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제공 책 소개
이 책은 비트겐슈타인이 사망하기 전 18개월간 사유했던 색채에 관한 고찰들을 엮은 것이다. 비트겐슈타인에게 색채의 문제는 전기 철학의 '논고'에서 다루어진 이후 말년까지 명료한 이해에 도달하기 힘들어 한 문제 중 하나였다. 비트겐슈타인은 왜 색채 문제에 대해 그렇게 꾸준히 관심을 보였을까?
'논고'에서 비트겐슈타인은 색깔을 공간, 시간과 더불어 대상의 형식으로 간주했고, 어떤 두 색깔을 동시에 지니는 일은 “색의 논리적 구조에 의해 배제”(6.3751)된다고 보았다. 그러나 '논고' 체계 내에서 ‘색깔 배제’에 대한 이러한 언급은 논리에 대한 비트겐슈타인의 생각과 충돌을 일으켰고, 이 문제는 결국 그가 '논고'의 체계를 해체하고 보다 풍부한 사유 체계로 나아가게 되는 중요한 계기로 작용한다. 따라서 색채 문제는 비트겐슈타인의 철학이 순수 논리의 세계에 갇힌 전기 철학에서 일상 언어 속의 문법의 발견이라는 후기 철학으로 발전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의의를 지니는 주제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