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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영관 바닥에 떨어진 얼음

상영관 바닥에 떨어진 얼음

4 months ago

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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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비져블 1: 숨은 소리 찾기

영화 ・ 2004

평균 2.7

2편과는 전혀 다른 장르, 구성, 영상, 배치... 쓸데없이 과해 보이나, 그 와중에도 장점은 있었다. 분명 영화가 시작하고 초반부터 보여지는 카메라 구도와 '굳이?' 싶은 흑백필터, 장면 전환, 그리고 '심권진 형사' 역할의 남동하(남윤길) 배우가 보여준 7-80년대 배우들이나 했을 법한 과장된 캐릭터 소화는 솔직히 굉장히 별로였다. 그러나, '김기하'의 구닥다리 녹음기 음성 분석이 시작되며 영화는 확실히 흥미로워진다. 분명 미디어 컨텐츠에서 '탐정' 하면 흔히 나오는 그러한 추리이다. 하지만 이게 저예산에서 최대한의 효율을 뽑아내기 위해 고심한 흔적이 돋보이게끔 디지털 분석 장비도 없이 오직 맨 귀로 듣는 '소리'만으로 사건 당시 상황을 구성해내는 그림이라, 숱하게 다른 영화나 드라마 등에서 보아온 느낌과는 또 다른 날 것의 무언가가 느껴진다. 이 쯤 되면, 이 흑백필터 또한 자연스럽게 느껴지기 시작한다. 섬세한 음성 분석에 옅게 감탄하며 보다가 별 거 없이 범인의 인상착의까지 파악해내는 걸 보곤 '고작 이거 보여주고 끝인가?' 싶은 순간, 이상한 반전이 드러난다. 직관적으론 전혀 그리 자연스럽게 보이지 않는 반전이나, 결말 나름의 의미와 영화 시작부터의 결말 빌드업을 친절히 되짚어주기까지 하는 것 전부를 생각해보면 또 상당히 흥미로운 결말이 아닐 수 없다. 사실 이 반전이 평가를 바꿨다고 해도 무방하다. 한 가지의 시점에서 아무리 세밀한 분석을 해낼지라도, 우리의 현실은 1차원도, 2차원도 아니기에 단순히 평면적으로 두고 한 면에서만 바라본다고 결코 그게 진실과 맞아 떨어질 수는 없다. 이 시리즈에서 유준석 감독이 보여준 잠재력이 새삼 돋보였다. 그런데...2010년에 공개된 〈인비져블 2: 귀신소리 찾기〉 후로는 필모그래피는 커녕 활동 기록이 보이질 않는다... 이 남자는 자신이 가진 사운드 퍼즐의 잠재력을 미쳐 다 풀어놓지 않고 어디로 사라진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