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수민

로즈 앤 그레고리
평균 3.4
2017년 05월 22일에 봄
이토록 사랑스러운 엔딩이라니! 푸치니의 투란도트를 배경으로 사랑에 겨워 수없이 키스를 나누고, 춤을 추며 새벽 도로를 누비는 두 사람. 오랜 외모 콤플렉스에 시달리며 자신을 꾸미기를 포기했지만 누구보다 위트 있고 지적인 여교수와 섹슈얼 무드 앞에선 한없는 어지러움증을 느끼는 멋지고 중후한 남교수의 조금 독특한 사랑 및 결혼에 관한 담론. 개인적으로 로즈 엄마와의 대화가 인상 깊었다. 선망 어린 사람들의 시선을 받으며, 거울 속 자신의 모습을 감상하던 아름다운 얼굴을 가진 기분은 어땠어? 누구보다 화려했던 젊은 날을 보냈기에 자신의 영광이 과거가 되어버렸다는 사실을 마주하기 힘든 엄마, 로렌 바콜. 이 영화 속 제프 브리지스 넘 귀엽다. 후반부 갈수록 안절부절 못하며 끙끙 앓는 모습이 어찌나 귀엽던지ㅋㅋㅋ 강의 천재 로즈에게 순수하게 감탄하며 한 수 배우던 모습도 귀여웠고, 50 다 돼가는 아저씨가 쩔쩔매는 게 이렇게 귀여울 수가 있다니. 그리고 바브라 스트라이샌드는 이런 역할을 자주 맡는 것 같다. 외모는 그리 뛰어나지 않지만 지적이고 유머 또한 풍부해서 한번 대화를 나눠보면 그 진가를 깨달을 수 있는 여성. 로즈가 자신을 가꾸기 시작하는 후반부를 보며 나도 자극을 받았다.(근데 난 변하기 전 로즈 스타일이 더 취향이었어...) 우리 모두 누구나 매력적인 사람이 되고 싶어한다는 광고에 저격당함. 누가 봐도 예쁘고 매력 넘치고 뭇 이성들의 구애를 받는 아름다운 여성이 되고 싶지만, 난 불가능하다며 지레 포기해버리고선 자기합리화를 해버리며 살아온 로즈에게 감정이입이 되고 슬펐다. 나도 앞으로 나를 더 가꾸어야겠어. 비단 인기를 위한 것뿐 아니라 그냥 내 삶에 더욱 당차게 충실하기 위해서. 변명은 그만하고 실천해야겠다. 찌질한 개새끼로 나오는 젊고 기름진 피어스 브로스넌은 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