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eorm
3.0

사랑의 파도
영화 ・ 1989
평균 3.2
상투적인 부분도 있지만 범죄와 로맨스를 적절하게 엮었고 결론도 설득력이 있었다. =============== 《사랑의 파도》는 미국에서 제작된 해롤드 벡커 감독의 1989년 네오누아르 범죄, 스릴러, 드라마 영화이다. 알 파치노 등이 주연으로 출연하였고 마틴 브레그먼 등이 제작에 참여하였다. <사랑의 파도>는 대중적이면서 연기파 대 배우 알파치노가 외로운 홀아비 사립탐정으로 분하고, <스위치>등에서 연기를 입증받은 육감적인 엘런 바킨이 살인 용의자로 나와 에로틱한 분위기를 내는 스릴러 물이다. 영화 포스터에서 주조를 이루는 색깔인 빨강처럼 영화는 시종일관 끈적거리는 에로틱한 분위기를 유지하고 있다. 엘런 바킨은 살인 용의자의 대표적인 모습인 무척 터프하고 강한 인상을 보여주는면에 반해 사랑에 지치고 무능력한 형사 알 파치노는 엘렌 바킨을 향해 얼굴을 제대로 들지 못하는 힘없고 움츠린 대조적인 모습을 볼 수 있으며, 구성이 탄탄한 균형 잡힌 에로틱 스릴러 물이다. 영화에는 <굿 펠라스>의 로레인 브라코와 사무엘 L. 잭슨이 단역으로 얼굴을 내민다. 영화 <사랑의 파도>는 알파치노가 전의 영화에서 흥행과 평론 모두 안좋은 반응을 얻은 이후 약간의 슬럼프에 빠져 있던 알파치노가 재기작으로 선택한 영화이다. 결과는 대 성공이었고, 이 영화의 흥행을 바탕으로 자신감을 얻어, 다음 영화 <딕 트래이시>에서는 아카데미 남우주연상까지 오르게 된다. 연극배우로 활동하기 시작한 알 파치노는 1969년 처음 영화배우로 데뷔한 뒤 3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거물급 연기파 배우로 활동하고 있는데, <대부>의 성공이후 <뜨거운 오후>, <스카 페이스>, <광란자> 등에 출연하며 시드니 루멧, 윌리엄 프레드킨, 브라이언 드 팔머와 같은 쟁쟁한 감독들과 일을 하게된다. 그가 출연한 영화들은 평론가들에게 열렬한 지지를 받았다. 알파치노와 열연한 엘런 바킨은 1991년 자칫 3류 코미디 영화가 될 뻔한 <스위치>에서 뛰어난 연기력을 발휘하여 인상깊은 영화로 만들었다. 사실 그녀는 육감적인 몸매와 뇌쇄적인 미소가 뇌리에 박힐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섹스 심볼로 여겨지는 것은 당연하지만, 그녀는 자신의 육체적인 미를 뛰어넘는 뛰어난 연기력으로서 대중적인 인지도와 사랑을 받게 된다. 뉴욕 맨하탄의 빌딩 숲속에서 형사 생활 20주년을 맞는 프랭크 켈러(Frank Keller: **알 파치노 분)는 노총각 신세를 면한지 얼마않돼 곧장 이혼을 당한 홀아비 형사. 외로운 생활 속에서도 언제나 사건 해결을 위해 온몸으로 도심을 누비는 그에게 이상한 연속 살인사건을 수사하라는 명령이 떨어진다. 사건 현장인 피살자의 침실에서는 한결같이 "사랑의 파도"라는 대중 가요가 흐르고 있고 피살자는 침대에서 알몸으로 엎드린 채 뒷머리에 총상을 입은 채로 발견된다. 셔맨 형사(Sherman: *존 굿맨 분)와 함께 수사를 맡은 프랭크는 영감을 얻으러 사건 현장에 갔다가 지나(*크리스틴 에스타브룩)라는 젊은 여자의 방문을 받게 된다. 지나는 피살자가 독신자 잡지에 낸 광고를 보고 찾아온 것. 여기서 두 형사는 세 명의 피살자들이 모두 독신자 잡지에 여자들이 솔깃하도록 시적인 데이트 신청 광고를 낸 뒤 그것을 보고 찾아온 여자와 만나다가 피살당한 사실을 알아낸다, 프랭크와 셔맨은 데이트 상대를 구하는 멋진 시를 잡지에 낸뒤 셔맨과 함께 찾아오는 여자들을 수십명씩 만나며 술잔에 뭍은 지문을 재취, 검사해 보지만 현장의 지문과는 일치하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찾아온 매력적인 젊은 여성 헬렌(Helen: **엘렌 바킨 분)은 꾀죄죄한 프랭크를 보고 술잔에 손도 대지 않은채 나가 버린다. 얼마 후 집 부근 수퍼마켓에서 헬렌을 다시 만난 프랭크는 솔직한 헬렌의 행동에 찬사를 보내는데 그것이 헬렌의 마음을 움직여 두 사람은 급속도로 친해진다. 그러나 프랭크가 경찰임을 알게된 헬렌은 냉정하게 돌아서 버린다. 헬렌을 못잊어 하던 프랭크는 집으로 찾아가 마음을 돌릴 것을 호소하는데 뜻밖에도 주방에서 잡지에난 광고와 피살자들의 전화번호가 발견되자 경악한다. 프랭크가 놀라 도망가듯 황급히 달아나자 헬렌은 이상한 낌새를 채고 프랭크를 찾아와 "사랑의 파도"라는 레코드판을 틀어놓고 다시 프랭크의 환심을 사려한다. 헬렌이 떠난 뒤 벨소리에 문을 열러 나갔던 프랭크는 괴한의 습격을 받는다. 이혼한 헬렌의 뒤를 밟으며 헬렌이 데이트한 남자들을 죽인 범인은 테리(Terry: *마이클 루커 분)다. 이번엔 프랭크를 죽이러 온 것. 프랭크와 격투를 벌이던 테리는 창밖으로 떨어져 죽게되고, 오랫동안 고민하던 프랭크는 헬렌을 찾아가 다시 데이트를 신청한다. --------------------- 1980년대의 끝자락에 만들어진 사랑의 파도는 여러모로 재미있는 영화입니다. 연쇄살인범을 소재로 한 스릴러 영화인데 제목이 무려 사랑의 파도-원제가 sea of love니까 뉘앙스도 비슷하네요-죠. 그리고 제목만큼이나 영화는 통상적인 스릴러와는 다른 전개를 보입니다. 20년차 뉴욕의 민완 형사 프랭크 극단적으로 말하면 영화는 범인을 추적하는데는 별로 관심이 없습니다. 여기서 연쇄살인범은 플롯의 전개를 위해서만 존재하죠. 오히려 영화는 구제불능의 알콜중독자이자 퇴물 형사인 프랭크에게 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실패자 역할에 알 파치노는 썩 잘 어울립니다. 짧은 살인장면을 제외하면 영화는 프랭크의 캐릭터를 구축하는데 많은 시간을 들입니다. 뉴욕의 20년차 형사인 프랭크는 이혼남이자 자존감마저 사라지고 있는 위기의 중년입니다. 그런 그에게 있어 연쇄 살인 사건은 어찌 보면 구원의 기회나 다를 바 없죠. 어떻게 보면 프랭크는 뉴욕이라는 대도시 속에서 외로워하는 불통의 사회를 대표하는 캐릭터입니다. 그가 맡은 살인 사건 역시 외로워하는 사람들의 즉석 만남에서 비롯된 것이었죠. 위장 수사를 하다가 만난 헬렌에게 반하지만 그런 만남을 이해하지 못한 프랭크는 자기 모순에 빠져 괴로워하고 이는 영화 전체의 메시지이기도 합니다. 우린 모두 자신은 특별한 존재라고 생각하죠. 그렇기에 자신의 상식과 다르면 일단 편견어린 시선으로 바라보게 됩니다. 하지만 정작 자신도 그런 편견의 희생자라는 건 생각지 못하죠. 프랭크는 헬렌을 좋아하면서도 끊임없이 그녀를 의심하는데 그 기저에는 이런 편견이 짙게 깔립니다. 그 자신이 경찰에 대한 편견에 질색하면서 말이죠. 그리고 또 잊혀지지 않는 이미지는 프랭크의 위장수사의 첫번째 대상이었던 늙은 여성입니다. 곱게 늙었지만 여전히 동반자를 갈구하는 이 슬픈 여인은 프랭크가 가게에서 계속 다른 여인들과 만남을 가지는걸 처연히 바라보다 사라지죠. 이 장면은 일반 스릴러라면 불필요한 사족이지만 사랑의 파도의 정서에는 잘 어울립니다. 알 파치노와 앨런 바킨의 케미스트리는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알 파치노의 후줄근한 중년 연기를 보노라면 정말 이 사람이 위엄넘치던 마이클을 연기한 사람하고 동일인물인가 싶습니다. 하지만 앨런 바킨의 섹시하면서도 감성적인 연기도 만만치 않네요. 한밤중에 마켓에서의 아슬아슬한 긴장감은 80년대 감성의 절정을 보여줍니다. 존 굿맨 역시 빼놓을 수 없죠. 바톤 핑크의 악마같은 연기도 가능하지만 푸근한 인상만큼이나 사람좋은 연기를 할 때 이 배우의 매력은 저항할 수 없는 수준입니다. 그가 마지막에 프랭크의 결정을 보며 짓는 미소를 보시죠. 어느 배우가 저렇게 천진하면서도 멋진 함박 웃음을 지을 수 있을까요? 로저 에버트는 이 영화를 좋아하긴 하지만 결말 부분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했죠. 스릴러 영화로서의 플롯을 생각하면 일리가 있는 평입니다. 하지만 사랑의 파도는 연쇄살인범에 대한 영화가 아닙니다. 제목 그대로 사랑에 대한 영화죠. 그렇기 때문에 프랭크와 헬렌의 관계에 더 많은 관심을 쏟은 것이고 전 이 결말이 마음에 듭니다. ps. 앨런 바킨은 이 영화의 촬영이 즐겁지 않았다고 하네요. 하지만 알 파치노와 연기하는건 좋았답니다. 역시 스크린에서의 화학작용에는 이유가 있었네요. ps2. 알 파치노는 이 영화로 1985년작 혁명의 처참한 실패로 인한 4년간의 공백을 뒤로 하고 성공적으로 할리우드에 복귀했습니다. ps3. 알 파치노와 앨런 바킨은 오션스 13에서 18년만에 다시 협연하게 됩니다. [출처] [영화 리뷰] 사랑의 파도 (1989) - 알 파치노의 80년대식 감성 느와르|작성자 페르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