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멘트
히피 문화의 절정과 쇠망 모든 것이 이날의 공연 한 번에 오롯이 담겼다. 히피를 알려거든 이 다큐멘터리는 교본. 히피의 성지 샌프란시스코에서, 히피 문화의 절정기에 열린 롤링스톤즈 무료 공연. 의도 좋고 행복했던 공연은 어떻게 끔찍하게 마무리되었나.(의료진 하나 없이 폭주족에 경호를 맡긴 기획진의 무지와 책임에 대한 논의는 차치하자.) 무조건적인 평화주의는 가능한가. 지옥의 천사들Hell's angels은 경호의 권력으로 지옥을 선사했다. 공연 후 깜깜한 언덕을 지나 집으로 향했을 히피들은 누구보다 히피의 한계와 허무를 절감했을 게다. 쉘터shelter는 어디에도 없다. 정의로운 전쟁(따위는 없지만)보다 비겁한 평화가 낫다는 지독한 평화주의자로서 보는 내내 씁쓸함을 지울 수 없어. 이러니 68혁명이 미국에서는 가능했을 리가 없지. 이 영화는 공연이 아닌 현상을 봐야 한다. 음악이 아닌 문화를 봐야 한다. 맥락을 알면 메시지는 끔찍하다. 이 엉망진창인 안에서도 치열하게 영상을 담아 모자람 없이 편집한 결과물은 놀랍다, 비록 구성에는 이의가 있을 수 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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