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제공 책 소개
타인의 ‘머릿속’을 여행하고 싶은 사람에게
‘지도’와 ‘내비게이션’이 되어줄 책
‘도대체 저 사람 머릿속에는 무엇이 들어 있을까?’
인간은 본능적으로 타인의 ‘머릿속’을 읽고 싶어 하는 존재다. 그러나 이 세상에서 다른 사람의 생각을 읽고 마음을 이해하는 일만큼 어려운 일이 또 있을까. 고차방정식의 답을 찾는 일보다 직장상사나 동료의 머릿속 생각을 간파하는 일이 더 어려울 수 있고, 미분 적분을 푸는 일보다 한솥밥 먹고 한 이불 덮고 자는 남편이나 아내의 마음을 읽는 일이 더 난해할 수 있다. 아니, 다른 사람의 속내를 알아채는 일은 그만두고 자기 자신의 심리도 알 수 없어 힘들어할 때가 많은 것이 우리 인간이다.
멀리 여행을 떠나는 사람, 복잡한 지리를 한눈에 읽고 싶은 사람은 ‘지도’나 ‘내비게이션’이 필요하다. 타인의 머릿속 생각을 읽고 싶고, 그의 마음속을 여행하고 싶은 사람도 마찬가지다. 정확한 ‘심리 지도’와 타인의 머릿속 여행을 도와줄 성능 좋은 ‘내비게이션’을 손에 넣어야 한다. 저자는 “가슴 설레고 흥미진진한 심리 여행을 떠나려는 독자 여러분에게 유용한 ‘지도’와 ‘내비게이션’을 마련해주고 싶은 바람을 담아 이 책을 썼다”고 말한다.
도쿄대 약학대학 교수이자 최고 권위의 뇌과학자인 이케가야 유지가 정리하고 집필한 책『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63가지 심리실험 ― 뇌과학편』에는 정신의학, 뇌과학, 사회심리학, 행동경제학 등 다양한 분야의 세계 최고 석학들과 연구팀들의 흥미롭고 도전적이며 발칙한 63가지 심리실험 이야기가 담겨 있다.
방대한 에너지를 소비하는 비효율적인 뇌가
인간을 인간답게 만들어주는 가장 소중한 장치인 이유
약간 엉뚱한 질문으로 시작해보자. ‘우리가 사는 지구에 뇌가 있는 생물 종 수가 더 많을까, 아니면 뇌가 없는 생물 종 수가 더 많을까?’ 아마도 대다수 사람이 뇌가 있는 생물이 훨씬 많다고 답하지 않을까? 그러나 이 책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63가지 심리실험 — 뇌과학편』의 저자에 따르면, “지구상에는 우리 인간처럼 뇌가 있는 생물보다 뇌가 없는 생물이 월등히 많다”고 한다. ‘생물의 총 중량’을 뜻하는 바이오매스(Biomass)의 측면에서 보아도 뇌가 없는 생물이 압도적 다수를 차지한다는 것이다. 이 연장선에서 볼 때 ‘무뇌종’이 사실상 생존에 반드시 불리한 것도 아니라는 얘기다.
위에서 말한 대로 지구에 사는 생물 종 중에서 ‘무뇌종’이 다수를, ‘유뇌종’이 소수를 차지한다. 그렇다면 한 번 더 질문을 던져보자. ‘큰 뇌를 가진 생물 ‘대뇌종’과 작은 뇌를 가진 생물 ‘소뇌종’ 중 어느 쪽이 더 많을까? ‘대뇌종’이 소수를, ‘소뇌종’이 다수를 차지한다. 인간은 ‘대뇌’를 가진 생물의 대표주자라 할 수 있다. 인간처럼 몸 전체에 비해 큰 뇌를 가진 동물은 의외로 많지 않다. 생물의 역사에서 뇌를 키우는 방향으로 진화한 종은 극히 예외적이라고 할 정도로 드물다. 또한, 인간처럼 뇌를 키우는 방향으로 진화한 후에도 멸종하지 않고 살아남아 승승장구하는 사례는 거의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희귀하다. 그러고 보면, 우리 인간은 여러 측면에서 대단히 운이 좋은 생물 종이라고 할 수 있다.
“생물 전체의 관점에서 보자면, 뇌 개발은 정답이 아니었다고 보는 게 자연스럽다. 뇌는 방대한 에너지를 소비하는 비효율적인 장치이기 때문이다. 이 장치는 마치 미야자키 하야오의 애니메이션 영화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 나오는 가오나시처럼 탐욕스럽게 에너지를 소비하므로 유지 비용이 만만치 않게 든다.”
도쿄대 약학대학 교수이자 최고 권위의 뇌과학자인 저자의 말이다. 그러면서도 그는 “뇌는 효율성만을 놓고 따지기에는 너무도 큰 가치와 의미를 지”닐 뿐 아니라 “인간을 인간답게 만들어주는 소중한 요소”라고 주장한다. 이 책을 읽는 이들은 그 점을 명확히 깨닫게 될 것이다.
인간 뇌와 심리, 감정과 무의식, 관계와 소통 메커니즘을 둘러싼
은밀한 비밀과 궁금증을 풀어주는 위대한 심리실험
▣ 고양이가 문 여는 법은 배워도 문 닫는 법은 배우지 못하는 이유
— 하버드대 웜슬리 교수의 ‘입체미로 통화 실험’
이 책의 제1장 「생각하는 뇌 생각하는 나」의 첫 번째 꼭지는 ‘교육’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다. 저자는 교육의 의미와 방향을 매우 독특하고 흥미로운 방식으로 설명한다. 그에 따르면, 교육에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하나는 훈육으로 행동을 제약하는 교육, 다른 하나는 자발성을 길러 행동의 적극성을 높이는 교육이다. 그는 ‘훈육에 의한 교육’과 ‘자발성에 의한 교육’을 독자에게 명확히 이해시키기 위해 어린아이, 혹은 원숭이나 고양이 같은 동물이 ‘문 열기’를 배우는 일을 예로 들어 설명한다.
‘문 열기’는 자발성만으로 발생한다. 어린아이는 말할 것도 없고 원숭이나 고양이 같은 동물조차 ‘문 여는’ 방법을 쉽게 배운다. 일일이 가르치지 않아도 사육사나 주인의 행동을 관찰한 뒤 ‘문 열기’라는 행위를 자연스럽게 습득하고 실천에 옮긴다. 이는 자발성을 기르는 교육이 효과가 있음을 의미한다.
원숭이나 고양이는 ‘문 열기’는 쉽게 배워도 ‘문 닫기’는 배우기 어렵다. 실제로, 자기 힘으로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간 원숭이나 고양이가 스스로 문을 닫는 모습을 목격한 사람은 아마 거의 없을 것이다. 원숭이나 고양이 같은 동물은 왜 ‘문 열기’는 쉽게 배우지만, ‘문 닫기’는 배우지 못할까? ‘문 열기’는 누구나 자발성만으로 익힐 수 있는 행동인 반면, ‘문 닫기’는 사회적 합의, 즉 예의범절에 속하는 행동이기 때문이다. 즉, ‘문 닫기’는 뇌에 기본적으로 탑재되어 있지 않은 부자연스러운 행동이자 훈육을 통해 배우고 익혀야 하는 행위다. 이 밖에 ‘장난감을 가지고 논 다음 정리하는 행위’, ‘식사 후 이를 닦는 행위’ 같은 것들이 다 그런 예에 속한다. 이러한 행위를 몸에 익히는 과정에서 ‘자발성’에만 의지할 수는 없다. 반드시 적절한 ‘훈육’이 필요하다.
훈육에는 크게 ‘강화(칭찬 ‒ 보상)’와 ‘약화(꾸중 ‒ 벌)’ 두 가지 방법이 있다. 둘 중 어느 쪽이 더 효과적일까? 당연하게도, ‘강화’만 적용한 훈련이 성취도 면에서 가장 뛰어나다. 2등은 ‘강화와 약화를 조합한 훈육’에 돌아간다. 3등은 ‘약화’만 사용한 훈련으로, 이 경우 학습 효과가 거의 없다.
결론적으로, 칭찬 없이 질책과 꾸중만으로 훈육하는 교육은 효과적이지도 바람직하지도 않다. 이유는 단순하다. 꾸지람을 들으면 스스로 탐색하고자 하는 의욕, 즉 자발성이 현저히 줄어들기 때문이다. 자기 힘으로 첫걸음을 떼지 못하면 제대로 된 학습은 이루어지지 않는다.
하버드대학교 로버트 웜슬리 교수팀의 ‘약화 — 강화’에 관한 실험 결과는 번뜩이는 통찰력으로 가득하다. 먼저, 연구팀은 65명의 대학생들에게 비디오게임으로 입체미로를 통과하는 연습을 하게 했다. 그리고 다음 날, 연습 내용을 어느 정도 기억하고 있는지 다음의 세 가지 조건을 적용해 테스트했다.
① 과제에 성공할 때마다 합당한 보수를 지급한다.
② 일정 금액의 보수를 먼저 지급하고, 이후 과제에 실패할 때마다 보수를 줄인다.
③ 성공 보수 없음.
실험 결과, 당연하게도 ①번 그룹이 가장 좋은 성적을 얻었다. 그렇다면 2등은? ②번 그룹이라고 생각하기 쉽겠지만, 아니다. 답은 ③번이다. 일정 정도 보수를 지급하는 조건보다 아예 보수를 지급하지 않는 조건에서 더 좋은 결과를 얻는다고? 사실이다. 왜 그럴까? ②번 조건의 경우, 과제에 실패할 때마다 삭감하는 돈, 즉 ‘벌금’에 해답이 있다. 애초 받기로 되어 있는 보수가 ‘감점’ 형식으로 차감된 후 받게 되는 ‘잔액’이 오히려 약화로 작용한 것이다.
▣ 제비뽑기 돈 벌기 게임에서 인간이 쥐에게 백전백패한다고?
— 윌리엄 앤드 메리대 파크리사누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