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합의 지옥

최재원 · 시
43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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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원 시인의 두 번째 시집 『백합의 지옥』이 민음의 시 325번으로 출간되었다. 최재원 시인은 첫 시집 『나랑 하고 시픈게 뭐에여?』로 2021년 제40회 김수영 문학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첫 시집의 도발적인 제목이 한눈에 보여 주듯, 최재원의 등장은 파격 그 자체였다. 끊임없이 변형되고 뒤틀리며 낯설어지는 형식, 방대한 이론과 형이상학을 넘나드는 언어, 성역도 금기도 없는 속된 말들이 한데 모여 우글거리고 충돌하며 만드는 에너지는 최재원의 시가 가진 독보적인 개성이다. “일상과 세속에 직접 육박해 들어가는 과감함”(이수명 시인)이라는 평이 보여 주듯, 최재원 시인이 형식과 언어를 뒤틀고 충돌시키며 돌진해 들어가는 곳은 다름 아닌 우리의 진짜 삶이다. ‘시적인 것’보다 시가 되지 못한 ‘잔여’로 가득 찬 시간, 어쩌면 기억도 못 할 순간들이다. 최재원은 그 ‘잔여’들로 시를 쓴다. 첫 시집 『나랑 하고 시픈게 뭐에여?』을 통해 ‘잔여’의 언어로 삶의 생기와 욕망을 다채롭게 보여 주며 ‘시적인 것’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을 던진 데 이어, 『백합의 지옥』에서는 ‘가치 있는 것’과 ‘잔여’가 분리되기 전 삶을 통째로 올려 낱낱이 들여다볼 거대하고 독창적인 무대를 설계해 보인다.

"우리가 사랑한 마법의 공간"

35주년 기념 재개봉, 극장에서 다시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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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목련나무 아래에서 1장 15 2장 16 3장 17 4장 19 5장 20 6장 22 7장 25 8장 27 9장 30 10장 31 11장 33 geodesics geodesics 37 별늪 부끄럼쟁이 상어 위스퍼 51 제멋대로 올챙이 오페라 52 배고픈 물뱀 나르샤 54 위스퍼 오페라 나르샤 56 바다의 바닥 57 심심한 넙치 누가바 58 위스퍼 오페라 나르샤 누가바 60 마그마라는 이름의 마그마 61 위스퍼 오페라 나르샤 누가바 마그마 62 별늪 63 소년의 가죽 너는 목련 67 영원의 다른 이름은 없나요 68 업스테이트 69 너를 그리는 데 이름은 필요 없으니 78 림샷 79 머리카락 84 나 오늘 생일이야 87 그대의 손끝이 물레를 돌린다 93 기브앤테이크 94 우리는 뭐냐고 100 초상 104 식탁 위에 쪽지가 놓여 있었다 몇 장이 가지런히 106 네가 어디 있든 상관없어 너를 찾고 말 테니 114 세상의 죄를 사하러 온 백숙 아구 117 세상의 죄를 사하러 온 백숙 119 산화 121 머리가슴배 125 차오름 127 상 형 문 자 128 바다는 자물쇠가 없어 133 비엔나소시지 135 무덤 151 날파리의 노래 152 사는 게 넘 행복해 아 153 목련은 죽음의 꽃 목련은 죽음의 꽃 156 푸가 손의 행방 319 실종 사건 321 단무지 324 X 325 나무 342 누구도 보지 못한 차는 주차를 했다고 할 수 있는가? 343 ㅁ 345 푸가 350 태양의 탄생 쏠미미이 파레레에 357 낙산공원 363 시 368 형 369 한량 374 시 375 오버나이트 376 굴레 377 아이아이 379 깰세라 381 태양의 탄생 1 382 태양의 탄생 2 383 태양의 탄생 3 384 태양의 탄생 4 386 태양의 탄생 5 388 태양의 탄생 6 389 태양의 탄생 7 390 아이 대 아이 391 이방인 397 아이 대 아이 400 이름 없는 바람의 여행 403 당신이 아직 있었다면 405 시는 언제나 뜬 눈일 것 내 마음을 손에 든 너에게 409 새벽의 다른 이름은 없나요 410 잘 들어 봐 419 추천의 글 ― 김혜순(시인) 421

출판사 제공 책 소개

천국도 연옥도 없는 이 시대의 신곡(神曲) 영원히 불투명한 이물(異物)들의 지옥 최재원 시인의 두 번째 시집 『백합의 지옥』이 민음의 시 325번으로 출간되었다. 최재원 시인은 첫 시집 『나랑 하고 시픈게 뭐에여?』로 2021년 제40회 김수영 문학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첫 시집의 도발적인 제목이 한눈에 보여 주듯, 최재원의 등장은 파격 그 자체였다. 끊임없이 변형되고 뒤틀리며 낯설어지는 형식, 방대한 이론과 형이상학을 넘나드는 언어, 성역도 금기도 없는 속된 말들이 한데 모여 우글거리고 충돌하며 만드는 에너지는 최재원의 시가 가진 독보적인 개성이다. “일상과 세속에 직접 육박해 들어가는 과감함”(이수명 시인)이라는 평이 보여 주듯, 최재원 시인이 형식과 언어를 뒤틀고 충돌시키며 돌진해 들어가는 곳은 다름 아닌 우리의 진짜 삶이다. ‘시적인 것’보다 시가 되지 못한 ‘잔여’로 가득 찬 시간, 어쩌면 기억도 못 할 순간들이다. 최재원은 그 ‘잔여’들로 시를 쓴다. 첫 시집 『나랑 하고 시픈게 뭐에여?』을 통해 ‘잔여’의 언어로 삶의 생기와 욕망을 다채롭게 보여 주며 ‘시적인 것’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을 던진 데 이어, 『백합의 지옥』에서는 ‘가치 있는 것’과 ‘잔여’가 분리되기 전 삶을 통째로 올려 낱낱이 들여다볼 거대하고 독창적인 무대를 설계해 보인다. 『백합의 지옥』의 무대는 사후세계에 지어진다. 최재원의 사후세계에는 가치의 위계를 정할 신이 없으므로 신의 집인 천국도, 신을 기다릴 장소인 연옥도 없다. 오직 무가치하고 성스럽지 못한 이들을 위한 지옥만이 남아 있다. 대부분의 순간이 시적이지도, 가치 있지도, 성스럽지도 못하다면, 삶은 잔여물, 이물들의 집합일 것이다. 최재원은 가치와 의미가 그토록 희소하다면 ‘삶’은 그 자체로 어떤 의미일 수 있는지 이 지옥을 통해 우리에게 되묻는다. 각자의 삶에 관해 각자의 의미조차 찾을 수 없다면 삶에 관한 한 우리는 영원한 이방인일 것이다. 최재원 시인은 이 지옥 입구에서 우리의 운명을 이렇게 선언한다. “영원히 불투명한 이방”을 “그대여 담담히 맞이하시오”라고. ■ 실존하는 허상들의 지옥 [가시] 살아남기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실존하는 허상의 가시라면 더더욱 ―「10장」에서 『백합의 지옥』에 단 한 번도 등장하지 않는 ‘백합’처럼, 이 시집이 펼쳐 보여 주는 지옥에는 ‘허상’들이 가득하다. 최재원 시인이 시를 통해 보여 주는 ‘허상’은 우리가 의심 없이 받아들이고 믿는 개념들이다. 기하학의 ‘삼각형’이나 ‘점’처럼 건물을 세우고 우주여행을 만드는 기술에 쓰이지만 실제로는 ‘근사치’일 뿐인 허구의 개념들, 그러나 실존하는 사물들보다 더욱 진실로 믿어지고 통용되는 것들이다. 『백합의 지옥』을 여는 첫 번째 이야기 ‘목련나무 아래에서’의 ‘가시’는 이런 세계에서 자신의 존재는 “실존하는 허상”이라고 말한다. 자신이 가진 “실제의 뾰족함”에 위기감을 느끼고, 누군가를 찌르고 죽일 수 있는 자기 능력에 절망한다. ‘가시’의 고백으로부터 지옥의 입구가 열린다. 그 지옥은 시작과 끝이 없는 “무형의 행렬”, “허수의 계단”을 오르는 길과 미로, “추상”을 통해 자유로워지는 장소다. 『백합의 지옥』은 바로 이곳에서 우리가 우리 자신이라 믿은 ‘실체’를 잃어 보기를 권한다. 뾰족함과 단단함을 잃은 ‘가시’처럼 자유로운 ‘추상’이 된 우리 자신을 다시 바라보기를. ■ TV쇼처럼 펼쳐지는 지옥도 깜깜한 바닥에 닿았다 바닥이 꿈틀거렸다 ―「바다의 바닥」에서 『백합의 지옥』은 80여 편, 432쪽 분량의 방대한 시를 9개의 부로 나눠 구성되었다. 각각의 부를 서로 다른 인물과 이야기로 명확히 구분해 채워 놓은 시인의 의도에 따라 『백합의 지옥』 속 이야기들은 마치 쉴 틈 없이 주의를 잡아끄는 TV쇼처럼 다채롭게 펼쳐진다. 블랙홀 살해 사건을 추적하는 ‘목련나무 아래에서’, 아름다운 이의 얼굴에 밀착해 미세한 색깔들을 하나하나 탐닉하는 ‘geodesics’, 애니메이션처럼 바닷속 동물들이 함께 모험을 떠나는 ‘별늪’을 지나 ‘소년의 가죽’, ‘세상의 죄를 사하는 백숙’을 열면 우리의 일상과 마음이 낱낱이 펼쳐진다. 이 일상 끝에 ‘목련은 죽음의 꽃’이 펼쳐진다. 160쪽이라는 압도적인 분량으로 다섯 목소리가 동시에 울려 퍼지는 이 단 한 편의 시는 그 자체로 ‘죽음’ 같다. 그러나 『백합의 지옥』은 ‘죽음’ 이후로도 우리 일상으로 다시 돌아간다. 이미 죽어 도착한 지옥에서는 죽음으로 이야기를 끝낼 수 없으므로. 이제 이야기는 어디로 흘러갈까? 죽음 이후에도 상실은 두렵고, 몸은 수치스럽고, 타인에 대한 적의가 멈추지 않는다면. 최재원은 죽음을 넘어 이 지옥의 끝까지 우리를 데리고 간다. ■ 오직 우리 여럿 여기는 아무도 없잖아 오직 우리 여럿 ―「geodesics」 경계의 지워짐, 표면과 내면의 뒤섞임 혹은 뒤바꿈은 최재원의 시가 가장 능수능란하게 보여 주는 변신이자 역동이다. 첫 시집 『나랑 하고 시픈게 뭐에여?』에서는 신체의 가장 바깥인 피부의 감각, 입 밖으로 내뱉는 말을 통해 ‘경계’에 대한 독특한 사유를 보여 주었다면, 이번 시집에서는 한 사람의 내면에 깃든 여러 마음의 겹들을 포착한다. 하나의 마음을 겹겹이 싸고 있는 겹과 경계, 그 사이사이에 빼곡히 들어 찬 ‘이물’과 ‘타자’를 들여다본다. 「목련은 죽음의 꽃」은 한 사람의 내면에 있는 ‘광장’ 혹은 ‘극장’ 같은 공공의 장소를 펼쳐 보여 주는 독특한 시다. 장례식장에서 죽음을 생각하다가 죽음처럼 외로운 자신의 삶을 생각하는 ‘불법 자라’의 독백을 시작으로, 네 개의 목소리가 따라 등장한다. 장례식장에 틈입한 ‘목련의 향기’처럼 급작스럽게. 다섯 목소리는 각자의 말을 한다. 혼잣말하는 듯하다가도 서로의 말을 이어 부르는 노래처럼 따라 하고, 일시에 침묵하다가도 합창하듯 소리를 내지른다. 최재원 시인은 이 목소리들로 죽음만큼 고독한 이의 내면의 풍경을 바꾼다. 이제 그곳은 단 한 사람의 위축되고 어둡고 텅 빈 장소가 아니다. 한 사람에게 깃든 다른 누군가, 그 누군가로부터 내면에서 새로 태어난 또 다른 누군가가 서로의 말을 주고받고 공명하고 울려 퍼지며 차오르는 동시에 점점 커지는 목소리들의 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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