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내전의 비극

이병주
144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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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림 이병주가 1980년에 스페인을 방문한 소회를 담은 여행기. 소년 시절 이병주가 스페인 내전에 대해 가진 관심으로부터 그의 중립의 사상, 회색의 사상이 자라나게 되었는데, 성인이 되어 스페인 현지에서 인민전선과 그들의 전쟁을 돌아보면서 한반도의 전쟁과 현대사를 반추하는 것을 통해 스페인의 이야기가 곧 우리의 이야기가 되는 경험을 나누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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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역자

목차

1. 스페인 내전의 비극 2. 아무래도 프랑코는 악이다 3. 세상에 그럴 수가 4. 톨레도 그리고‘死者의 골짜기’ 5. 知性으로 기적 이룩한 곤살레스

출판사 제공 책 소개

《스페인 내전의 비극》은 나림 이병주가 1980년에 스페인을 방문한 소회를 담은 여행기이다. 소년 시절 이병주가 스페인 내전에 대해 가진 관심으로부터 그의 중립의 사상, 회색의 사상이 자라나게 되었는데, 성인이 되어 스페인 현지에서 인민전선과 그들의 전쟁을 돌아보면서 한반도의 전쟁과 현대사를 반추하는 것을 통해 스페인의 이야기가 곧 우리의 이야기가 되는 경험을 나누어준다. 이 여행기를 통해 유럽과 한반도의 현대사를 종횡무진 넘나들며 당대 지식의 고뇌와 선택, 그리고 인간애를 감동하고, 배우고, 공감하게 된다. 소년 시절에 만난 스페인, 지식인으로 다시 만나다 “역사는 과연 정의의 편인가. 그렇다면 우리의 처지나 스페인의 처지나 중국에서 전개되고 있는 양상은 부조리한 것이 아닌가. 원래 역사가 부조리하고 세상이 부조리한 것이라면 그 부조리를 그냥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것이 아닌가.” 이병주는 소년 시절 심취했던 앙드레 지드를 통해 스페인 내전을 알게 되지만 우리의 3·1 운동이 실패했듯이 스페인 내전이 프랑코가 이끄는 파스시트의 승리로 끝나게 되면서 역사에 대한 회의가 싹트게 된다. 이러한 스페인을 박정희 대통령이 죽은 후인 1980년에 방문하면서 독재자 프랑코의 죽음 이후 변화하는 스페인의 모습에서 우리의 모습을 발견하고 있는데, 이는 단순히 한 지식인의 감상적 소회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현재 우리의 문제의식과도 맞닿아 있는 중요한 체험이다. 보수와 진보의 한판 승부였던 대선의 여진이 남아 있는 우리에게 수많은 예술가들의 가슴 절절한 일화가 담겨 있는 스페인 내전과 아직도 상처가 아물지 않는 한국 전쟁의 모습이 자연스럽게 오버랩되는 이 여행기는 진정한 힐링이 될 것이다. 스페인에서 발견하는 우리 현대사 “프랑코에 대한 찬양은 주로 그의 경제 정책에 대한 것이다. 어쩌면 박정희 대통령을 찬양하는 사람들의 의견과 그 내용이 그렇게 닮았을까 하고 나는 놀람을 금할 수 없었다.” 아직까지도 우리 사회에서 박정희에 대한 평가는 팽팽히 맞선다. 그런데 우리는 스페인에서 우리와 똑 닮은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특히 당대를 지배하던 이데올로기의 대리전으로 참혹한 피해를 안긴 내전을 겪은 후 군부 독재로 인한 인권 탄압과 경제 성장이라는 명암이 공존하다는 것은 스페인을 보는 것이 곧 우리를 들여다보는 것임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우리의 역사이기에 자유롭고 공정하지 못했던 시각이 이역만리의 역사를 바라봄으로써 ‘아무래도 프랑코는 악이다’라는 제2장의 제목처럼 바른 역사 판단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 여행기를 통해 우리의 현대사를 다시 읽는 것은 중요하다. 단순히 한편의 주장을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악을 대할 땐 선의 씨앗을 찾고 선을 대할 땐 악의 씨앗을 찾아 내린 결론이기에 더욱 가치가 있다. 특히 보도연맹 사건과 같이 우리가 진실을 밝히고 반성하는 것을 통해 극복해야 할 비극을 지근거리에서 증언하는 이병주의 목소리는 여전히 주목할 필요가 있다. 독재자도 막을 수 없었던 예언자 “우나무노는 우리 스페인의 자랑입니다. 우나무노만 생각하면 용기를 얻게 되지요. 우리 마드리드 대학에선 교수는 물론이고 학생들도 모두 우나무노의 용기를 배우려고 하고 있습니다. 전능한 독재자 프랑코도 우나무노를 숭배하는 스페인 사람의 감정을 막을 수는 없었습니다.” 스페인의 68세대를 대표하는 철학자 우나무노는 상당수의 지식인들이 인민전선을 지지하는 것에 반해 교회에 대한 만행을 이유로 인민전선을 반대했다. 그러나 권총의 위협 앞에서도 ‘조리(條理)의 철학’을 강론한 우나무노는 진정한 보수주의자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 사회에 이렇듯 누구에게나 존경받을 만한 보수주의자가 있는가? 스페인 소장 학자의 같은 질문에 “너무나 존경할 사람이 많기 때문에 꼭 한 사람을 제시할 수 없습니다.”라고 옹색한 변명을 했던 이병주처럼 아직 우리는 그런 사람을 갖지 못했다. 우리는 이 여행기가 이미 지나간 이국의 풍경을 전하는 감상적인 글이 아니라 현재 우리의 각성을 요구하고 우리가 진정 추구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 날카롭게 찌르고 있는 글임을 되새길 필요가 있다. 잔인한 사형 집행으로 공포 정치를 했던 프랑코마저도 금지시키지 못했던 우나무노의 삶과 그에 대한 존경을 우리도 배울 필요가 있다. 잃어버린 시간의 통절함이여! “폭탄이 떨어지는 자리를 피해, 총탄의 빗속을 누벼, 뿐만 아니라 인간이란 이름의 이리(狼)들의 악의를 용케도 견디어내어, ‘나는 지금 마드리드의 뒷골목에서 술을 마시고 있다.’는 감상이 예사로울 수가 없다.” 이 구절을 읽으면 브레히트의 <살아남은 자의 슬픔>이 떠오른다. 그러나 이 여행기를 끝까지 읽고 나면 단순히 나 자신이 미워지는 것으로만 끝나지 않는다. 잃어버린 시간에 대한 애달픔으로 마무리하고 있지만 오욕의 역사를 넘어 민주주의와 자유를 스스로 실현해가는 스페인의 모습을 통해 우리에게도 희망을 주기 때문이다. 우리도 수많은 사람들의 피와 땀으로 민주화와 경제 성장이라는 결실을 이루었다. 비록 나라의 장래에 대해 다양한 견해가 상충된다고 해도 우리의 역사에 대해 자부심을 갖기에 충분하다. 아직 그러한 결실을 보기 전에 미래에 대한 희망과 두려움 속에서 안타깝게 내뱉은 이병주의 탄식에 우리가 대답할 차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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