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시한 말·끝나지 않는 혁명의 스케치

브라네 모제티치 · 사회과학/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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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개국, 슬로베니아에서 가장 많은 언어로 번역된 시인 브라네 모제티치의 자선 대표 시집 <시시한 말>과 <끝나지 않는 혁명의 스케치> 두 권을 마치 동전의 앞 뒷면처럼 한 권으로 묶는 실험적인 방식으로 펴냈다. <시시한 말>에는 ‘섹스’, 죽음이란 질문과 매일 겨루면서도 서로를 끌어안는 성적 자유와 실천들이 있다. <끝나지 않는 혁명의 스케치>에는 ‘시적 혁명’, 성 소수자로서의 외로움과 공포까지 죽음 아닌 삶의 이미지로 뒤집겠다는 대담한 선언이 있다. 슬로베니아 류블라냐 대학에서 비교 문학과 문학 이론을 공부했고, 프랑스 파리에서 유학 생활을 하며 아르튀르 랭보, 장 주네, 미셸 푸코를 번역한 바 있는 시인 브라네 모제티치는 1990년 이후 30년간 LGBTQ 운동가이자 커밍아웃한 작가, 번역가, 편집자로서 유럽과 미국, 라틴 아메리카, 아시아 등지를 오가며 국제적인 출판 및 인권 활동에 전념해 왔다. 해방의 작은 불꽃들은 꺼져 가고, 주변부는 무너지며, 긍정적인 삶에 대한 자기계발서만이 쏟아지는 소비 자본주의 사회에서 시인은 자기답게 숨 쉬고 꿈꿀 권리를 이어가기 위해 쓰고, 낭독하고, 걷고, 여행한다. 시를 한국어로 옮기는 일은 퀴어 비트 시인 앨런 긴즈버그 등을 꾸준히 소개해 온 번역가 겸 싱어송라이터 김목인이 맡아, 시 고유의 음악성을 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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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시시한 말 A―5 그는 늦었다, 평소처럼 개가 초원 이곳저곳을 뛰어다닌다 왜 내가 군인을 싫어하냐고? 너의 집을 지나치는 게 두렵다 무슨 일이 있었냐고? 사람들은 요즈음 전쟁과 평화를 결정한다 오늘 오후 그 소녀가 다시 찾아온다 금요일은 네가 죽음을 생각하는 날이다 미사일들이 하늘을 밝히는 것처럼 보인다 노천카페에서 첫 햇살 아래 앉았을 때 얼마나 더 오래 그걸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다 그는 자신이 열여섯 살이라고 말했다 궁정 시인들 뒤에 지혜로운 시인들이 나타났다 아침부터 벌써 지옥처럼 더웠다 그 후 나는 한 시인과 만난다 우리의 무언가가 잘못된 게 틀림없다 나는 읽은 기사 젊은 중국 남자가 내게 데리다를 설명한다 나는 계속 휴대폰을 확인하는 스스로를 깨닫는다 그들은 그 무엇도 주지 않았다 여기 축소판 상파울루 모르겠다, 어쩌다 이 차에 탔던 것인지 오직 너로부터 수천 킬로 떨어져 있을 때만 나는 고층 건물에 올라가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 진정 우리의 것이었던 여행 그는 구석 의자 위에 수그린 채 그는 책방 서가 뒤에서 내게 미소를 지었다 표범이 된 꿈을 꾼다 바 위에서 펄쩍펄쩍 뛰며 옷을 벗는 남자들 너도 들리니, 데이브 내 쓸모없음에 대한 하루가 점점 끝에 가까워지면 나는 시 낭독회에 가는 중이고 나는 주변 사람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며 응시한다 어둠 속에서는 두 눈만 빛나고 나는 이 모든 날씬한 소년들을 지켜본다 너는 모든 걸 놓치는 거야, 리틀 지미 네가 왜 마음에 떠올랐는지 모르겠어 정말 그런 생각이 든다 사랑하는 안나, 류블랴나는 악몽이야 할아버지는 첫 번째 사람이었다 난 이해가 안 된다, 왜 뭐가 그리도 잘못되었는지 나는 담당 의사에게 갔고 당황하며 인정했다 밤은 길고 잠은 오지 않는다 우리가 구름 위로 날 때, 나는 생각한다 나는 그녀에게 들켰다 베트남 여자는 내 어휘들을 넘어설 것이다 넌 안 믿길 거야, 그가 내게 말한다 동네 위로 황혼이 내릴 무렵 잊는다는 것 추천사 64 날것의 욕망 속에서 붉게 번식하고 굶주린 꿈속에서 서식하다 끈끈한 침을 뱉는 (毛魚 모지민) 옮긴 이 말 66 내가 만난 브라네 모제티치 (김목인) 끝나지 않는 혁명의 스케치 B―5 내가 어릴 적, 그들은 우리에게 작은 깃발들을 흔들게 했다 나는 길고 텅 빈 복도를 힘겹게 지나간다 그날 우린 우리 집에서 회의를 우리는 계속해서 로슈카 거리로 나아갔다 니카라과의 뜨거운 태양 1973년 11월 28일, 유니온 시네마에서 영화를 보았다 74년 봄, 우리는 편지 한 통을 받았다 1941년 8월 말, 슬라브코 삼촌이 콘그레스니 광장을 산책한다 수 킬로미터를 이어지고 또 이어지는 뜨거운 7월의 밤, 네 대의 적기가 추락했다 매 세기마다 혁명을 위한 숱한 투쟁들이 있었다 쿠바에서 온 연인들 85년 3월 나는 그날 밤도 생 오노레 가에 있는 클럽 HT 주변을 맴돌며 우리는 버스를 탔다. 끔찍하고 덥고 2001년 6월, 나는 한 카페에 입장하는 것이 허용되지 않았다 내가 어릴 적, 사람들은 일주일에 한 번씩 불 위에다 물을 데웠다 며칠째 나는 말들을 찾았다 88년 여름은 길고 지쳤다 대부분 나는 남자들이 그저 나와 섹스하려고 고르바초프의 도착을 위한 모든 것이 준비되었다 다소 어색한 일이다, 이처럼 과거를 뒤적이는 것 어릴 적, 나는 타일을 바른 난로 안으로 기어들었다 나의 아빠는 엽서들에만 존재한다 하나씩 하나씩 나는 세 편의 이야기를 손에 쥔다 67년 여름. 사람들은 아이였던 우리를 해변으로 보냈다 내가 태어난 지 두 달

출판사 제공 책 소개

13개국, 슬로베니아에서 가장 많은 언어로 번역된 시인 브라네 모제티치의 자선 대표 시집 『시시한 말』과 『끝나지 않는 혁명의 스케치』 두 권을 마치 동전의 앞 뒷면처럼 한 권으로 묶는 실험적인 방식으로 펴냈다. 『시시한 말』에는 ‘섹스’, 죽음이란 질문과 매일 겨루면서도 서로를 끌어안는 성적 자유와 실천들이 있다. 『끝나지 않는 혁명의 스케치』에는 ‘시적 혁명’, 성 소수자로서의 외로움과 공포까지 죽음 아닌 삶의 이미지로 뒤집겠다는 대담한 선언이 있다. 슬로베니아 류블라냐 대학에서 비교 문학과 문학 이론을 공부했고, 프랑스 파리에서 유학 생활을 하며 아르튀르 랭보, 장 주네, 미셸 푸코를 번역한 바 있는 시인 브라네 모제티치는 1990년 이후 30년간 LGBTQ 운동가이자 커밍아웃한 작가, 번역가, 편집자로서 유럽과 미국, 라틴 아메리카, 아시아 등지를 오가며 국제적인 출판 및 인권 활동에 전념해 왔다. 해방의 작은 불꽃들은 꺼져 가고, 주변부는 무너지며, 긍정적인 삶에 대한 자기계발서만이 쏟아지는 소비 자본주의 사회에서 시인은 자기답게 숨 쉬고 꿈꿀 권리를 이어가기 위해 쓰고, 낭독하고, 걷고, 여행한다. 시를 한국어로 옮기는 일은 퀴어 비트 시인 앨런 긴즈버그 등을 꾸준히 소개해 온 번역가 겸 싱어송라이터 김목인이 맡아, 시 고유의 음악성을 살렸다. “모든 책들, 대화와 글쓰기는 내 마음에서 길을 잃었다. 우스워져 나를 좋은 분위기로 돌려놓는 시시한 것들에 대해 얘기한다.” 슬로베니아 최고 시 문학상 젠코 상 수상, 『시시한 말』 사랑이 없다면, 인생, 글쓰기, 모두 부질없다. 그저 시시할 뿐. 『시시한 말』은 태어나면서부터 ‘남자들의 세계’에서 폭력의 냄새를 맡았던 시인이 어린 시절 경험한 사랑의 흔적을 찾아 헤맨 퇴폐와 방랑의 여정이자 금기시된 성적 실천이 솔직 대담하게 기록된 퀴어 당사자의 생생한 역사다. “개인적인 것이 정치적인 것”이라는 페미니즘 제2 물결의 슬로건처럼, 시인은 퀴어 개인의 삶이 사회 전반의 성 억압과 권력 아래 있고, 그렇기에 결코 시시하지 않은 당사자의 시간은 사회 역사적으로 조명되어야 한다는 것을 역설적으로 말한다. 해제를 쓴 문화 평론가 남웅은 “경찰의 조롱과 감시, 에이즈 히스테리아가 지나간 자리에는 섹스와 약물이 저변에 놓인다. 세상의 끝 류블랴나에서의 무기력한 삶과 고통, 모든 부정적인 힘들이 농축된 가운데 시인은 여전히, 그 모든 건 섹스라고 쓴다.”라며 “사방에서 쏟아져 들어오는 혼돈의 세상에 있으면서도 견디고 관찰하기를 자임한다.”라고 평한다. 시집 추천사를 쓴 영화배우 겸 작가, 드랙 아티스트인 모어 모지민은“너무 쉽게 피고 지고 너무 짧게 오고 가고. 왜 아름다운 것들은 금세 사라질까.”라며 안타까워하지만, 시인은 이를 구름에 빗대며 “천사들이 창조되었던 방식”이라 쓰고 있다. 성적 해방의 비애, 허무, 매혹, 파격을 그린 『시시한 말』로 슬로베니아 최고 시 문학 상인 젠코 상을 수상한 브라네 모제티치는 슬로베니아 현대 시를 대표하는 독보적인 시인이다. “나는 한 카페에 입장하는 것이 허용되지 않았다. 호모라는 이유로. 개가 된 느낌이었다.” 미국 람다 문학상 게이 시 부문 파이널리스트, 『끝나지 않는 혁명의 스케치』 2001년 6월, 시인은 한 카페에 입장하는 것이 허용되지 않았다. 동성애자라는 이유로. ‘유럽 한복판에서 하나의 국가라는 환상은 마침내 산산조각이 났다(혁명 22페이지)’. 그 후 모든 사랑은 똑같이 아름답다는 등의 슬로건을 내건 프로젝트들은 시인을 끔찍이도 역겹게 했다. 멋지고, 품위 있고, 선한 사회를 찬양하는 허상 속에서 환멸을 품는다. 『끝나지 않는 혁명의 스케치』는 동유럽 반파시스트 인권 활동가인 시인의 정치 역사적인 면모가 담긴 산문시다. 1980년 티토가 죽고 유고슬라비아 사회주의 연방이 붕괴되면서 전쟁이 일어난 가운데 슬로베니아는 독립하지만, 유고 내전은 2001년까지 지속된다. 시집에 발문을 쓴 역사 연구자 김대현은 “혁명과 반혁명, 민족주의를 등에 업은 전쟁과 인종 청소가 구 유고 연방 지역을 휩쓸 동안, 신생국 슬로베니아 또한 이전 유고 연방 시기에 비해 군사화 보수화되며 민족주의가 대두되는 흐름을 보인다.”라며, “탈식민과 냉전과 인권 침해의 불구덩이를 살아온 한국 독자들에게 그리 낯설지 않은 역사.”라고 쓴다. 옮긴이 김목인은 “혼란스러웠던 현대사의 격변을 경험했고, 냉소적인 데다 섬세했으며, 위트 있고 다정다감했다. 분노하다가 체념했고, 소심하게 시작해 도발적인 선언을 드러내기도 했다”라며, “동시대를 살아가는 위대한 시인의 시를 소개할 수 있어 너무나 영광이다.”라고 덧붙였다. 이보 안드리치, 다닐로 키슈 등 동유럽 문학 특유의 지성과 감각을 잇는 작가 브라네 모제티치의 『끝나지 않는 혁명의 스케치』는 미국 람다 문학상 게이 시 부분 파이널리스트에 오르기도 했다. 그의 시적 혁명은 미완이 아니라 충분히 평가받지 못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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