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솬이

아라카와 언더 더 브리지
평균 3.7
말도 안되는 허술한 개그 코드들... 그냥 말도 안되어서 실없이 웃게 만드는 사이에 은은하게 비치는 철학 느낌.... 그게 종종 여러 개의 에피소드들로 이루어진 한 편의 시작에 제법 진지하게 놓여있기도 한데 은근히 생각해 보지 못한 지점을 말해주네. '고래가 점프한다. 그가 가장 높게 뛸 수 있는 높이. 수면을 꿰뚫고 가장 위에서 또 위로. 그의 눈에 하늘에의 동경은 있는가. 만약 하늘조차도 정점이 아니며 그 위에 무한히 펼쳐진 우주의 반짝임이 있단 걸 알면 그는 더 위로 올라가길 바랄까. 그것이 무엇을 위한 것인지 모르더라도, 생물은 가만히 있을 수 없다. 안절부절 못하며 조급하게, 심장이 움직이고 있다.' '말도 안되는' '비상식적인' 존재들이 모여 살아가는 마을.. 그 사이에서 고통받는 주인공 '상식'. 우리는 비상식에 너무 엄격하지 않나? 우리는 비상식적이라는 말을 왜 나쁜 말로 받아들이는거지...? 그것은 비상식적으로 구는 게 민폐인 경우가 있으니까.. 하지만 그걸 어느새 많은 사람들이 비상식=민폐라는 잘못된 명제로 받아들이고 있지는 않나? 내 존재는 어쩌면 비상식적이야, 그렇지만 민폐는 아니야. 있고자 하는 자기 자신의 모습으로 있는 것이 반사회적이라면 그런 존재조차 당연하게 수용하는 것이 건강한 사회 아닐까? 아라카와 다리 밑의 생활은 이방인의 눈에 노숙인들과 괴짜들의 모임에 불과하겠지만, '모두의 세상' 아래에서 고통받던 누군가에게는 꿈꾸던 세상인거야. 그렇다면 건강한 사회란 무얼까. 확실한 것은 반사회분자들을 내치는 방식으로 스스로를 공고히 하는 것은 아냐, 그래서도 안되고. '다름'이 받아들여지는 사회... 사회 자체로서의 경향성보다도 개개인의 경향성이 중요시되는 사회이지 않을까. 물론 사람은 통일된 성격 아래에서 안심하는 성격을 가지고 있지. 안심하기 위해서 일반화하고, 이미 지겹도록 알고 있는 사고의 틀(상식) 내에서 웃고 떠들기를 좋아해. 그렇지만 세상을 발전시키고 바꾸어온 것은 그 밖을 궁금해하던 사람들, 꿈꾸던 사람들. 괴인이고 요괴이고 비상식이라 '여겨지던' 사람들. 오 통하잖아? 여기까지 쓰면서 내 감상이 맨 위에 적어둔 대사랑 통하게 될 줄 전혀 생각도 못하고 있었어. 놀라워라. '상식은 마비되기 쉽다.' '비상식적인 게 뭔데? 다른 사람하고 다른 거? 그런 거라면 촌장은 비상식적이야. 누구보다 비상식적이야! 비상식적이지만, 비상식적인 삶에 흔들림이 없어. 왜냐하면 그게, 촌장에게 있어 가장 진정한 삶의 방식이니까. 자기 마음 속의 진정함을 관철한다는 건 멋있잖아.' '그럼 상식은 뭐지? 그럼 상식은....뭐지....?' 세상에, 그저 자유롭고자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였을지도 몰라. 앞서 내가 생각했던 것처럼 그런 비상식적인 인간들이 세상을 바꾸어 왔겠지만, 이 만화에서의 등장인물들이 그리는 것은 그 지점까지 갈 것도 없이 그저 자신의 삶에 솔직하고 자유롭고자 하는 영혼들. 그래서 가볍고, 그래서 보기 싫지 않은거야. 상식따위 그저 세간의 기준. 이 곳의 상식이 저 곳에선 비상식, 저 곳의 상식이 이 곳에선 비상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