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멘트
신상훈남

신상훈남

2 years ago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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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판 스파이 패밀리 코드: 화이트

영화 ・ 2023

평균 3.6

2024년 09월 02일에 봄

본드가 떠올리는 미래의 화목한 가족의 잔상처럼, 차가운 눈보라속에서도 따뜻하게 안아주는 것만 같은, '분위기'의 작품. 물론 섬세하게 안아주지는 못 한다. 그런 분위기만 풍기고 있는 수준이라는 말이다. 덕분에 서사와 전개를 포함한 작품성의 결함을 어느 정도 눈감아주게 되는, 그리 미워할 수 없는 감상이 이 영화에 자리잡은 것 같다. 조금은 작위적이고 유치해도, 위태롭지만 그럼에도 끝까지 헤어지기 싫은 가족간의 사랑이 느껴진다면 난 얼마든지 이런 영화를 볼 생각이다. 후반부 사람들을 살리기 위해 이 악물고 키를 돌리는 로이드를 보고 아냐가 도움을 자처한다. 사실 어린아이의 근력으로는 어림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누군가 자신을 돕는다는 인지가 있느냐 없느냐는 굉장히 중요하다. 그 모습으로 한순간 든든함을 느껴 더 힘을 낼 수 있다면 그것만큼 중요한 게 또 어딨을까. 로이드 역시 자신의 무거운 무게를 버티고 있는 두 손을 잡아주는 요르와 아냐를 보며, '이 정도면 정말 가족이라고 생각해도 되지 않을까'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그들은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았지만 결국 자신이 선택한 가족이었기 때문이다. 이 극장판이 잘 살려낸 점은 바로 액션이다. 액션의 비중이 너무 낮아서 아쉬웠을 정도. 차라리 처음부터 액션 위주의 박진감 넘치는 전개를 다뤘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일상의 장면들을 보여주는 게 재미가 없진 않았으나 극장판만의 특색이 없어 인상이 뚜렷하지 않았던 것은 사실. 캐릭터의 밸런스 또한 잘 다루고 있는데 이것 역시 원작에도 존재하는 매력이기에 이 영화만의 특별한 점을 찾기엔 다소 무리가 있었다. 원작의 색깔이 다소 짙음에도 불구하고 그 색깔이 이 작품에서는 전혀 착색되지 못 했다는 말이다. [이 영화의 명장면] 1. 빌런 퇴치 빌런의 존재감이 너무 약했지만 로이드의 진가가 제대로 발휘되는 시점이라 입 벌리며 보게 됐던 장면. 월드 클래스 스파이출신답게 모든 총알을 다 피하는 건 자연스럽게 설득이 되었으나 이전 오렌지시럽을 얻어내는 씬에서 발군의 사격실력이 입증된 바 있는데 졸병 하나도 명중시키지 못 한다는 게 좀 의아했다. 이제 보니 그는 암살자인 요르와는 달리 스파이라 어떠한 살생을 저지르지 않고 그저 위협만 하고 있나는 생각도 들긴 했지만 그 정도의 디테일이 담겨있진 않은 것 같기도 하고. 그런데 이 장면에서 아냐가 우연히 눌러버린 버튼이 창문을 열어버려 독가스를 빼내는 듯한 전개는 너무하지 않았나 싶다. “내 가면을 벗긴다고? 네놈따위가 벗길 수 있을 만큼 얄팍하다고 생각하지 마.” 2. 모두 다 함께 빌런이 쓰러졌지만 이런 흐름에서 꼭 등장하는 마지막 위기상황. 바로 시민들의 위험이다. 그 방안이 고작 키를 돌리기만 하면 되는 설정이라는 게 너무 식상하였지만 가족이 한데 모여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간절히 손을 모은다는 게 괜히 울컥했던 장면. 정말 그렇다. 그 순간 로이드는 가족의 소중함을 알게 되었을 것이며, 요르는 로이드가 더 이상 바람을 피운다는 걱정에 빠지지 않아도 되고, 아냐 역시 그들의 생각을 읽어 가족이 헤어지지 않기 위한 방법을 모색하지 않아도 된다. 같은 생각을 하고 같은 행동을 함께 할 수 있고, 그 모든 일을 마치고 아름다운 바다배경을 뒤로 함께 웃을 수 있다는 것. 가족이라는 것은 그런 것이다. “저도 힘을 보탤게요.” “아냐도!” 그들은 결국 메뉴변경을 핑계로 또 다른 곳으로 여행을 떠난다 앞으로 영원히 그럴 것이다 이젠 누구보다 서로가 소중하다는 걸 알게 되었으니까 “포저 가족은 아직 끝이 아니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