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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재하나 지배하는 과거의 기억들로 인해 현재의 삶마저 잠식당하는 그녀들의 삶을 플래시백 하나 없이 느슨한 서사로 묘사한다. 그녀들의 이해하기 힘든 고통은 정확히 드러나지 않는 불안의 서사(아버지의 가정 폭력, 이웃의 이유 없는 적대, 은유적이나 또한 노골적인 성적인 긴장감)로 인해 보다 모호해져 끊임없이 질문하게 한다. 어쩌면 이 알 수 없는 고통들은 순전히 자기 자신이 만들어낸 허상일 수도 있으나, 결국 가족이라는 집단 속에 존재했던, 기억하기 싫은 과거의 내가 현재의 나에게 반복되는 대물림의 강한 거부가 일으키는 고통은 아닐까. 비록 원인의 구체적인 설명 없이 급작스레 종결되는 서사이지만, 반복의 역사를 끊겠다는 마고의 질주는 폐쇄된 억압의 고통이 아닌 열려있는 자유의 희망을 느끼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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