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멘트
라씨에이

라씨에이

7 years ago

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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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아라

영화 ・ 2018

평균 3.4

9.6/아주아주 작은 종말. 혹은 종말 미리보기쯤. / 인류, 인생, 희망, 우주 등 듣기만 해도 벅참과 거대함이 밀려오는 큰 단어들을 계속 떠올리게 만듦. 이런 거대한 것들 앞에서 나라는 존재가 얼마나 티끌인지, 하잘 것 없는 것인지를 느끼고 인정했을 때. 그럴 때 느껴지는 끝 없고 절대적인 두려움과 역설적이고도 묘한 안정감. 하여튼 그런 형언하기 쉽지 않은 것들이 계속해서 생각나고 느껴지는 영화임. / 철학적이고 본질적인 것들에 대해 논하지만, 장르물로서 갖춘 기술력과 상상력 역시 빠지지 않는 준수한 sf영화임. 헐리우드의 자본빨과 비교해도 밀리지 않는 비주얼이며, 영화 속 기술력은 신박하거나 맹랑해도 충분히 현실적으로 다가 오는 것들임. / 물론 아주아주 살짝 의아해지는 지점이 있긴 함. 담담한 톤이어도 충분히 절망적이었던 초반부 상황설명에 비해 몇 년이 지나도록 큰 문제 없이 운영되는 선내 시설들과 우주선의 여러 기능들. 생각보다 질서정연하고 더디게 망가지는 인간들. 근데 별로 신경 쓰일 수준까진 아님. 감상에 그다지 방해가 되지 않는, 방해요소들로선 허접한 것들이라. / 정말 마지막 엄청 오랜 시간이 흐른 뒤 텅 빈 우주선을 가득 채운 공허함이 예술임! 더불어 공허함 속에서 유유히 떠돌던 먼지 조각들에서 왠지 모를 희망이 느껴져서 또 예술임! / 아직 절반 정도 남았지만, 아마도 이번 bifan에서 건진 최고의 작품일 듯함. / 아무리 봐도 아니아라 우주선 되게 컴퓨터 자판처럼 생김. / [23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20190702/cgv소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