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멘트
Jay Oh

Jay Oh

2 years ago

4.5


content

클로즈 유어 아이즈

영화 ・ 2023

평균 3.8

수십년의 공백마저 상쇄할 기세로, 完. Complete regardless. 근래 영화라는 것이 변해가는 듯한, 혹은 좀 과장하자면 죽어가는 듯한 인상을 받는 이들이 꽤 있을 듯하다. 영화가 기적을 이룰 힘이 있다고 스스로도 믿고는 싶으나, 현실은 좀처럼 이를 뒷받침해주지 않는 느낌이다. 하지만 이 영화는 오히려 그런 게 결국 어느 방향이든 괜찮다며 나아가는 듯했다. 당연히 기적을 바랄 수는 있으나, 그렇게 되지 않아도 모든 게 값졌을 것이라는 영화의 확신이 체감됐다. 이야기가 미완성으로 남아도 그 자체로도 하나의 이야기가 된다는 듯이, 그 빈자리야 어떻게든 채워질 수 있다는 듯이. 공백기간 동안 영화와 자기 자신을 지켜봤을 감독님의 시선과 고민들이 얼핏 보이는 것 같았다. (더불어, 미완인 채로 마무리된 감독님의 전작 <남쪽>에 대해 한때 남으셨을 아쉬움은 시간이 지나 긍정과 받아들임이 되었다.) 비슷한 맥락에서 기억을 다룬 부분이 특히나 와닿았었다. 나와 동일시되는 기억, 영화 매체와도 긴밀한 관계를 가지는 그 기억이 결국 전부는 아니라는 관점이 여기서는 이상하게 설득력 있게 다가왔다. 만들어지다 만 영화를 보고도 온전함을 느낄 수 있는 것처럼, 잊거나 잊혀진다는 것이 결코 우리를 구원으로부터 배제하지도, 불온전케 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말하는 위안을 받은 기분이었다. 눈빛 하나로도 완성될 수 있는 이야기지만, 지금은 눈을 감기를 택한다. '결말'이 '끝'은 아니기에. (여담: 원제 "Cerrar los ojos"는 명령문이 아닌 동명사입니다. "To close your eyes"나 "눈을 감는다는 것"에 더 가깝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