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Jay Oh

카드카운터
평균 3.1
선(善)이 불리한 세상이지만, 그래도. Though the odds are stacked against us, we are capable of more. <퍼스트 리폼드>에서 믿음과 환경이라는 희안한 조합을 엮어낸 것처럼, <카드 카운터>에서는 도박과 고문을 엮어내 인간이 나아가야 할 방법을 탐색합니다. 인류가 저지를 수 있는 것들과 저질러 온 것들을 안다면 그 무게에 압도되기 마련입니다. 본질이 악한 것인지, 나아가는 우리에게 희망이 있는지, 혹은 희망이 있어도 되는 것인지에 대한 의문들이 떠오를 만도 합니다. 블랙잭 게임에서와 같이 판 자체가 불리한 것일 수도요. 영화는 포커 상대 미국인의 팬들이 "USA!"를 외치는 것을 보여주며 맹목적인 애국과 변화 없는 체계를 비판하기도 합니다. 옳은 일을 하고 있다는 착각 아래 고문을 일삼아 왔던 미국의 과거를 조명하기도 하지만, 단연 미국에만 적용되는 비판은 아닐 것이라 생각이 됩니다. 더 보편적으로, 잘못해 온 인류 또는 사람은 스스로 실패했다는 사실을 알고도 어떻게 나아가야 할지를 다루고 있습니다. 그 답은 카드 카운팅에 있습니다. 확률적으로 블랙잭에서 질 확률이 더 높지만, 카드 카운팅을 통해 스스로에게 이점을 부여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인류가 이전의 과오들을 넘어설 수 있을 방법은 과거의 한 패 한 패를 기억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한다고 다시 실패하지 않는 것도 아니고, 또 다시 스스로 죄를 저지르기까지 이를 수도 있겠지만, 기억하고 행동에 옮기려는 시도조차 안 하면 무슨 의미가 있겠냐며 말이죠.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런 냉소적인 세상 속에도 사랑이 있지 않느냐며, 폴 슈레이더 감독은 다시 한 번 희망의 실마리를 제시합니다. 살짝은 난해하게, 살짝은 오글거리게. 우리는 기억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