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읽기 11
<증명서>
등장인물 17
<선신제>
등장인물 45
작품연보 91
작품들 107
저자/역자
목차
출판사 제공 책 소개
출간의의
피란델로 작품 속 인물들의 이야기는 그의 당시 20세기 초나 현재 21세기에 들어서서나 변한 것이 없다. 아니 한편에선 애초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 피란델로 작품 속 인물들은 전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그가 다루는 것은 모두가 진실을 이야기하면서도 자신의 진실 이외에 다양하고도 다른 진실들을 서로 인정하지 않아 생기는 갈등들이다. 이러한 갈등에 대한 고찰은 기본적으로 언제나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성찰을 바탕으로 이루어진 성과들이다.
그러나 21세기 많은 현실은 다양한 진실을 인정한다는 차원에서 벗어나, 오히려 타락한 이성이 저지르는 거짓과 이에 저항하는 진실이라는 선악의 이분법적 갈등구조로 첨예해져 가고 있는 듯하다. 각각 다양한 진실에 대한 인정은커녕, 거짓과 음모로 점철된 세력들은 자신들의 가치만을 진실로 둔갑시키기 위해 모든 소통을 고의적으로 거부한다. 차이를 차별로 영구 고착시키고 분열을 조장하기 위해 소통을 위한 노력보다는 천박함을 바탕으로 한 교묘하고 잔인한 방법론들만을 연구해낸다. 그 사이 인간의 존엄성은 말살 된다.
이 번역서의 출간으로, 약 한 세기가 지난 지금 피란델로가 묘사한 작품 속 세상보다 일면 더 척박해진 우리의 일상 속에서, 변화와 차이에 대한 인정과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성찰의 계기를 갖는 작은 기회가 되길 바란다.
내용소개
증명서
키아르키아로는 정직하게 일했으나 액운을 몰고 다니는 사람이라며 직장에서 파면당했다. 억울하게 쫓겨난 후 그는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일부어 더 괴물같은 형상을 하고 혐오스러운 거지 역할을 택한다. 사람들은 정말 액을 몰고 오기라도 할까봐 그가 옆에 오면 얼른 돈을 주어 쫓아버린다. 그 돈은 이제 어쩔 수 없이 그의 생계 유지 수단이 되었다. 그가 가족을 먹여 살리고 고착화시킴으로서만 가능하게 되는 내용을 다루고 있다. 이 극은 피란델로가 다른 작품들에서도 다루었던 인생과 형식사이의 갈등이 나타난다. 자신의 본질을 이해받지 못하고 부당한 편견 때문에 희생당한 인물 키아르키아로의 ‘살아가는 고통’을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선신제
이성을 중시하는 젊은 선생과 이에 회의적인 라바카라씨 사이의 인간성 옹호에 대한 찬반의 논쟁이 확연히 드러나는 작품이다. 라바카라씨는 도살당하는 돼지들보다 축제에 모여드는 난장판 같은 사람들이 더 짐승같이 느껴지게 된다. 젊은 선생은 축제행렬을 지켜보며 자신의 눈앞에서
인간의 존엄성이 대학살을 당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인간의 권위에 대해 변호하려 애쓴다. 하지만 마침내 그의 믿음은 공포에 떨며 흔들리게 된다. 그는 인간의 야수성이 슬리한 추잡하고 끔직스런 광경 앞에서 굴복 당해 낙담하고 만다. 그리고 십자가 행렬 앞에서 울부짖는 군중들의 모습에서, 신의 처벌에 대한 두려움이 돼지와 인간을 구분지을 수 있게 하는 장면을 보고, 젊은 선생는 그보다 더 비극적인 광경은 없을 듯 더 이상 인간성을 계속 옹호할 수 만은
없게 된다는 내용을 다루고 있다.
피란델로가 인간의 이성 그 자체를 부정하거나 이성이 이룩한 여타 성과들을
폄하하자는 것이 아니다. 그의 인식은 변화와 차이를 거부하는 얽매인 이성
그리고 타락한 이성이 인간들에게 저지르는 무서운 현상들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게 당신이 말하는 그 인간성이오! 이게 그거요! 이제 그거야!
이게 당신이 말하는 그 인간성이라구! 아직도 그 인간성이란 것의 가치를 인정하시오? _ 본문내용중_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