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Joy

모던 러브 시즌 1
평균 3.9
모두들, 자신을 사랑하기 어렵기 때문에 일단 다른 사람에게 부탁한다. 자기 자신에게 친절하기보단 남에게 친절하기가 오히려 더 쉽다. 홀로 먹는 점심에는 컵라면 정도도 그럭저럭 괜찮다가도, 남의 밥은 서운하게 대하기 불편하니까. 내가 가슴 한구석에서 원하는 건 무시하기 쉽지만, 남이 목소리를 꺼내면 못 들은 척하는 편이 더 어려우니까. 그렇게 각자 어려우니까 서로가 쉽다. 그렇게 잘 짝을 만나 돌보는 운이 좋은 일이 가끔 일어난다. 하지만 많이들 운이 나빠서, 많이들 돌봐지지 못한다. 다들 등이 아픈 것처럼 누워서 하루를 맺는다. 외로워라는 말이 길게 풀리면 그런 것 같다. 스스로를 돌보기가 버겁다. 머리 안의 메아리를 혼자 듣기 힘들다. 타인과의 대화 없이 정리되지 않는 의심이 너무 많다. 나 없는 바깥이 넓다. 세상이 무겁다. 하지만 태어난 모든 것들이 짝수여서 모두 서로의 세상을 받쳐줄 수도 없다. 당신 하루의 모든 고민과 기분이 다 뉴스와 체크박스가 되어서, 그것 하나 하나를 현명하게 읽어주고 짚어줄 시간과 노력은 세상 그 어디에도 없다. 결국 내가 나를 들어주고 내가 나를 응원하지 않고 내가 내 곁에 없으면, 언제나 빈 자리가 생긴다. 의자 두대를 놓고 머쓱하게 혼자 앉아, 남은 빈 의자가 채워질 때 반갑고 빌 때 아쉬우며, 그렇게 항상 남은 편을 바라보며 살 수는 없다. 7일 24시간의 방어체제는 혼자 구축해야 한다. 슬플 때 스스로를 들여보며, 피곤할 때 스스로를 재우고, 화가 날 때 스스로를 달래야 한다. 기분의 행정, 마음의 안보. 그렇지 않고서야, 너무나 쉽게 부재와 이별에 마음이 허물어지니까. 대신 아파주기가, 대신 참아주기가 절대로 불가능한 세상이라 그나마 서로 손을 잡는다. 제 자신도 만신창이일때 공감이며 응원이며 위로를 할 때 사람은 무척 아름답다. 하지만 돌아가는 길 버스 창가 밖을 바라보는 것도, 침대에 누워 천장을 바라보는 것도, 설거지를 하다가 우뚝 멈추고, 아침 세수를 하다가 거울을 노려보는 것도 역시나 아직도 혼자일 것이다. 그 순간에도 외롭지 않기를 바란다. 그러기위해선 누구도 대신 못해주는, 평생의 숙제 같은걸 한번 더 해봐야한다. 자신을 좋아하기. 위로하기. 참아주기. 믿어주기. 기회를 한번 더 주기. 아니면, 그게 너무나도 너무나도 어렵다면, 내일 피투성이 만신창이, 또 다시 사람을 믿는 어리석은 사람이 되서, 또 누군가를 만나 그가 전부인 것처럼 믿기 전까지, 그나마 견디는 것을 허락해주기. 부디 혼자가 괜찮기를. 아니라면, 언젠가 '덜 혼자'인 순간까지 가끔 그 까마득하고 어둡고 좁은 길을 잘 참아내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