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제공 책 소개
“술이 깨고 나서 처음 바라본 당신의 얼굴이
온통 내 세상 같다”
펼치는 곳마다 인생의 한 페이지를 만날 수 있는 새로운 시적 경험
국내 최초의 시(詩) 큐레이션 앱 ‘시요일’이 엄선한 시선집 『잔을 부딪치는 것이 도움이 될 거야』가 ㈜미디어창비에서 출간되었다. 허수경, 기형도부터 이제니, 손미까지 오래도록 읽히며 앞으로도 사랑받을 시인들의 시에는 저마다의 필치로 써 내려간 ‘술’이 담겨 있다. 여기에는 그간 많은 시가 노래한 사랑과 이별(“술이 깨고 나서 처음 바라본 당신의 얼굴이 온통 내 세상 같다”_박준 「당신이라는 세상」)을 포함해 기쁨과 슬픔(“모든 추억은 쉴 곳을 잃었네/나 그 술집에서 흐느꼈네”_기형도 「그집 앞」), 좌절과 위로(”잔은 또 그렇게 차오를 테지/댓잎에 빙의된 바람도 자리를 찾아 고된 몸살을 다독일 테지“_박소란 「기침을 하며 떠도는 귀신이」)의 목소리가 복합적으로 담겨 있다. 일상에서 술은 현실 도피의 도구이기도 하지만, 다양한 삶의 이면을 엿볼 수 있는 중요한 매개이기도 하다. 그래서 술에 대한 시를 담은 이 책은 어디를 펼쳐도 인생의 한 페이지를 만나게 하는 동시에 한 편 한 편 마음 깊숙이 자리 잡는 시적 감동을 안겨준다.
곁에 두고 싶은 시와 술
“인생은 나에게/술 한잔 사주지 않았다”_정호승 「술 한잔」
“당신이라는 말 참 좋지요, 그래서 불러봅니다”_허수경 「혼자 가는 먼 집」
1인 가구가 늘어나고 소확행을 추구하는 시대에 ‘혼술’은 트렌드를 넘어 일상이 되었다. 시 속에 담긴 술을 음미해보는 것은, 곧 곁에 두고 싶은 무언가에 ‘시’를 새롭게 추가한다는 걸 의미한다. 시가 익숙한 이에겐 편안함을, 시가 낯선 이에겐 새로운 설렘을 안겨주는 이 시선집은 전에 없던 따뜻하고 기분 좋은 독서의 경험을 선물해줄 것이다.
여기에 늘 가까이하고 싶은 친구처럼 정겹고 친근한 ‘맥주’를 표지에 실었다. 언제고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술처럼, 이 책 또한 독자들이 쉽게 펼치며 시를 기쁜 마음으로 마주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한 주에 한 편, 주력(週曆)이자 주력(酒曆)
“누군가에게 아름다운 기적이 일어나서/물과 포도주로 들판을 분할했다”_진은영 「기적」
“이제 술 취하지 않는다면/사람들아 그 많은 날들의 서러운 그리움을, 저 불어오는/바람을 어쩌란 말이냐”
_박남준 「흔들리는 나」
술과는 오래전부터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였던 문학, 그중에서도 시는 술과 곁들여 흥취를 돋우기에 더할 나위 없는 짝이었다. 그렇기에 시요일 기획위원(박신규 박준 신미나)들만의 예리하고 깊은 감수성으로 포착한 52편의 시는 세대와 장소를 넘나들며 다양하게 존재해왔던 술을 노래한 시의 정수(精髓)만을 독자들에게 전한다.
엄선된 시 한 편 한 편이 독자들의 삶에 더 깊숙이 자리 잡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커버 뒷면에는 한 주에 시 한 구절을 만날 수 있는 ‘2020년 주간 달력’을 수록했다. 술의 종류가 직접적으로 등장하는 시의 경우에는 구절 옆에 맥주나 소주, 와인과 전통술 이미지를 추가하여 재미를 더했다. 주력(週曆)이자 주력(酒曆)이기도 한 캘린더를 통해, 매주 만나게 되는 시 한 편과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 독자들에겐 맑은 정신으로 시에 취하는 첫 경험이 될 것이다.
작품 수록 시인(가나다 순)
고재종 기형도 김경미 김사인 김소연 김언 김영승 김종삼 김중일 도종환 문태준 박규리 박남준 박라연 박소란 박시하 박용래 박인환 박준 박형준 백석 서효인 손미 신경림 신동엽 안현미 오장환 유진목 이경림 이근화 이면우 이문재 이백 이병률 이상국 이생진 이수명 이시영 이영광 이정록 이정보 이제니 이현승 이현호 장석남 전겸익 정지용 정현종 정호승 진은영 천양희 허수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