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멘트
김창희

김창희

5 years ago

4.5


content

밝은 밤

책 ・ 2021

평균 4.2

호주제 폐지 헌법소원 당시 동물학자 최재천 교수는 세대가 거듭되며 사라지는 부계 유전자의 흔적과는 달리, 모계는 미토콘드리아를 통해 계속해서 확인될 수 있으므로 부계 위주의 기록인 호주제가 오히려 자연의 질서와 맞지 않다고 했다. 밝은 밤에서의 기록은 최재천 교수가 말하던 자연의 섭리를 따르듯 고조모와 증조모에서부터 근 100년에 이르는 세월을 모계의 이야기로만 채웠다. 그녀들의 고난과 역경, 우정과 사랑, 연대는 증조할머니, 할머니, 어머니를 거쳐 딸에게 고스란히 물려지고, 자손의 삶 속에서 다시 생명력을 얻는다. 그들의 방계인 나는 그 마음을 고스란히 느끼기에는 역부족임을 다시 확인한다. 사람들이 장편보다 단편이 훨씬 좋다고하는 작가들이 있다. 과거에는 김애란이 그랬고 이제는 최은영이 그렇다. 두 분의 장편은 단편에 비해 다소 신파적이기도 하고 순진한 구석도 있고, 무딘 면도 있다. 설령 그래서 문학적인 완성도가 부족할지라도 나는 두 작가님의 장편이 더 좋다. 나는 단편에서 질문을 장편에서 대답을 구하곤 하는데, 슬픔 속에서 위로를 건져내는 두 분의 대답이 마음 안쪽에서부터 훈김을 채워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