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혜미
5 years ago

옥상에서 만나요
평균 3.7
2020년 10월 13일에 봄
태어난 곳으로부터, 소속된 모든 집단으로부터, 제대로 된 관계로부터 도망쳐왔어. 남아서 싸우는 사람들도 있다는 걸 알아. 남보다 못한 가족들과도 어떻게든 연을 이어가려고 애쓰고, 처음 하기로 마음먹은 일을 끝까지 해내고, 지옥 같은 회사를 개선시키고, 성격이 안 맞는 애인과 다투고 다퉈서는 안정적인 관계에 다다르지. 그런 사람들을 좋아해. 그런 사람들처럼 살고 싶었어. 그런데 나는 그러지 못하고 끊임없이 도망쳤어. 위기의 순간이 오면, 핑글 돌아서 뒤도 돌아보지 않고 도망쳤지. 정말은 위기의 순간이 오기도 전에 도망친 걸지도 모르고. <효진>, 61~62p 하지만 그게 정말로 끝이었다. 우리는 메신저도 하지 않고 화상통화도 하지 않고 메일도 쓰지 않고 페덱스도 보내지 않는다. 그런 사람이라 좋아했으니까, 나도 그런 사람이 되어주기로 마음먹는다. 상당한 의지력이 필요하다. <해피 쿠키 이어>, 203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