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앙리 마티스가 직접 편집한 《목신의 오후》 국내 최초 번역·출간
◆ 마티스의 에칭화 29점 + 말라르메의 시 64편(국내 최다) 수록
◆ 말라르메 연구자 최윤경 교수의 음악성과 문학성을 극대화한 번역
◆ 충실한 작품 해설 및 상세한 연보 수록
20세기 미술의 거장 앙리 마티스가 직접 편집하고 삽화를 제작한 《목신의 오후: 앙리 마티스 에디션》이 국내 최초로 번역·출간된다. 2018년 출간 후 중쇄를 거듭한 스테디셀러 《악의 꽃: 앙리 마티스 에디션》 이후 3년 만에 선보이는 두 번째 ‘앙리 마티스 에디션’이다. 마티스가 직접 선별한 말라르메의 시 64편과 이 책을 위해 그가 특별히 창작한 에칭화 29점을 담았다. 이 책의 원전은 1932년 스위스의 미술전문 출판업자 알베르 스키라가 145부 한정 출간한 《스테판 말라르메 시집Poesies de Stephane Mallarme》으로, 현재 수집가들 사이에서 75,000달러(한화로 약 9,000만 원) 이상에 거래되는 희귀본이다. 하여 《목신의 오후: 앙리 마티스 에디션》은 알베르 스키라의 인가를 얻어 원본을 완벽하게 재현한 판본인 《시집Poesies》(EDITO-SERVICE S.A. GENEVE, 1970)을 저본으로 삼았다. 마티스의 편집 의도를 살리고, 시와 삽화의 연관성을 고려해 가급적 원본 그대로 편집했다. 말라르메의 대표작 〈목신의 오후〉, 〈에로디아드〉, 〈인사〉, 〈바다의 미풍〉을 비롯해 국내에서 출간된 말라르메 시집 중 가장 많은 시(64편)가 수록되어 있으며, 초기부터 말기까지 말라르메 작품 세계 전체를 아우른다. 말라르메 연구자 중앙대 최윤경 교수가 번역을 맡아 음악성과 문학적 아름다움을 최대한 살린 우리말로 옮겼다. 음운의 작동과 시어의 배치, 구두점 사용 하나하나에도 의미를 부여하고, 암시와 상징이 많아 난해하기로 악명 높은 말라르메의 시를 편안하게 감상할 수 있도록 충실하고 친절한 해설을 담았다. 또 작품의 발표 시기 및 생애 주요 사건의 의의를 상세하게 밝힌 연보를 수록했다.
“이 세상의, 모든 것은, 한 권의 책에 이르기 위해 존재한다.” _스테판 말라르메
스테판 말라르메와 앙리 마티스, 두 거장의 예술혼의 결정판
“큰 삽화가 있는 럭셔리 에디션에 대한 생각을 전복시킨 작품” _루이 아라공(시인)
“가장 아름다운 책” _리바 캐슬만(미술사가)
“20세기 아트북의 최고봉” _로렌 마호니(전 뉴욕현대미술관 큐레이터)
낭만주의와 고답주의에서 벗어나 상징주의를 이끈 19세기 프랑스 시의 지도자 스테판 말라르메. 그는 자아와 세계, 현실과 이상의 괴리에 대한 인식, 그로부터 기인한 불만과 좌절을 주제로 삼았다. 그리고 모든 우연성을 철저히 배제한 채, 언어 고유의 암시와 상징에 주목해 순수 개념에 도달하고자 했다. 이러한 전인미답의 독자적인 시 세계를 구축하면서, 그는 “세상에 단 한 권뿐인, 누구도 시도해본 적 없는 책”을 구상하게 된다.
20세기 미술의 거장 앙리 마티스는 말라르메와 같은 꿈을 꾸며 그 꿈을 실현해보려 했다. 1932년, 63세의 화가 마티스는 손수 말라르메의 시를 고르고 그에 어울리는 에칭화를 창작했다. 그리고 시와 삽화를 조화롭게 배치해 한 권의 책으로 엮었다. 상징과 은유로 가득한 말라르메 시에 담긴 유희는 마티스 에칭화의 가느다란 선을 따라 고적하고 순수하게 피어난다. 궁극의 아름다움을 향해 나아갔던 두 예술가의 이상이 한 권의 책으로 우리 곁에 남았다.
“이것은 내가 만든 첫 책이다.” _앙리 마티스
같은 꿈을 꾼 시인 말라르메를 위한 단 한 권의 책
“나는 조화와 균형, 순수의 예술을 꿈꾼다” _앙리 마티스
“단순한 선으로 크고 작은 명암을 만들어낸 예술가의 능력, 절대적인 유려함!” _존 엘더필드(앙리 마티스 연구자)
《목신의 오후: 앙리 마티스 에디션》은 앙리 마티스가 삽화는 물론 시 선별과 편집, 디자인에 이르기까지 마티스의 예술혼이 오롯이 담긴 책이다. 1932년 출간 당시 도서 애호가들에게 큰 관심을 끌며 그해의 가장 성공적인 작품으로 손꼽혔고, 오늘날까지 희대의 걸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초판 원본은 145부 한정 출간되었는데, 그중 마티스가 서명한 95부는 현재 희귀도서 수집가들 사이에서 75,000달러(한화로 약 9,000만 원)에 거래되는 등 하나의 예술품으로서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마티스는 이전에도 여러 문학작품의 삽화 작업을 해왔지만, 이 책처럼 열의를 가지고 깊게 관여한 적은 없었다. 60대에 들어선 마티스가 2년여를 준비해 선보인 이 책은, 당시 오비디우스의 《변신》에 피카소의 삽화를 수록해 세간의 주목을 받은 미술전문 출판업자 알베르 스키라가 제작을 맡았다. 마티스는 책의 레이아웃과 디자인 요소 하나하나를 신중하게 계획하고, 시집의 활자, 그림과 시의 배치, 여백까지 세심히 고려했다. 200개 이상의 시안을 만들었으며, 60점의 에칭화를 제작해 최종적으로 29점을 선택해 수록했다. 이를테면 〈목신의 오후〉에서 글과 그림, 여백, 의도적으로 단어들 사이의 간격을 불규칙하게 배치한 것 모두가 조화를 이루어 하나의 시각적 이미지로 작용한다. 가느다랗고 유연한 곡선들로 이루어진 마티스의 에칭화는 명백한 단순성을 표현하여 말라르메 시에 흐르는 내재율과 놀라울 정도로 딱 맞아떨어진다. 1876년 출간된 말라르메의 시집에 삽화를 그렸으며 말라르메의 초상화를 그리기도 한 인상파 화가 에두아르 마네는 “예술에서 간결함은 필수이며 곧 우아함”이라고 선언했다. 마티스는 그의 에칭에서 그가 그 간결함의 극치에 도달했음을 보여주는데, 부피감도 음영도 없이 몇 개의 선만으로 말라르메의 시를 완벽하게 표현해낸다. 19세기 시인 말라르메와 20세기 화가 마티스는 우리가 보고 들을 수 없었던 것을 각자의 방식대로 보여주며, 세월을 뛰어넘어 뛰어난 예술적 조화를 이룬다.
순수 개념을 찾다
세상에 없던 시를 쓰기 위한 말라르메의 탐험
“대상을 명명하는 것은 시의 즐거움을 거의 빼앗아버리는 일이다.
조금씩 짐작하는 데 그 즐거움이 있는데 말이다.
암시하는 것, 거기에 시의 꿈이 있다.” _스테판 말라르메/
폴 베를렌, 아르튀르 랭보와 더불어 19세기 프랑스 상징주의 시를 대표하는 스테판 말라르메. 샤를 보들레르의 《악의 꽃》을 읽고 큰 감명을 받아 시 창작을 시작한 그는 언어 고유의 암시와 상징에 주목해 세상에 없던 시를 쓰며 독자적인 시 세계를 구축해나갔다. 보들레르의 후예로 출발했지만, 환락과 모험에서 영감을 얻었던 보들레르와 달리, 말라르메는 책상 앞에서 관념의 여행을 떠난다. 말라르메는 단어들을 음운의 유사성에 따라 배치해 음악성을 극대화했다. 주어와 동사 혹은 부정사와 조동사를 따로 떼어놓거나, 동격어, 생략법, 우언법 등을 사용해 문장을 자유자재로 늘이고 분해하는 등 다양한 실험을 했다. 이렇게 완전히 새롭게 재창조된 단어들은 어느 하나 즉흥적으로, 의도 없이, 무턱대고 만들어진 것이 없고, 모두가 시인의 의도를 독자의 머릿속에 환기하는 데 일조한다.
말라르메는 순수 개념을 이루는 작품을 쓰고자 했다. “시어에 더욱 순수한 의미를 부여”하고, 모든 우연성을 철저히 배제하고자 했던 그에게 언어는 사물을 묘사하는 수단이 아닌, 사물이 우리의 생각 속에서 환기하는 것을 암시하는 매개였다. 이처럼 유추, 상징과 은유로 가득 찬 그의 시는 난해하기로 악명이 높지만, 독자적인 시 작법으로 프랑스 서정시의 혁명적 걸작들을 탄생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1883년 베를렌이 말라르메에 대해 쓴 논평과 소설가 J. K. 위스망스가 쏟아낸 찬사 덕분에 말라르메는 일약 당대 가장 유명한 프랑스 시인이 되었고, 베를렌에 이어 ‘시인들의 왕자(Prince of Poete)’로 추대되었다. 말라르메의 계보를 이은 상징주의 시인 폴 발레리는 말라르메의 시를 처음 접하고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