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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obi

Chobi

7 years ago

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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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이삼촌

책 ・ 2015

평균 3.9

당신은 물었다 봄이 주춤 뒷걸음치는 이 바람 어디서 오는 거냐고   나는 대답하지 못했다 4월의 섬 바람은  수의 없이 죽은 사내들과 관에 묻히지 못한 아내들과 집으로 돌아가는 길을 잃은 아이의 울음 같은 것   밟고 선 땅 아래가 죽은 자의 무덤인 줄 봄맞이하러 온 당신은 몰랐겠으나  돌담 아래 제 몸의 피 다 쏟은 채 모가지 뚝뚝 부러진 동백꽃 주검을 당신은 보지 못했겠으나   섬은 오래전부터 통풍을 앓아온 환자처럼 살갗을 쓰다듬는 손길에도 화들짝 놀라 비명을 질러댔던 것   4월의 섬 바람은 뼛속으로 스며드는 게 아니라 뼛속에서 시작되는 것   그러므로 당신이 서 있는 자리가 바람의 집이었던 것 - 바람의 집, 이종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