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운하우스에 이사 온 지 겨우 3일
내 삶은 묘하게 변해가고 있다
오랜 시간 지켜온 평범함에 그어진 작은 금 하나
이사를 했더니 옆집에 연예인이 산다
평범한 직장인으로 살아온 준호는 타운하우스를 매입한다. 자취방을 전전하며 절약한 돈으로 자신을 위해 뭔가 사고 싶었던 준호는 외제차를 사려다가, 뭔가 더 큰 변화를 위해 무리해서 집을 샀다. 알고 보니 이사 온 집 옆집에 자신이 어린 시절부터 동경하던 밴드 ‘트러스트’의 리더 강하준이 살고 있었다. 하준은 일찍 데뷔해서 스타가 되어 중년이 된 지금도 라디오 출연 등 활동하고 있는 연예인이다. 마치 스타가 되기 위해 태어난 사람처럼 보이는 카리스마가 있다. 그러다 그곳에 찾아온 하루라는 이름의 젊은 여자와 마주친다.
준호는 하준과 이웃집 형 동생으로 지내며, 하준의 밴드인 트러스트 멤버나 다른 연예인들과도 친해진다. 그러다 아무도 알지 못한 하준의 결혼과 이혼에 대한 궁금증을 품고, 결국 하준의 과거와 하루와의 관계에 대해 알게 되는데…….
일상적인 평범함이 특별해지는 순간
관찰 예능이 대세인 시대. 스타 연예인들의 일상생활에서 우리 일상과 조금은 비슷하고 또 다른 면을 보다 보면 어느새 시간이 훌쩍 지나가 있다. 바쁜 일상을 지내는 모습, 시간을 쪼개 잠시 자기만의 여유를 즐기는 모습은 어쩌면 나와 비슷해 공감하게 된다. 하지만 무대에 올라 독창성과 연예인의 끼를 발휘하는 순간, 비범한 그들에게 열광하며 그들은 역시 나와는 다른 사람이라고 깨닫게 되기도 한다. 그래서 그들의 평범한 일상마저도 더 특별해 보인다.
이 소설의 주인공인 평범한 직장인 준호는 옆집에 사는 유명밴드 리더 하준에게서 연예인 특유의 특별한 아우라를 느낀다. 하준은 그런 시선에 익숙하다. 하지만 그런 하준은 준호에게서 사람들이 자신을 특별하지 않게 보던 그 시절의 자신을 보게 된다. 누구보다 평범했던 하준이 음악을 했던 이유는 단지 자기 이야기를 노래로 만들어 부르는 게 좋았을 뿐. 자신을 특별하게 보는 시선에 익숙해졌을 때, 하준은 더 이상 음악을 만들 이유를 발견하지 못하게 되고 만다.
영화 ‘기생충’으로 세계적인 주목을 받게 된 봉준호 감독은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독창적인 것”이라고 말했다. 이 소설을 집필한 박희종 작가는 연예기획사 교육 담당자이자 연예, 방송 스피치 트레이너로서 연예인들을 가장 가까이서 일상적으로 만나는 사람 중 하나였다. 작가는 이 소설을 통해 독자들에게 ‘가장 평범한 것이 가장 특별한 것’이라고 말하는 듯하다. 책장을 덮고 나면 또 하루의 평범한 일상이 새로워지는 의미를 찾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