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전과 트릭의 달인, 제프리 디버의 링컨 라임 시리즈 Vol.6
“서스펜스의 대가 디버가 펼치는 할렘 문화와 추리의 새로운 결합!”
전신마비 천재 범죄학자 링컨 라임 VS 감정을 거세당한 냉혹한 청부 살인자
법과학 스릴러의 진정한 원조, 현대판 셜록 홈즈 범죄학자 링컨 라임 사건 파일 그 여섯 번째
100여 년 전 씌어진 노예의 편지, 할렘에서 일어난 의문의 살인을 통해 공개되는 미국 역사의 어두운 이면
세계 최고의 범죄학자이자 뉴욕시경 과학수사팀의 수장이던 사내, 하지만 불의의 폭발 사고로 왼손 약지와 목 위 근육만 움직일 수 있게 된 박제된 천재…. 1997년 《본 컬렉터》로 독자에게 처음 선을 보인 링컨 라임은 여타 크라임 스릴러 주인공과는 또 다른 특징을 가진 독특하고 개성적인 주인공이었다. 하지만 주인공 링컨 라임만큼이나 독자들이 열광했던 것은 당시로서는 너무나 신선한 과학수사의 방식을 도입한 소설적 구성과 ‘절대로’ 예측 불가능한 작가 제프리 디버의 반전과 트릭이 가득한 플롯 상의 재미였다. 2010년 미국 현지에서 아홉 번째 작품이 출간될 예정인 링컨 라임 시리즈는 전 세계 150여 개국, 2천5백만 독자에게 사랑받고 있으며 출간될 때마다 각국 베스트셀러 수위를 달리는 변함없는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랜덤하우스에서는 링컨 라임의 기독자들과 새로운 독자들을 위해 2권으로 분권되었던 기존 시리즈를 합본한 새로운 링컨 라임 시리즈 그 여섯 번째이자 마지막 개정합본판인 《12번째 카드》를 출간한다.
뉴욕 할렘가의 한 흑인박물관에서 해방 노예 찰스 싱글턴의 자료를 보고 있던 16세 소녀 제네바가 갑자기 나타난 괴한에게 공격을 받는다. 가까스로 습격을 피한 제네바의 사건을 맡게 된 링컨 라임은 현장조사를 위해 팀을 파견하지만, 떠나지 않고 있던 괴한은 유력한 증인인 박물관의 교수를 암살하고 유유히 도망친다. 용의자가 남긴 것은 거꾸로 매달린 남자가 그려진 의문의 타로 카드. 한편으로 라임은 제네바가 보고 있던 해방 노예의 자료가 범인의 목적은 아니었을까 의심한다. 제네바의 조상인 해방 노예 찰스 싱글턴이 왜 영웅에서 변절자로 추락했는가와 관련된 이 자료는 제네바에게는 조상에 대한 연구 자료일 뿐이었지만, 사실 뉴욕을 뒤흔들 스캔들의 중요한 증거였던 것이다. 영문도 모른 채 사건의 중심에 선 소녀 제네바와 거친 할렘의 환경을 능숙하게 이용하며 제네바의 숨통을 죄어오는 냉혹한 암살자. 자신의 몸조차 전혀 가눌 수 없는 링컨 라임은 파트너 아멜리아 색스와 힘을 합쳐 소녀를 보호하고 암살자의 정체를 밝혀야만 한다.
숨겨야 할 진실, 밝히지 않아야 할 비밀을 카드 속에 교묘히 숨겨 전해왔다는 타로. 비밀스러운 기원과 그 신비한 모양새, 그리고 보는 이의 마음에 따라 180도 다른 해석을 보여주는 오묘한 풀이 때문에 타로 카드는 미스터리, 추리 문학이나 영화에 다양하게 사용되어 왔다. 《12번째 카드》에서 거꾸로 매달린 사나이가 그려진 타로 카드는 범인이 소녀 제네바를 습격한 장소에 남긴 증거물로 등장한다. 이 카드에 대해 본문에서는 이렇게 설명한다.
“그림 속의 남자는 스칸디나비아의 신 오딘을 형상화한 거예요. 오딘은 내적 깨달음을 얻기 위해 9일 동안 거꾸로 매달려 있었다고 하죠. 점을 칠 때 이 카드가 나오면 영적 깨달음을 얻기 위한 여행을 시작할 때라는 뜻이에요.”
“매달린 사나이는 벌 받는 것을 뜻하지 않는다. 점을 칠 때 이 카드가 나오면 영적 탐색을 통해 어떤 결단, 변화, 방향을 찾게 된다는 것을 뜻한다.”
폭력과 죽음과는 직접적 관련이 없는 12번째 카드를 놓아둔 범인의 의도는 무엇일까. 타로의 난해한 의미를 이해하지 못한 범인이 단지 경고의 의미로 놓아둔 것으로 간주한 링컨 라임과 수사팀은 이 방향에 초점을 맞추고 수사를 해나가지만 작가 제프리 디버는 ‘보는 이에 따라 해석이 달라지는 타로’의 원칙을 잊지 않고 작품 전체를 꿰뚫는 복선을 숨겨 놓는다. 범인의 메시지이자 범인이 남긴 단 하나의 단서. 그리고 범인 자신이기도 한 12번째 타로 카드. 이 타로 카드로 링컨 라임보다 먼저 범인을 지목할 수 있다면, 당신은 세계 최고 범죄학자의 두뇌를 넘어선 것이다.
또한 《12번째 카드》에서 디버가 새롭게 시도한 것은 할렘 문화의 추리의 결합이다. 서양 문화권과 완전히 이질적인 동양의 문화는 이미 《돌원숭이》에서 보여준 바 있지만, 이번 작품에서 디버는 같은 문화권이면서도 단독 문화에 가까운 할렘과 흑인 청소년 문화를 적극적으로 묘사한다. 기존의 타 작품에서 흑인 청소년들이 할렘이라는 배경 속에서 마약, 총, 폭력에 무방비 노출된 불행한 아이들이거나 현실 도피적인 아이들로 대부분 묘사된 반면, 디버는 제네바를 통해 좀 더 복합적이고 입체적인 캐릭터를 선보인다. 특히 이번 작품에서는 할렘의 고유 언어 슬랭이 빈번히 등장하는데, 끊임없이 할렘에서 벗어나고 싶어하는 주인공 제네바에게 슬랭은 떼어내려야 떼어낼 수 없는 익숙한 언어지만 할렘에서 나고 자란 사람임을 보여주는 표식이기도 하다. 《12번째 카드》에서는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고민하고 혼란스러워하는 제네바의 심리가 슬랭과 힙합문화를 통해 부각된다.
애거서 크리스티나 코넌 도일의 고전 추리소설과는 달리 바로 지금, 우리 주위에서 일어날 법한 이야기들이 소름이 돋을 정도로 정교하게 펼쳐지는 현대 추리소설 장르에서 제프리 디버는 그 어느 작가보다 탁월하고 현실적인 사건과 캐릭터를 보여준다. 결코 가볍지 않은 주제를 추리소설이 갖출 수 있는 엔터테인먼트적 재미로 승화시키는 것은 디버 본연의 특기이자 장점이며 국내외 수많은 독자들이 그의 작품에 반하지 않을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본 컬렉터》, 《코핀 댄서》, 《곤충소년》, 《돌원숭이》, 《사라진 마술사》, 《12번째 카드》, 《콜드 문》, 그리고 국내 미출간 최신작인 《The Broken Window》로 이어지는 링컨 라임 시리즈는 앞으로도 랜덤하우스코리아에서 계속 출간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