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멘트
HBJ

HBJ

7 years ago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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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신

영화 ・ 2019

평균 2.8

'변신'은 악마가 깃든 가족과 이들을 도와주기 위해 찾아온 삼촌 구마사제를 둘러싼 오컬트 호러다. '검은 사제들' 이후 오컬트 소재가 약간 붐이 온 듯 하나, 아직까지는 각 영화마다 나름대로의 차별성을 유지하고는 있다고 생각한다. '검은 사제들'이 '엑소시스트' 같은 정통 오컬트 호러에 가까웠다면, '사바하'는 좀 더 한국적인 특색으로 종교에 대한 물음을 던지는 미스터리 스릴러의 면이 있었고, '사자' 같은 경우는 슈퍼히어로 액션에 좀 더 가까웠다. 이 영화 같은 경우는 심리 스릴러로서의 면모가 상당히 강한 영화다. 상당히 탄탄한 앙상블 캐스트로 누가 악마이고 누가 인간인지 모르는 상황을 긴장감 있게 풀어나가려고 하는 영화이긴 하나, 문제는 장르적 연출과 각본의 정교함이 부실하다는 것이다.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시각적인 요소들이었던 것 같다. 한 눈에 딱 인상에 남는 미술과 소품들로 배경 공간을 꽉꽉 채우며, 이 공간들을 강렬하고 색감이 강한 조명들로 비추며 상당히 훌륭한 영상미가 연출된 순간들이 꽤나 있었다. 영화의 상당 부분이 전개되는 주인공 가족의 집에 대한 묘사와 디자인이 상당히 잘 돼있어 그 집 안에서 인물들이 겪고 있는 상황을 함께 보고 있다는 느낌이 든 순간들도 있었다. 배우들의 연기도 굉장히 좋았다. 배성우, 성동일과 장영남은 역시나 탄탄하고 굉장히 몰입감 있는 연기력을 선보이며, 악마의 힘과 악마가 가족에 끼칠 수 있는 해에 대한 두려움이 정말 잘 묻어나왔다. 김혜준, 조이현과 김강훈은 일상적인 연기는 조금 부족한 감이 있었지만, 본격적인 호러 연기가 시작될 때에는 스크림 퀸과 프린스로서의 자질이 꽤나 있던 것 같다. 앞서 말했듯이 이 영화의 차별적인 강점은 심리 스릴러적인 요소에 있다. 누가 거짓말을 하고 있고, 누가 악마이며, 이를 어떻게 믿을 수 있나? 자유자재로 변신을 하는 악마를 맞서는 만큼 클라이막스로 갈수록 그 긴박감은 더해졌으며, 과연 주인공들이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지에 대한 긴장감이 상당히 강하게 느껴졌다. 흡사 '더 씽'의 오컬트 버전이랄까. 하지만 이런 좋은 순간들은 단발적이었다. 이 영화는 호러에 대한 기본기 부족과 갈피를 못 잡는 각본에 시달린다. 김홍선 감독은 이 영화에서 거의 점프 스케어만으로 "공포"를 조장하려고 한다. 하지만 점프 스케어는 결국 공포가 아니라 그냥 놀래키는 거다. 무서운 음악과 귀가 찢어질 정도로 날카로운 사운드를 타이밍 맞춰서 넣는 연출은 무섭기는 커녕, 그냥 짜증나고 시끄럽기만 하다. 각본 같은 경우는 어떤 캐릭터에 맞춰 영화를 전개할지 전혀 모르는 듯하다. 악마가 주인공들을 괴롭히는 과정과 대립 구도로 캐릭터에 대한 주제 의식을 전달하기 보단, 그냥 어줍잖은 반전과 점프 스케어 호러 씬을 삽입하기 위한 핑계들만 나열한 듯한 이 이야기는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어설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