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에게는 모든 순간이 혁신이다.
스타트업의 문제 해결 과정을 심층 취재한 리포트 ‘Startup Playbook’
아무리 기발하고 뛰어난 아이디어라 할지라도, 그 자체가 스타트업의 성장을 보장하지 않는다. 우리가 만든 제품과 서비스가 세상에 왜 필요한지, 어떤 소비자에게 어떻게 사용될지 치열하게 고민하는 스타트업만이 성공을 이룬다. 하지만 이것은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회사 비전에 충분히 공감하는 인재를 채용해 단단한 조직을 만들고, 이들과 아이디어를 구체화해야 한다. 사업이 위기에 처했을 때는 빠른 방향 전환도 할 수 있어야 하며, 자금난을 지난 스타트업이라면 성장 속도를 급격히 높이는 스케일 업(Scale up)에 성공해야 기업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다. 국내 스타트업 16곳의 창업자 및 임직원을 만나 성장의 기술과 전략, 동력을 물었다.
북저널리즘은 북(book)과 저널리즘(journalism)의 합성어다. 우리가 지금, 깊이 읽어야 할 주제를 다룬다. 단순한 사실 전달을 넘어 새로운 관점과 해석을 제시하고 사유의 운동을 촉진한다. 현실과 밀착한 지식, 지혜로운 정보를 지향한다. bookjournalism.com
후드 티셔츠에 청바지를 입고 출근한다. 통상적으로 쓰이는 직급 대신 이름에 ‘님’자를 붙이거나 영어 이름으로 호칭한다. 회의 시간에는 누구나 자유롭게 의견을 낸다. 의사 결정과 실행 속도가 빠르다. ‘스타트업’이라는 단어를 들었을 때 가장 먼저 연상되는 이미지들이다. 그리고 이런 이미지는 이제 일종의 클리셰로 받아들여지곤 한다. 하지만 특유의 유연성과 에너지가 스타트업의 본질은 아니다.
유통 시스템을 혁신해 미국 안경 시장에서 유니콘으로 성장한 와비파커(Warby Parker)의 창업자 닐 블루멘탈(Neil Blumenthal)은 말한다. “스타트업은 해결책이 명확하지 않고, 성공이 보장되지 않는 영역에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기업이다.” 그의 정의에 따르면 스타트업이란 아무도 가본 적 없고 정확한 이정표도 없는 낯선 길에 뛰어들어 변화를 만드는 조직이다.
물론 이 정의에 모두가 동의하지 않을 수도 있다. 누군가는 “100명의 사람이 있다면 100개의 스타트업 정의가 나올 것”이라는 말까지 한다. 그만큼 스타트업을 한마디로 명쾌하게 정의하기가 쉽지 않다는 의미다. 다만, 수많은 정의 가운데 반복적으로 언급되는 가치에는 모두가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데, 바로 문제 해결이다. 이는 극한의 불확실성 속에서 비즈니스 확장과 성장을 달성하기 위한 핵심으로 꼽힌다.
이 책에는 성장을 위해 치열하게 고민하는 스타트업 16곳의 혁신 사례가 담겨 있다. 초창기 팀 빌딩 단계부터 아이디어 구체화 단계, 조직 문화 구축 단계, 위기 상황에서 새로운 비즈니스로 방향을 전환하는 피벗(pivot) 단계, 정체기를 지나 기업 가치를 극대화하는 스케일 업(Scale up) 단계까지, 일련의 과정에서 직면한 문제를 어떤 방식으로 풀어냈는지 소개한다.
제품이나 서비스가 사람들로부터 선택받아 성장과 혁신을 지속한다는 것은 바꿔 말해 끊임없이 문제를 해결했다는 의미다. 그래서 혹자는 스타트업을 기업이 아닌, 일종의 정신 상태로 이해하기도 한다. 스타트업에게 중요한 것은 비즈니스를 이어 온 기간이나 그동안 벌어들인 수익이 아니다. 조직 내부, 소비자, 나아가 세상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혁신하겠다는 의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