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의 텃밭

긴이로 나쓰오 · 에세이
320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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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시인이자 수필가, 작사가, 사진가… 전방위 분야에서 창작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긴이로 나쓰오 작가는 늘 벅차오르는 감정과 혼돈에 이끌려 시나 그림, 사진집 등을 만들어 왔다. 일에서 충만감을 얻었고 자식 농사에서 책임과 기쁨을 얻으며 매 순간을 꽉 찬 느낌으로 살았다. 그런 그녀 앞에 자녀가 모두 독립하고 혼자인 삶으로 돌아가야 할 시기가 찾아왔다. 정주하는 삶 대신 여행자와 같은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살아온 그녀는 남은 생을 지탱해 줄 단단한 뿌리를 찾아 나서기로 결심한다. ‘지금까지는 글쓰기가 있어서 괜찮았다. 앞으로 내 삶에 뭐가 더 필요할까?’ ‘어떻게 살아야 할까?’와 같은 누구에게나 들어맞는 본질적인 질문을 던지면서. 《시인의 텃밭》은 작가가 그 출발점에서 쓰기 시작한 원고이다. 우선 나고 자란 집으로 터전을 옮기고 고독과 같은 감정에 휩쓸리지 않게 할 무언가를 찾기로 한다. 때마침 ‘풍요로운 감각’을 훅 불어넣어 주는 6평 텃밭과 ‘자연농’이라는 존재를 마주한다. 다른 것에 의존하지 않고도 홀로 중심을 잡을 수 있도록 해주는 ‘작은 우주’를 만난 셈이다. 봄부터 이듬해 봄까지 정확히 1년 동안 정리한 작가의 텃밭 생활을 통해 우리는 만년의 작가가 밭을 일구며 어떤 시적 순간을 줍고 경험하는지를 생생히 들여다본다. 그 안에서 새롭게 배우고 또 새롭게 실패하는 시인 긴이로 나쓰오의 시선을 따라간다. 《매우 초록》 노석미 화가의 말처럼 이 책 처음과 끝에는 다른 긴이로 나쓰오 씨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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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추천 글 자연은 살아 있고 어떻게든 살아낸다 여는 글 내가 자연농을 시작한 이유 1막 봄, 시작 이랑 만들기는 세계를 창조하는 일 텃밭을 알아가는 시간 마침내 나도 바람개비 주인 텃밭 사진 일기 _ 봄 편 2막 초여름과 여름 사이 내가 가꾼 채소를 천천히 맛본다 나만의 계절 맛을 찾고 있다 작은 그릇 안의 우주 씨앗 심을 만한 자리, 더 없을까? 텃밭 사진 일기 _ 초여름~여름 편 3막 계절의 갈림길에서 땅은 언제나 필요한 만큼 내준다 ‘필요’가 이끄는 기쁜 노동 눈에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벌레와 세균, 우리 모두 애쓰고 있다 원 없이 심고 원 없이 후회하기 텃밭 사진 일기 _ 계절의 갈림길 편 4막 가을 수확 목표는 언제나 먹을 만큼만 가꾼 작물을 아이들에게 보내다 서리 내린 텃밭을 둘러보며 관심을 두고 꾸준히 알아가고 싶은 것 텃밭 사진 일기 _ 가을 편 5막 움츠리지 않는 겨울 강한 생명력은 계속된다 추우면 추운 대로, 적으면 적은 대로 텃밭 생활로 바뀐 음식과 나의 관계 씨앗 정리 추운 겨울의 완벽한 맛 텃밭을 정비하는 2월 텃밭 사진 일기 _ 겨울 편 6막 다시, 봄을 기다리며 먹을 게 없다 새로운 이랑을 세우다 성큼 다가온 봄 키우고 싶은 꽃과 채소를 택하는 일 설렘과 권태 사이에서 3월 하순, 꽃봉오리가 봉긋 텃밭 사진 일기 _ 다시, 봄 편 마치는 글 한 해가 지나고 대망의 4월 2일

출판사 제공 책 소개

만년의 작가가 혼자인 삶에서 찾은 뜻밖의 풍요 시인 긴이로 나쓰오의 밭이 있는 생활 새롭게 발견하고 새롭게 실패하는 시간 “새로운 실패를 경험한다는 건 새로운 성공 가능성을 얻었다는 말과도 같다.” 긴이로 나쓰오 작가는 1년 동안의 텃밭 생활이 무척 즐거웠다고 말한다. 애초에 채소를 키우는 데 관심이 있었던 사람이 아님에도 그것들을 직접 가꾸고 기르면서 이전과는 다른 시선으로 자연과 사물을 대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가령 건강하고 싱싱한 채소에 벌레가 함부로 다가가지 못한다는 사실을 깨달았을 때는 그 과정이 마치 마음이 약한 사람에게 나쁜 기운이 덮치는 상황과 닮아서 숙연해진다. 밭에 씨를 뿌리거나 촘촘히 자란 싹을 솎아낼 때 작디작은 개미 한 마리가 먹이를 이고 이동하면 ‘모두가 일하는 날이구나’ 생각하며 ‘공존’의 의미를 되새긴다. 물론 새로운 발견 뒤로 다양한 실패도 있다. 하지만 이 시인은 그 실패에 ‘새로운’이라는 수식을 붙여 ‘새로운 실패’라는 자신만의 언어를 만들어낸다. 씨앗을 뿌렸지만 싹이 나지 않았거나 자라지 않은 채소는 이듬해에 다시 만날 것을 기대한다. 완벽을 목표로 하지 않고 무리하지도 않았는데 잘 자란 채소들은 기꺼이 받아들이며 감사한다. 새로운 발견과 새로운 실패가 교차할 때마다 시인은 이전보다 더 단단해진다. 되도록 내가 키운 채소 위주로 먹자는 결심 “먹을 수 있는 것들이 이 밭에서 자라고 있다니 마법 같은 일이다.” 자연농으로 6평 밭에서 키운 시인의 채소는 대체로 작고 모양도 고르지 않다. 그런데도 볼수록 사랑스럽다. 저마다 깊고 확실한 맛을 내는 건 두말할 필요도 없다. 마치 남의 자식과 내 자식이 다른 것처럼, 내가 키우는 우리 집 개나 고양이가 유난히 예뻐 보이는 것처럼. 그렇게 시인은 밭에서 자라는 다양한 작물들에 마음을 빼앗긴다. 그리고 이내 손수 키운 제철 채소 위주로만 식사를 해결하자는 결심에 이른다. 그 결심 이후 시인의 생활에는 많은 변화가 찾아온다. ‘오늘 뭘 먹을까?’가 아니라 ‘지금 뭘 먹을 수 있을까?’ 밭을 보고 결정해야 하는 나날이 시작되면서 의외의 자유를 경험한다. 뭘 먹을지 고민하지 않는 편한 삶, 땅이 언제나 자신의 필요를 채워준다는 확신이 생겼기 때문이다. 밭과 시인은 그렇게 보폭을 맞춰 이인삼각으로 나아간다. 땅을 일구는 사람은 안간힘을 쓰지 않아도 되고 밭에 부담을 줄 필요도 없다. 자연과 인간은 그렇게 유기적으로 연결된다. 시인은 이제 밭도 채소도 늘 그 자리에 있다는 사실을 확신한다. 천천히, 자분자분 밭과 작물을 대할수록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모든 순간을 제대로 보고 누릴 수 있음을 안다. 창문 너머에 있는 작은 우주 “평온한 마음으로 나름대로 만족하며 살아가길 바란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이 갈림길을 통과하며 미묘하게 변화할 때마다 시인은 자연의 일을 생각한다. 이내 우리 인간의 눈은 거대한 우주를 절대 눈에 담을 수 없을 거라고, 그래서 그 커다란 존재를 생각할수록 마음이 한없이 겸허해진다고 고백한다. 밭을 바라보며 지금까지 겪은 일, 인간관계, 인생을 두루 생각하는 시인의 독백은 영화 〈리틀 포레스트〉 시인 편을 관람하는 듯 진한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시인만의 작은 우주는 이 책 어디에서든 목격된다. 그날그날 수확한 작고 여린 작물들, 그것들로 만든 소박한 요리가 담긴 작은 그릇 안에도 그만의 우주가 있다. ‘창문 너머 밭에서 자라는 작은 채소들이 뿌리를 내리면 그것들이 땅속을 지나 내게로 이어진다’는 작가의 말은 관용적 표현이 아니다. 글과 사진이 어우러진 일기 같은 시인의 글을 읽다 보면 누구나 ‘나만의 작은 우주’를 꿈꾸게 된다. 더불어 평범하면서도 나다운 삶을 찾아 떠나고 싶은 이들에게 새로운 용기를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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