 달린다. 예정된 12화 안에 법정물·범죄 스릴러·워맨스를 모두 하려고 하니, 2화만 봐도 섬세함과 리얼리티가 희생된 부분들이 보였다. 성범죄에만 치중한 미숙해 '미성년자 상해' 까지 사실상 무죄가 된다거나, 경찰 아닌 변호사(주인공들)만 보는 CCTV 등은 “한국 사법 비판”이라기보다 작가의 편의가 더 먼저 보이는 지점들이다. 그래도 장르적 완성도에 대한 기대치를 덜어낸다면, 세 주연이 만들어내는 화면의 밀도만으로도 꽤 볼만하다. 세 배우 중 한 명이라도 팬이라면, 더구나 여성 이슈에 관심이 있고 사이다를 기대한다면 일단 ‘인’. 반대로 정교한 법정극·수사극을 원한다면... 그래도 아직 2화라 관망해보기를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