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진수/(Binary)
3 years ago

탑
평균 3.8
그때 그 감독이자 남자인 아빠는 “뭐든지 다 적당히 해야 해” 이 소리가 듣고 싶었나 보다. 절실히 그 소리를 해줄 누군가를, 영화를 찾아다녔나 보다 어느 인생의 주인공으로 피운 담배가 가장 떳떳했을까. 어느 인생의 주인공으로 먹은 산삼이 가장 떳떳하지 못했을까 #내가 바라는 나의 모습이란 게 이 세상이 남아있기는 한 걸까 산삼과 담배. 채식주의자와 육식인. 무신론자와 신앙자. 와인과 소주. 탑속에 갇힌 왕자. 생각속에 잠긴 아빠. 영화를 만들지 못하는 감독 내가 바라는 모습의 딸과 그러지 못한 딸 내가 모르는 나의 모습과 그러지 못한 나 진정으로 내가 바라는 나의 인생은 어떤 모습일까. 그것이 이뤄진다면 담배를. 고기를. 여자를. 겁을 끊어낼 수 있을까 ”나는 혼자 살아야하는 사람인데“ 외로움을 이겨낼 수 있을까 고독을 받아들이며 하루를 지킬 수 있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를 지키는 저 나이 든 미니쿠퍼는 왜 변하지 않을 수 있던 걸까 생각은 소화에 좋지 못하니까 우선 먹자. 먹고 생각하자 모든 것을. 모든 곳에서. 한꺼번에 바꿀 수 있더라도 변치 않고 제자리에 있는 저 탑. 그 속에 갇혀버린 나이 든 왕자. 미니 쿠퍼. 감독. 채식주의자. 육식인 하지만 이미 탑을 떠나버린 딸과 아빠. 그런데 이 탑마저 사라져버리면 난 어디로 가나. 제주도로 가나 그곳이 존재하긴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