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멘트
국가적 비극도, 시간의 지나감도, 사랑의 유한함도 모두 막을 수는 없다. 그저 그 날들을 예쁘게 추억하고, 그 날들을 지나온 우리에게 고생했다고 안아줄 수는 있다. 막을 수 없는 것들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해 되게 낭만적인 해답을 제시하는 드라마였다. 그건 코로나 시대를 맞이한 우리에게도 유효한 답일지 모른다. “나 널 가져야겠어” 라고 말 하는 여주인공 캐릭터는 진짜 본 적도 없다 ㅋㅋㅋㅋ 무채색의 시대에 알록달록한 낭만을 조금 칠한다. 예를 들면, 부당 해고 시위자들의 인파와 목소리 사이에서 희도만 보이고 희도의 목소리만 선명하게 들린다거나, 알지 못하는 사이였더라도 우린 목적지가 같으니 언제든 만났을거라고 믿는 작은 낭만 같은 거다. 나희도 캐릭터가 한국 미디어 컨텐츠에서 되게 오랜만에 보는 캐릭터다. 요즘의 주인공 캐릭터들을 보면 밝은 캐릭터라도 늘 우울함이 기저에 깔려 있곤 했는데 계속해서 꿈을 말하고 그 목표를 항해 달릴 줄 아는, 그 자체로 긍정적인 영향력을 끼치는 순도100%의 명랑 캐릭터가 요근래 있었나 싶다. 의미있는 말들을 의식하는 듯한 대사들이 살짝 부담스럽지만 배우들이 귀신같이 소화하고, 온갖 청춘물의 클리셰들을 갖다 쓰면서도 그 클리셰들을 향한 애정이 곳곳에 보여서 극에 편하게 몰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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