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yooz

좋은 사람
평균 3.4
켈리 라이카트의 <어떤 여자들>과 쌍둥이 같은 작품. <오만하게 제압하라>를 연상시키는 남자들의 영역싸움 교본 같기도 하다. 공들인 설명보다 다 비워낸 침묵이 더 강한 무기일 때가 있다 누구든 공격하지 않고는 혼자 존립할 수 없는 에고라니 너무 열등한데 너무 흔해서 보기 힘겹다 50넘은 애 둘 아빠가 기껏 하는 짓이란 게 성인도 안된 자기 애&만만한 친구 몰아세우기 ... 어떻게든 더 잘 아는 척하고 무시하고 깔아뭉개고 지시하고 통제하려 들고. 그 상대가 자신보다 뭔가 더 낫다는 느낌에만 죽도록 민감해져서 발작하는 중년남자라니 초현실적이라 웃기지만 동시에 기억폭력 당하는 거 같았는데 이거 보면서 웃던 남자들 다 그래도 자기가 아빠보단 낫다고 생각하겠지?ㅋㅋㅋㅋ 차 속에서의 맨스플레인과 여자들 얘기, 산 속에서의 (또) 여자들 얘기, 침대 두 개 있는데 냅다 누워버리는 남자 어른들, 혼자 나무 뒤에서 탐폰 갈 때의 긴장감, 남자 트레커들과의 불편한 하룻밤, 아무 생각도 없다는 말 혹은 걔가 원래 그렇다는 말로 무마되는 - 그러나 사실 분명한 의도를 가진 성희롱까지. 관계에서 늘 약자로 상정되는 이들만 알 수 있는 불편감이 끝까지 팽팽해서 좋고, 섬세한 관찰력으로 빚은 말을 대담하게 해버리고 말 때만큼이나 ‘하지 못할 때’ 역시 잘 그려내서 장편 데뷔작임에도 불구하고 능수능란하다는 느낌 자꾸 ‘알겠어요 아빠’ 하고 돌아서는 샘의 마음 뭔지 너무 잘 알겠고. 그럼에도 20년 전 앨리슨처럼 아예 떠나버리진 못해서 관객에게도 카타르시스 없는 결말인 거까지 그게 다 현실이라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