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멘트
노골적이지만 산만하고 이중적인 내용과 연출. =========== 정글 피버는 미국에서 제작된 스파이크 리 감독의 1991년 드라마, 멜로/로맨스 영화이다. 웨슬리 스나입스 등이 주연으로 출연하였고 스파이크 리 등이 제작에 참여하였다. 금슬 좋고 가정에 충실하며, 인정받는 중견 흑인 건축가 플리퍼(*웨슬리 스나입스 분), 그는 흑인으로서의 자부심을 가지고 살아가지만 유색 인종으로서의 콤플렉스가 잠재해 있어 백인 여성에 대한 호기심을 떨쳐 버리지 못한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한 기회에 이태리계 여비서 앤지(*애너벨라 시오라 분)와 혼외정사를 갖게 되고 이로 인하여 백인계 회사에서의 처세가 어렵게 되자 자의반 타의반으로 회사를 그만두고 독립을 꿈꾼다. 한편, 이태리 빈민가의 하층 생활에 염증을 느끼던 앤지는 플리퍼와의 관계를 친구들에게 고백하지만 유색인종에 대한 혐오감을 갖고 있는 친구들은 경악한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앤지의 가족들 역시 앤지를 구타 하면서 집에서 내쫓는다. 졸지에 거리로 쫓겨난 이들은 일시적으로 동거를 하게 되나, 사회 도처, 가는 곳곳마다 받게 되는 경멸과 혐오, 그리고 원초적인 피부색의 차이에서 오는 갈등을 극복하지 못하고 끝내는 본래의 위치로 돌아가게 된다. -------------------------- 국내에서 최근 개봉된 화제작 <말콤X>를 만든 스파이크 리는 현존 최고의 흑인 영화작가이다. 그의 이런 명성은 국내 매스컴에서도 많이 소개된 <말콤X>에 의해 주어진 것이 아니라, 이전의 그의 작품들에 의해 이미 확립된 것이다. <똑바로 살아라> <모베터 블루스> 등 국내에 비디오로 나와 있는 그의 작품을 보면 그가 왜 단순한 연출기술자 아닌 영화작가로 대접받는지, 그것도 흑인 영화작가로 불리는지 알 수 있다. 최근 비디오로 선보인 <정글 피버>(악성 말라리아를 이르는 말로 이 영화에서는 사랑의 열병을 의미하는 표현으로 쓰였다)는 스파이크 리의 영화적 재능이 그의 사회의식과 단단히 결합해 빚어낸 수작이다. 건축가인 플리퍼는 미국 사회에서 성공한 중산층 흑인이다. 그의 행복함은 영화가 시작되면서 나오는 아내와의 정사 장면과 등교하는 딸과 동행하는 장면에서 잘 드러난다. 그에게 이태리계 여성 앤지가 비서로 배정된다. 처음에는 왜 흑인 비서를 붙여주지 않았느냐고 항의도 하지만 점차 둘 사이는 친숙해진다. 어느날 함께 야근을 하면서 두 남녀는 흑과 백의 차이를 이해하면서 자연스럽게 관계를 맺게 된다. 다음날 플리퍼는 자신이 큰일을 저질렀음(?)을 깨닫고는 친구에게 백인여자와 잠자리를 같이 했음을 토로한다. 그러나 이게 문제의 발단. 입이 싼 친구 때문에 그의 외도 사실이 아내에게까지 전해져 그는 집에서 내쫓긴다. 앤지도 완고한 아버지에 의해 흠씬 얻어맞고 쫓겨난다. 동병상린의 두 남녀는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고는 동거를 한다. 그러나 그들은 금기를 깬 범죄자(?)로 취급당해 속해 있던 커뮤니티로부터 철저히 따돌림 당한다. 결국 인종을 초월하는 것으로 보였던 플리퍼와 앤지의 순수한 사랑은 흑백을 초월할 수 없는 것이었음이 드러나고, 그들은 헤어져 자신의 커뮤니티,가정으로 돌아간다. 이 영화는 사랑이란 인류 최고의 만병통치약으로도 치유할 수 없을 만큼 흑백의 문제, 인종적 편견이 뿌리깊고 심각함을 드러내준다. 또 단순히 인종간 사랑타령만이 아니라 마약중독자로 파멸해가는 플리퍼의 형을 통해 흑인문제가 사회적 맥락에 닿아 있음을 분명히 보여준다. 마약을 살 돈을 벌기 위해 몸을 팔려는 흑인 소녀를 플리퍼가 부둥켜 안고 울부짖는 마지막 장면은, 중산층 흑인으로 자기 세계에만 안주해 있던 그가 다수 흑인들의 비참한 현실을 직시하게 됐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뉴욕 할렘에서 촬영한 생동감 넘치는 화면과 탄탄한 대사는 이 영화에 범상한 사회드라마를 넘어서는 품격과 재미를 동시에 부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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