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이 세상의 후렴이 될 때

이서영 · 에세이
180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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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2021 2123 1488 2012 1987 2018 2020 1953 2019 re:2021 2017 re 2022 2023 re

출판사 제공 책 소개

역사라는 고전, 한 권으로 수렴되는 삶 이 책은 역사를 '한 권의 책'이라는 개념으로 상정하며, 그것이 고전(공적 기록)과 일기(사적 기록) 중에 어느 쪽에 가까워질지 묻는 일종의 시뮬레이션이다. 비선형적으로 배치된 일기, 픽션이 되고자 하는 파편들, 각종 예술 장르에 대한 비평적 에세이 등 다양한 기록이 우발적으로 담긴 이 책은 지역의 역사적 인물과 공간을 함께 경유하며 로컬과 픽션, 다양한 글쓰기 장르의 경계를 묻는다. 무엇보다 이러한 형식 실험 안에는 총 일곱 편의 시가 포에트리 인덱스(poetry index)라는 이름으로 개입된다. 과연 시라는 장르는 이 책의 어떤 주석이 되어 기능하게 될까? 포에트리 인덱스(poetry index). 이 책에서 일컫는 포에트리 인덱스(poetry index)란 역사의 특정한 구간에서 시적 형태를 얻어 개입하는 텍스트를 뜻한다. 이것은 저자가 직접 고안해낸 명칭이자, 새로운 장르 양식이다. 이것은 한 권의 시집이라는 물성 안에서 가지런히 배치된 시를 뜻하는 것이 아니라, 범람하는 텍스트 사이로 각주처럼 개입하는 시를 뜻한다. 따라서 이 책에 게재되는 시들은 목차로 구분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장르의 글들 속에 불쑥 개입하듯 나타난다. 마치 예술이라는 후렴이 역사라는 음악 안에서 반복적으로 울려 퍼지는 것처럼. 우리라는 인칭 안에서 한 편의 시는 역사로부터의 휴식처가 된다. 그것은 유일한 시공간이라는 점에서, 즉 자기만의 영토와 목소리, 독보적인 문양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일종의 로컬과도 같다. 하지만 시인은 결국, 다음의 시를 위해 울타리를 스스로 해체하고, 분쇄해야 하는 국면에 처한다. 이것은 떠나고 머물기를 반복하는 우리의 삶의 리듬과도 닮아있는 모습일 것이다. 결국 한 편의 시에 대한 고민은 내가 속한 바운더리에 대한 고민이며, 인칭에 대한 고민이다. 그러니 ‘우리’라는 인칭을 확장해보자. 대상이라는 것은 언제나 멀고도 가까운 것이다. 이 책은 ‘우리’라는 말로, 혹은 동료라는 이름으로 묶을 수 있는 대상들을 다양한 바운더리 안팎에 두고 사유한다. 또한 ‘우리’라는 말 안에서 자유롭게 떠나고 머무는 방식을 고민한다. 최초의 공동체인 가족들과 친구들, 현재 직장으로 두고 있는 ‘광주극장’의 동료들, 오랫동안 함께 독립무크지를 만들어왔던 문학동인 ‘공통점’, 다양한 방식으로 함께 해왔던 동료예술가들을 비롯해 광주라는 지역공동체가 아우를 수 있는 ‘우리’의 범위를 묻는다. 이곳의 하루와 저곳의 하루, 자유롭게 닿아보기 무엇보다 ‘동료’의 범위를 새롭게 제시하기로 한다. 이 책에서의 동료는 현재의 시공간에서 함께 하는 눈앞의 대상들을 넘어서서, 나의 핵심을 믿고 맡길 수 있는 이들-혹은 내가 빌려오고 싶은 몸 그 자체를 가리킨다. 작가는 동료를 모색하는 과정 안에서 시문학파의 용아 박용철 시인, 『표해록』 을 저술한 조선시대 인물 최부, 남종화의 대가 의재 허백련을 비롯하여 광주의 역사적 인물들, 혹은 더 멀리 있는 예술가와 기록자들을 경유한다. 우리는 독서라는 행위로 이 시뮬레이션에 기꺼이 합류할 수 있다. 우리에게 주어진 이 흥미로운 시간성을 함께 탐사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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