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제공 책 소개

◆ 근대의 정치적 주체는 어떻게 장애인을 타자화하며 탄생했는가 ◆ 신경다양성을 비롯한 인간 다양성 논의에 장애가 기여할 수 있는 측면은 무엇인가 ◆ 인간과 환경의 상호작용에 위치한 것으로서의 장애에 대한 이해를 위해 『장애의 정치학을 위하여』는 다양한 성향의 정치이론가들이 왜 장애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지에 대한 강력한 사례를 제시한다. 이 책은 장애 연구에 이미 정통한 학자뿐만 아니라 이 분야를 처음 접하는 사람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내용을 담고 있다. - 앤 해퍼넌(미시건 대학교) 정치사상의 역사는 장애에 대한 비하적 정의와 시민권 및 권리에 대한 [장애인] 배제적 이해 사이에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음을 보여 준다. - 바버라 아네일, 낸시 J. 허시먼, 1장 중에서 그렇지만 아직, 우리의 작업은 완수되지 않았다. 페미니스트들이 오랫동안 주장해 왔고 이 책의 저자들 또한 논하고 있는 것처럼, ‘돌봄을 좀 더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별도의 범주로 다루어지지 않을 때, 그 밖의 모든 이들과 다르지 않은 것으로 여겨질 때, 실질적인 승리가 다가올 것이다. - 데버라 스톤, 서문 중에서 우리는 모두 장애인이다 장애는 인종, 연령, 종교, 민족성, 국적, 계급, 젠더, 직업을 불문하고 전 세계의 모든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친다. 간단히 말해, 내 주변 사람들 대여섯 명 가운데 한 명은 장애인인 것이다. 우리가 장애인의 가족 구성원, 특히 손자나 조부모까지 포함시키고, 장애에 의해 밀접하게 영향을 받는 사람들까지 더하면, 장애와 관련된 사람들의 수는 더 늘어난다. 더욱이 전 세계적인 인구 고령화와 더불어 장애출현율 역시 증가하고 있으며, 그에 따라 장애는 직접적으로 이를 경험하지 않은 사람들에게도 영향을 미치는 하나의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 본문 중에서 장애학은 역사학, 철학, 문학, 사회학 등의 영역에서 지난 수십 년 동안 왕성하게 발전해 왔지만, 전반적으로 보자면 정치이론과 정치학은 이를 따라잡지 못하고 뒤처져 있었다. 이 개척적인 저작집은 장애와 관련된 쟁점들을 정치이론의 접근법에서 본격적으로 다룬 최초의 책이라 할 수 있다. 『장애의 정치학을 위하여』는 홉스에서부터 로크, 칸트, 롤스, 아렌트에 이르기까지 정치사상과 정치이론에서 권위 있는 인물들의 주요 저작을 통해 장애를 역사적으로 분석할 뿐만 아니라, 장애가 자유, 권력, 정의와 같은 자유민주주의의 핵심 개념들을 정의하는 데 어떻게 활용되어 왔으며, 또한 이를 통해 근대적인 정치적 주체가 장애인들을 배제한 채 어떻게 비장애인 중심적으로 구성되었는지를 밝히고 있다. 『장애의 정치학을 위하여』는 장애학에 새로운 학문적 틀을 도입하는 동시에, 정치이론의 새로운 주제에 대한 광범위한 개론을 독자들에게 제공한다. 정치적인 것으로서의 장애 정치이론가들이 그들의 분석 작업에서 장애를 주요 관심사로 삼아야 할 실질적인 이유들이 존재한다. 자유주의 또는 민주주의 이론에 관여하고 있는 이들은 ‘시민권’이나 ‘인격’에 대한 자신들의 분석을 뒷받침하기 위해 대개 ‘이성’과 ‘능력’ 같은 개념들에 의존하고 있는데, 정의상 그런 개념들은 일정한 수의 장애인들을 해당 범주에서 배제하게 된다. - 본문 중에서 역사적으로 장애에 대한 정의는 시기에 따라, 또 지역에 따라 다양하게 내려졌으며, 또한 사회적·정치적 요구와 필요에 따라 달라졌다. 이런 측면에서, 이 책 1장에서 설명하고 있듯, 장애는 무엇보다 먼저 개인의 몸에서 나타나는 손상/결함(장애에 대한 의료적 모델)으로 정의되었다. 이 같은 관점에서 장애는 신의 징벌이거나, 개인적 불운(불행)의 차원으로 환원되었고, 장애인은 사회적·정치적 차원에서 비장애인과 동등한 위치에 있지 않은 열등한 존재로 간주되었다. 이후 1970년대 중반 이후로부터, 이 같은 의료적 모델에서 벗어나, 장애가 사회적·환경적 장벽의 문제에서 기인하는, 따라서 공공 정책을 통해 해소 가능한 문제로 인식되어 왔다. 장애에 대한 이 같은 사회적 모델은 장애가 그 자체로 사회적·정치적 차원의 문제라는 인식이 점점 더 늘어났음을 보여 준다. 이런 흐름은 장애에 대한 정의가 개인이 경험하는 신체적·정신적 문제뿐만 아니라, 그 자체로 사회적·정치적 차원과 매우 밀접히 관련되어 있으며, 오늘날에는 장애에 대한 정의가 사회적 재화(가치)나 복지의 권위적 배분과 맞물려 있음을 생생하게 보여 준다(실제로, 한국에서 알코올의존증, 암 등은 장애로 정의되지 않는다. 하지만, 미국에서는 2017년 이후 장애로 인정된다). 그렇다고, 장애를 사회적·정치적 차원으로 환원할 수는 없다. 외려 이 같은 환원은 치료나 재활, 특정 기술(말하자면, 장애가 있는 개인들이 더 넓은 사회에 잘 참여할 수 있도록 해주는)을 과도하게 특권화함으로써, 장애인을 더욱 주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장애를 사회적·정치적으로만 구성하는 것은 장애를 비실제적인 것으로 상정함으로써, 장애인들을 비실체화하고, 그들의 고유한 정체성을 부정하게 될 수도 있다. 『장애의 정치학을 위하여』는 장애를 바라보는 의료적 모델과 사회적 모델의 역사적 변화 과정을 살피고, 최근 등장하고 있는 신체와 환경의 상호작용적 관점에서 장애의 문제를 바라보는 것이 왜 중요한지를 역설한다. 이와 관련해, 특히 1장 「정치이론과 국제적 관행에서의 장애」의 논의들은, 장애에 대한 상호작용적 이해가 장애 인권 관련 국제기구와 문서에서 먼저 등장했던 반면, 정치이론은 이 같은 변화와 흐름에 뒤처져 있는 현실이고, 이에 따라 정치이론이 외려 장애를 만들어 내는 언어적 환경의 일부로 작동하고 있다는 것 ― 부정적인 언어(결함 같은)의 사용과 장애에 대한 귀속적 원인(불운, 불행 같은)의 상정을 통해서 ― 은 아닌지 묻고 있다. 나아가, 이런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정치이론이 평등과 자유라는 핵심 개념에 대한 재정의를 통해서, 시민권에 대한 그 자신의 이해 속으로 장애인을 완전히 포함하는 긴 여정을 시작할 수 있기를 촉구한다. 장애를 만들어 내는 언어적 환경의 일부로서 정치이론 만일 자연의 정상적인 경로에서 벗어나 발생한 결함을 지니게 되면, 어느 누구도 그처럼 성숙한 정도의 이성에는 도달할 수 없으며, 그런 이유로 그는 아마도 법을 알 수 없을 것이다. … 그는 결코 자유인일 수 없으며, 결코 자신의 의지대로 처신하도록 허용될 수 없다. … 그리고 그와 같은 정신이상자와 백치는 결코 부모의 통치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없다. - 존 로크, 『통치론』 중에서 우리는 공정한 협력 시스템으로서의 사회라는 개념에서 시작하기를 원하기 때문에, 시민으로서의 인격체들은 정상적이고 충분히 협력적인 사회 구성원이 될 수 있는 모든 능력을 지닌다고 상정한다. … 우리의 목적을 위해 여기서 나는, 통상적인 의미에서 볼 때 정상적이고 충분히 협력적인 사회 구성원이 될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한, 영구적인 신체적 장애와 정신적 장애를 지닌 이들은 제쳐 둔다. - 존 롤스, 『정의론』 중에서 『장애의 정치학을 위하여』는 오늘날 자유민주주의적 가치의 근간을 설정한 중요한 정치사상의 고전들 역시 근대의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비장애인 주체를 정의하기 위해, 장애인에 대한 정의를 활용해 왔으며, 이를 통해 비장애인들을 정치적 주체에서 배제해 왔음을 명쾌하게 보여 주고 있다. 이런 비장애중심적 정치이론에서 장애인은 사회적 분업과 협력을 불가능하게 하는 존재로 간주되어 사회적·정치적 주체에서 배제되었다. 말하자면, 3장 「롤스의 정의론에서 장애의 부인과 그의 비판가들」에서 지적하듯, 롤스의 경우, 일차적으로 도덕적 행위 주체의 ‘정상적인’ 지적 능력에 대한 한계를 설정하기 위해 장애를 소환한 후, 이차적으로 사회 성원권과 정의에 대한 요구권에서 장애인을 배제하는데, 이 같은 ‘이중적 부인’(도덕적 행위 주체에 대한 부인, 사회 성원에 대한 부인)을 통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