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제공 책 소개
출판사 제공 책 소개
사유하는 카메라의 인문학적 건축 읽기 사물과 삶이 음영을 투사하는 건축사진가의 현장 노트 인문학적 감각과 절제된 심미성으로 공간과 건축, 인간의 풍경을 렌즈에 담아온 건축사진가 김재경의『셧 클락 건축을 품다』가 출간되었다. 1994년 개인전 「건축사진」을 시작으로 다수의 전시회와 저서를 출간하기도 했던 그는 1998년 월간 「POAR」가 꼽은 ‘11인의 주목받은 건축인’, 2003년 한미문화예술재단에서 주는 ‘올해의 작가상’을 수상한 바 있다. 『셧 클락 건축을 품다』는 25년 경력의 프로 건축사진가로서 그가 만나온 다양한 건축의 얼굴들, 우리네 삶의 풍경과 이웃하고 있는 건축의 의미를 담담한 문체로 그려내고 있는 책이다. 그는 이 책에서 쉽게 부수고 짓기를 반복하는 우리 시대 건축 환경의 문제점을 돌아보고, 전통 건축의 아름다움, 미래 건축의 희망을 담은 사진을 제시하며 사물과 삶이 만나 공존하는 지점을 찾아 나선다. 건축사진에 관심 있는 독자들이라면 ‘건축사진가의 현장 노트’라는 부제에서 알 수 있듯이 저자가 들려주는 다양한 촬영 노하우와 에피소드, 건축사진을 찍는다는 행위에 대한 깊은 사유를 맛볼 수 있을 것이다. 한편 제목으로 쓰인 셧 클락shut clock은 농구 경기의 공격 제한 시간인 24초를 재는 시계 샷클락에서 차용한 조어로, 사진의 순간 포착이라는 한시성과 결정력을 강조하기 위해 사용했다. 시간의 셔터로 공간을 담다 한 권으로 읽는 건축사진전 『셧 클락 건축을 품다』는 다소 낯선 분야인 건축사진을 독자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서, 본문 구성에 ‘전시회’라는 콘셉트를 활용하고 있다. 총 여덟 개의 장으로 구성된 이 책에는 다섯 개의 주요 공간을 무대로 우리 삶이 건축과 어떻게 공존하고 있는지 섬세하게 포착한 사진들이 전시되어 있다. 「오늘의 공간」에는 건축가 정기용이 설계한 ‘무주 설천면 버스정류장’을 시작으로 현대건축을 찍기 위한 촬영 노하우가 담겨 있고, 「역사의 공간」에는 최순우옛집과 해인사 장경판전 등의 전통건축에 투사된 건축가의 의도 읽기가, 「도시의 공간」에는 북아현1동과 선유도공원, 옥탑방 등 도시인들의 삶을 담은 건축 이야기가 펼쳐져 있다. 뒤이어 「가상의 공간」에는 여러 건축 모형 사진을 중심으로 실내 촬영할 때 유의해야 할 점들이 제시되고, 마지막 공간인 「사유의 공간」에는 고건축과 난곡, 시대 흐름에 떠밀려 헐려버린 극장 등의 사진들을 중심으로 다양한 공간의 숨은 의미를 읽어내는 노련한 건축사진가의 시선이 빛을 발한다. 셔터를 누르는 순간 또 하나의 건축이 완성된다! 하나의 건축이 완성되기 위해서는 여러 사람의 손길이 필요하다. 건축은 설계, 시공, 인테리어 등을 담당하는 한 사람, 한 사람이 모여 완성된다. 하나의 건축이 완성되기까지 그들의 손은 쉴 새 없이 움직인다. 그렇다면 건축의 마지막을 완성하는 손길은 누구의 것일까. 건축은 탄생의 순간이나 가장 화려하고 빛나는 순간, 기억하고 싶은 순간 사진으로 기록된다. 이때 건축사진가는 건축의 마지막을 구성하는 또 한 명의 건축가가 된다. 셔터를 누르는 순간 번쩍하고 또 하나의 건축이 완성되는 것이다. 그러나 이제 건축사진은 더 이상 건축 그 자체에만 주목하지 않는다. 그보다는 건축에 담긴, 건축과 함께 꾸려가는 우리의 삶에 대해 이야기하려 한다. 『셧 클락 건축을 품다』의 저자 김재경은 대규모 개발로 사라진 산동네와 현대의 주거를 비교하며 경제적 가치로 삶의 거처를 평가하는 현실을 안타까워한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 삶의 터전이었고 유기적 인간관계의 지대였던 건축은 허물어졌지만, 이들은 담은 건축사진은 아직 사라지지 않았다고 역설한다. 그래서일까. 그의 다음 말은 다소 비장하게, 가슴 뭉클하게도 읽힌다. 이제 건축사진이 그 역할을 해야 할 때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