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멘트
샌드

샌드

3 months ago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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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이 되면 그녀는

영화 ・ 2024

평균 2.6

사랑이 점차 저물어 가는 사회 속에서도 왜 사랑의 불안을 껴안은 채까지 사랑하는 사람들이 있는가에 대해 세 사람을 10년의 시간과 지구 정반대의 공간으로 엮으며 그 답을 찾아가는 감상주의적인 작품입니다. 영화 감독이자 애니메이션 제작자이기도 한 작가 카와무라 겐키의 원작을 각색한 작품인데, 원작을 읽어보진 않아서 어떻게 각색했는진 모르겠습니다만 영화만 놓고 보면 그의 대표적인 책인 <세상에서 고양이가 사라진다면>의 어떤 한 핵심적인 측면에서 이어지는, 인간에게 꼭 필요한 것이 사그라드는 사회를 되돌아 비춰보면서 삶을 다시금 생각해 보게 만드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다만 원작이 그랬듯 결혼을 앞둔 한 사람이 상대를 둔 채 모종의 이유로 갑자기 사라지게 되고, 또다른 쪽에선 오래 전에 봤던 사람이 저 먼 곳에서 편지를 보내고 있는데, 과거의 사람이 보내는 메시지를 통해 지금의 사람을 뒤쫓는다는 영화의 핵심 설정 자체가 제겐 다소 무리로 보였습니다. 물론 충분히 가능한 설정이긴 하겠습니다만 같은 한 사람을 사랑한 두 사람의 이야기를 엮는다는 것 자체가 애초에 쉬운 일이 아니고, 어떻게 하더라도 모든 면이 정당성을 부여하는 것으로만 보이는 함정에 그냥 빠질 수밖에 없는 데다가, 그 함정에서 빠져나오기 위해선 극적인 소재 혹은 설정을 끌고 들어가야만 나올 수 있는데 그 모든 지점에서 영화가 이겨내지 못하고 고스란히 우려했던 그 루트를 타니, 영화를 다 보고 나면 사랑에 대한 깊은 여운보단 어떻게든 애를 써서 이어붙이긴 했다는 생각만 남습니다. 오히려 사랑에 대한 측면보단 영화에서 흥미로웠던 건 영화가 편지라는 소재를 담아내는 지점이였습니다. 시간과 공간의 폭을 아주 넓게 잡은 작품인데, 시공간의 제약이 들지 않는 대신 한 장의 편지 안에 긴 시간과 먼 공간이 고스란히 들어갈 수밖에 없는 편지라는 소재를 적절하게 활용해 쓰는 순간부터 전해질 것인지에까지 내내 불안할 수밖에 없을 만한 애틋하고 쓸쓸한 마음으로 영화의 분위기를 만들어냅니다. 영화에서 사람의 감정을 담아내는 소재로 사진이 나오기도 하는데, 편지와 사진 두 가지 측면에서 순간의 영원을 담아내는 기록에 대한 설정을 흥미롭게 다룬 작품이라 할 수도 있습니다. 두 번의 강렬한 사랑의 이야기에 너무 감상주의적인 인물들의 행동 앞에서 아득한 풍경을 담은 장면이 다소 빈약해 보이는 건 있지만, 순간과 영원을 말하는 영화임을 생각하면 그를 말하는 장면의 시각적인 풍광으로 결국 기억될 것 같은 영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