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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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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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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

영화 ・ 2016

평균 1.1

상영관을 중도에 나가버린건 처음이다. 왓챠에 왜 0점이 없나? 이게 나왔으니 이제 만들어라. 지들끼리 '우리가 남이가'식으로 영화라고 만들었다. 역대급 졸작이란 소문이 파다한데, 굳이 얼마나 졸작인지 돈과 시간을 버리면서 확인하고 싶다면 그렇게 하시라. 어차피 내 돈 버리는거 아니니까. 리얼은 국내영화판의 상스러움과 무능함, 허영심이 빚어낸 사생아다. 110억원의 돈으로 한국영화 촬영 현장을 돌며 밥차를 쐈다면 훈훈했을 것이다. 주연배우부터 제작자, 감독까지 알음알음 사이인 무리들이 '별그대 김수현이 믿고 찍는다'가 노골적으로 느껴지는 돈지랄이었는데, 지들 돈 아니라고 돈 아까운 줄 모르고 막 써버리는 것들은 분야 막론하고 일 맡기면 안된다. 감독과 제작자들의 잘못이 크지만 주연배우 김수현에게도 큰 책임이 있다. 영화는 내내 그가 출연하지 않는 분량이 거의 없을 정도로 철저히 김수현 중심으로 돌아간다. 당연하다는 듯이 여성 배역들은 그를 위한 뗄감으로 써버린다. 여성을 사람 취급도 안한다 그냥 뗄감이다. 김수현의, 김수현에 의한, 김수현을 위한 영화로 제작해놓고 막상 역대급 망신에 흥행 참패를 우려한 제작사는 한낱 뗄감이었던 설리로 노이즈 마케팅의 풀무질을 한다. 그 와중에 제작비나 건져보자는 궁상맞음과 치졸하고 비열한 홍보 방식은 관객들의 수준을 얼마나 하찮게 보는 것인지 모멸감이 들 정도다. 성동일이 악역인데 총이 너무 어색하다. 그와 어울리지 않는다. 악역다운 카리스마도 없다. 우리 수현이가 빛나야 하니까 당연히 없앤건가? 배우에게 어떤 소품과 설정이 어울리는지 고민이라곤 전혀 없다. 만약 했는데 그런거라면 영화 일에 손털고 다른 직업을 알아봤으면 좋겠다. ....아 다시 김수현으로 가서- 배역 설정과 캐릭터 묘사에서 배우의 '에고'가 거대하게 느껴졌다. 심지어 거만해보였을 정도로 말이다. 1인 3역인지 나발인지 연기력을 뽑내고 싶었던 모양인데 웃기지 말라고 해라. 그의 팬들은 그럴 수 있다쳐도 그의 연기를 칭찬하는 기사들은 어디서 사주를 받았는지 뒷조사 해봐야 한다. 그는 영화에 대한 자부심이 남달랐던지 자신의 입으로 '이 영화는 여러번 봐야 이해가 가능하다'는 발언을 했었다. 상업성이 짙은 액션 느와르 찍어놓고 여러번 봐야 이해가 가능하다니...당장 한번도 못 참겠는데 뭘 또 보란 말인가? '그러는 넌 또 볼 수 있겠냐?' 라고 묻고 싶어진다. 김수현도 시사회에서 완성작을 봤을텐데 그의 속마음이 궁금하다. 본인은 영화를 이해했는지? 지말대로 한번 보면 이해 못하니까 또 볼지? 출연 배우들 중에 이 영화를 이해한 사람이 있을까? 감독도 지가 뭘 찍었는지 말을 못하던데 도대체 이 영화의 진실을 아는 이는 누굴까? 그러니 사생아란 것이다. 감독은 지가 연출해놓고 혹평세례에 겁먹고 인터뷰를 거부하며 주연배우는 죄송하다고 울고, 배급사는 영화에 관련 없는 것처럼 빠지고 싶다고 하고, 영화를 본 관객인 나도 받아들일 수 없어 이렇고...이 영화는 보호자 없이 아무렇게 방치될 뿐이다. 리얼은 단순히 졸작이 아니라 '나쁜영화'다. 실력이 미숙하거나 제작비가 부족해서 완성도가 엉성한 것은 그럴 수 있다. 그런 영화들은 '잘해보고 싶었는데 아쉽다' 란 말을 할 수 있다. 대게 이런 영화들은 그래도 '장점', '매력'이라는 것이 존재한다. 그런데 중국 자본까지 끌어들여 110억원씩 써버리고, 주연부터 까메오까지 스타들 내세우고, 각본까지 쓴 감독이 중도하차 하고, 새로운 감독 자리에 주연배우 혈연이라는 수상한 경력의 감독이 연출을 맡고, 더구나 이런 영화들이 관을 잠식하다시피 해서 흥행할수도 있다는게 문화적으로 얼마나 큰 재앙인가. 앞서 언급한 미숙하지만 매력적인 영화를 만들어내던 수많은 인재들의 발전 기회가 박탈 당한 것이다. 그래서 이걸 웃음거리로 소비하는 것도 싫다. 일부는 '괴작'이란 말을 쓰면서 그 동안 나오지 않은 특이한 스타일의 한국영화쯤으로 포장하던데, 괴작이란 단어를 오용하는 것이다. 뭘 처음 보는 스타일인가? 비주얼은 니콜라스 윈딩 레폰, 잭스나이더, 존윅, 이명세..내러티브 형식은 데이비드 린치를 베껴왔다. 이밖에 어디서 또 베껴온 것이 있을 것이다. 혐오스럽다. 사람과 현실에 대한 애정이나 날카로운 시각은 결핍된 채 유명한 작품들의 스타일을 베껴오고선 자신들만의 아이디어인 것처럼, 대단한 예술을 하는 것처럼 꼴값을 떨었기 때문이다. 그래 스타일은 베껴올 수 있다고 치자, 그러나 실력은 한톨도 없는 감독에게 재해석과 재창조는 불가능(감독은 나름 했다고 착각할 것이다)했을거고 작가적인 비판도 당연히 없다. 그저 저열하고 천박한 사고관을 그 졸부같은 비주얼에 때려 넣었을 뿐이다. 고생했을 스텝들이 안타깝다. 괴작은 작품으로 가치를 갖지만 리얼은 모두가 보는 앞에서 생매장 하고 굿이라도 한번 해야 할 액운과도 같은 졸작 중에 졸작이다. 예매율 2위씩이나 한것도 치가 떨릴 지경이다. 리얼은 영화에 벌을 내려야 한다. 난 중반부까지 버티질 못해 관람을 중단하고 도중에 나왔지만 후반부가 그보다 더하다는 말을 듣고 '영화라는 것에 사형을 내릴 수 있었으면 좋겠다'란 분노가 차올랐다. 이런 영화는 세상에 나오면 안되는 것이고 이런 걸로 돈을 벌겠다고 여배우 몇초 노출 따위로 홍보하는 개수작에 넘어가서도 안되는 것이다. 리얼이란 이름의 '쓰레기'는 그간 국내 영화의 다양성 문제로 지적되었던 충무로 남배우 중심 '알탕영화'의 무간도다. 그간 소수의 유명 감독들의 작품이 마치 전체의 실력인것처럼 자랑스러워 했지만 그건 아니라고 착각하지 말라며 리얼이란 폭탄이 터진 것이다. 국내영화계는 지금 위기다. 2000년대 초반 충무로 르네상스 이후 한국 영화는 거대 자본력을 바탕으로 기술'력'만 발전했으며 내실은 썩어가고 있었던 것이다. 감독 이사랑은 '다음부턴 잘하겠다'고 하고 주연배우인 김수현은 울컥했다고 한다. 리얼의 관여 지분이 지대했을 두 사람은 진심으로 자신들의 오만과 무지, 재능의 한계를 깨닫고 반성하길 바란다. 리얼은 단순히 졸작으로 그치지 않고 국내영화계의 '과오'로 남을 것이기 때문이다. 평단과 대중들이 야유를 넘어 분노하는 이유를 진지하게 받아들이길 바란다. 과오를 영화로 보답한다며 둘이 또 영화를 만드는 일은 없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