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하면 논리, 남이 하면 편향이 되는 인지왜곡현상의 모든 것!
최근 들어 편향이란 말이 자주 보인다. 좌편향, 우편향, 편향된 역사관, 편향된 교육관 등등. ‘한쪽으로 치우침’을 의미하는 이 말은 단순히 편견이나 선입견을 뜻하는 단어가 아니다. 편향은 뇌가 지각하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현실왜곡 현상이다. 이 현상은 국가적 차원의 문제에서부터 개인의 연애 문제까지 인간의 판단에 큰 영향을 미친다. 조명 받지 못하던 정책이 어느 순간 국가의 존망을 좌우하는 정책이 되거나(수면자 효과), 드라마에서 의사 역할을 한 연예인이 선전하는 칫솔을 사고 싶어지거나(권위에의 호소 편향), 이상형이 아닌 이성이 점점 예뻐 보인다면(단순 노출 효과) 이는 편향에 빠진 판단일 가능성이 높다. 이 책은 우리가 늘 빠져 사는 편향이 어떤 것인지 알아보고 올바른 판단을 내리고 타인의 마음을 움직이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일러준다.
-현실을 지각하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왜곡 현상 101가지
1. 다음 계산의 답은 얼마일까? 5초 이내로 답하시오.
8×7×6×5×4×3×2×1 = ?
2. 다음 계산의 답은 얼마일까? 5초 이내로 답하시오.
1×2×3×4×5×6×7×8 = ?
1번의 답이 커 보이는가? 그렇다면 여러분의 사고에 ‘기준점 설정 편향’이 작용했다. 문제를 잘 뜯어보면 1번과 2번의 답은 같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5초라는 시간 안에 답하기 위해 여러분의 뇌는 이성보다 직관이 먼저 움직였고 여기서 편차가 생겼다.
식당에 가서 전채 요리 가격을 보고 놀랐다면 그다음 메인 요리 가격을 보고는 여전히 비싸도 크게 놀라지 않는다. 옷 가게에서 어마어마한 가격표를 보고 물건을 내려놓다가도 60퍼센트 할인이 된다는 얘기를 들으면 왠지 할인 가격이 괜찮은 것처럼 여겨진다. 이런 심리 모두 같은 현상이다.
-그때 내가 왜 그런 행동을 했는가에 관한 명쾌한 해답
누구나 한 번쯤 자신이 저지른 행동에 ‘내가 왜 그랬을까?’라는 의문을 품은 적이 있을 것이다. 오늘 좋아한 것이 내일 싫어지기도 하고 명백하게 이익이 되는 일 앞에서 망설이면서 손해 볼 것이 뻔한 일은 아무렇지도 않게 선택하기도 한다. 왜 그럴까?
심리변화행동연구소 소장인 저자 이남석은 신간 《나도 모르게 빠지는 생각의 함정, 편향》에서 인지 편향이 바로 그 원인이라고 설명한다. 편향은 인간이 현실을 지각하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왜곡 현상이다.
이 개념은 심리학자이면서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대니얼 카너먼 교수가 주장한 개념이다. 그에 따르면, 인간은 자신은 논리적이고 합리적인 결정을 한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는 직관에 따라 판단하는 존재이다. 사람들은 보통 ‘확률이나 이론 같은 합리적 이성을 통해 판단’하기보다는 ‘경험이나 직관으로 어림짐작해 가장 그럴듯해 보이는 것을 선택’한다는 것이다. 직관적인 사고는 일상적인 사건의 처리에 능숙하고 단기적인 예측에서는 대부분 정확하지만 특정 상황에서는 왜곡된 사고, 즉 편향을 낳는다는 것이다.
실제로 우리는 수많은 편향적 사고에 묻혀 산다. 그럼에도 ‘나는 논리적이고 합리적으로 사고하는 사람이며, 나의 판단과 결정은 늘 합리적이고 이성적이며, 내 주장이나 내 생각은 옳다’라고 믿고 산다. 심지어는 ‘내 생각만 옳다’라고 믿고 산다. 그래서 정치적.종교적 골수 진보, 골수 보수가 생긴다. 이를 극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 책은 행동심리학과 인지심리학에서 강조하는 인생을 바꿀 수도 있는 치명적인 생각의 왜곡 현상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하면서 사람들이 시시때때로 저지르는 실수를 극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려준다. 해당 편향 개념을 이해하기 쉽도록 ‘정의’코너를 개념설명이 시작되는 곳에 따로 배치하는 것은 물론 연관 편향개념을 비교할 수 있도록 ‘참고항목’을 글의 말미에 따로 정리했다. 심리학자들이 편향 사례를 밝혀내기 위해 실시했던 실험과 해당 편향이 적용되는 사례도 풍부하게 담았다. 또 최근 사회 변화에서 관찰되는 편향을 추려서 편향적 사고가 얼마나 자주 일어나며 일상생활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도 확인시켜 준다.
-올바른 결정을 위해 알아야 할 생각의 함정들
책은 4부로 구성되었는데, 1부는 우리의 판단과 행동에 영향을 주는 편향 사례를 제시한다. 쉽게 떠오르는 정보를 토대로 특정 사건의 가능성을 추론하는 가용성 휴리스틱, 처음 입력한 정보를 기준으로 판단을 내리는 기준점 설정 휴리스틱, 잘 모르는 것인데 안다고 생각하는 확증 편향 등 42개 편향이 포함됐다.
과거에 내렸던 이성적인 판단을 바탕으로 비이성적인 결정을 내리거나, 과거의 행동을 합리화하려고 비이성적인 결정을 내리는 것을 말한다. 과거에 매달리는 특징을 강조해 헌신 편향이라고도 한다. 베트남 전쟁, 이라크 전쟁 등 전쟁을 더 이상 합리화할 수 없는 상황에서도 전쟁을 계속하려는 전쟁 찬성론자들이 바로 이런 편향에 빠진 경우다.
위안부 문제를 대하는 일본의 태도 또한 대표적인 비이성적 상승효과 편향으로 설명된다. 위안부 문제를 인정하고 사과하기보다는 과거에 내린 결정을 정당화하는 데만 매달려 현실을 바로 보지 못한다.
SOLUTION! 비이성적 상승효과에서 벗어나려면 자신이 지나치게 과거에 매달리는 것은 아닌지 돌아봐야 한다. 과거의 행동을 합리화하는 것보다 지금 합리적인 결정을 내리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사실에 집중하면 현명한 선택을 할 수 있게 된다.
2부는 우리의 신념에 영향을 주는 편향과 그로 인한 여러 오류를 설명한다. 불확실한 미래 예측에 대한 전문가들의 과도한 자신감, 몇 가지 제한적인 정보를 조합하여 개연성 있는 이야기를 만들어내고 그것을 믿어버리는 이야기 모델 편향, 자신의 신념과 다른 행동을 하고는 그 선택을 합리화하려고 신념을 바꾸어버리는 인지부조화 등 23개 편향이 포함됐다.
자신의 믿음이나 이론에 반하는 사실을 회피하려고 임시방편으로 그럴듯한 가설을 만들어 설명하는 것을 말한다. 생활 속에서 땜질식 가설 편향을 가장 쉽게 볼 수 있는 곳은 점집이다. 점쟁이는 모든 것을 다 아는 듯이 말하지만, 그들의 예측이 틀리면 정성이 부족했다거나 부정이 탔다거나 조상 중 얼어 죽은 사람에게 제사를 지내지 않아서 그렇다 등등 갖은 구실을 대며 새기 시작하는 구멍에 땜질을 한다. 그렇게 설명할 수 있었다면 일을 그르치기 전에 왜 먼저 말하지 않았을까? 이렇게 질문하면 점쟁이는 ‘천기누설 죄’ 운운하며 그에 맞는 구실을 또 내놓는다.
SOLUTION! 점쟁이에게 흔들려 다시 복채를 꺼내고 있다면 자기가 믿고 싶어 하는 대로 정보를 처리하는 ‘확증 편향’에 빠진 것은 아닌지 생각해야 한다. 점쟁이는 이미 당신의 마음을 읽고 당신이 듣고 싶어 하는 그럴듯한 말만 늘어놓고 있을 가능성도 있다.
3부는 인간관계나 조직 행동에 영향을 주는 편향을 소개한다. 실력이 부족한 사람일수록 자신을 과대평가해서 자신 있게 과제 해결에 달려들고, 실력이 좋은 사람은 오히려 자신을 과소평가해서 소극적으로 나서는 더닝 크루거 효과, 완벽한 사람보다 실수나 약간 부족함이 있는 사람을 더 호감 있게 보는 실수 효과, 내가 속한 집단과 타인 집단을 평가할 때 다른 잣대가 적용되는 집단 간 표현 차이 편향 등 21개 편향을 다루었다.
<좀 모자란 듯한 김대리가 더 예뻐 보이더라_실수 효과>
얼마 전 마케팅 팀으로 옮겨온 김대리. 가져오는 서류에는 꼭 오타가 있고, 전화번호를 착각해서 엉뚱한 거래처에 전화하기도 하며, 바쁘게 사무실을 돌아다닐 때에는 발이 꼬여 넘어지기 일쑤다. 그런데 마케팅 팀 사람들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