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농, 느림과 기다림의 철학

쓰지 신이치님 외 1명
260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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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역자

목차

한국어판 서문 5 들어가며 | 쓰지 신이치 9 제1부 아름다운 삶을 찾아서 전쟁과 가족 23 어린 시절 32 농가의 후계자가 되다 40 예술가가 되고 싶다 44 미추의 구별을 익히다 53 자연농을 반대하신 어머니 59 자신의 방식으로 자연농에 몰두하다 69 돈은 나중에 저절로 따라온다 83 아이의 탄생 88 제2부 자연농은 생명의 길 흙은 생명의 역사 100 “갈지 않는 것”이 은혜를 부른다 113 훌륭하게 살아간다 122 족함을 아는 삶 134 100퍼센트 자력, 100퍼센트 타력 147 생명의 길을 벗어나지 않는다 158 생명의 길, 사람의 길, 자기 길을 살아간다 166 자신의 주인이 되다 168 고립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172 행복은 어디에 있는 걸까? 179 제3부 대답은 여기에 한방의료와 질병으로부터의 자립 186 강함, 약함 그리고 질병 195 내팽개치지 말고 207 자기 몫을 살아가다 216 다시금, 강함과 약함에 대하여 222 사는 것도 죽는 것도 생명의 영위로부터 232 젊은이여, 답은 네 안에 있다 238 자연농이라는 삶 246 마치며 | 가와구치 요시카즈 251 역자 후기 | “자연농”과 문화인류학의 만남 255

출판사 제공 책 소개

자연농의 대가와 문화인류학자가 땅을 갈지 않고, 농약을 치지 않고, 비료를 주지 않는 자연농의 삶을 통해 자연 속에서, 자연과 함께, 자연의 친구로서 살며 자연이란 무엇인가, 사람이란 무엇인가, 사회란 무엇인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다! 화학에서 자연으로, 질병에서 건강으로, 추악함에서 아름다움으로, 인공에서 자연으로, 자멸에서 상생으로, 거대 세계에서 지역 사회로, 대전환의 시대에 다가온 새로운 삶의 방식, 자연농! 자연농의 대가와 문화인류학자가 만나다 이 책은 자연농의 대가 가와구치 요시카즈와 문화인류학자이자 환경운동가인 쓰지 신이치의 대담을 엮은 책이다. 쓰지 신이치는 국내에 느림, 작음, 소박함을 통해 현대 자본주의를 반성하고 자연과 인간, 인간과 인간의 관계를 재설정하는 “슬로라이프”로 잘 알려져 있다. 그는 근대화 과정 속에서 “자연의 일부로서의 인간”이라는 인간관을 상실하고, 자연을 그저 “외부 환경”이나 “자원”으로 이해하고 착취하는 것에 강력한 문제 제기를 해왔다. 자연과 인간의 분리에서 시작된 근대화는 자연을 파괴하고 사회를 황폐하게 하고, 인간을 종합적 생활인에서 단순한 소비자로 전락시켰다. 그는 그 치유 방법으로 현지에서 생산한 먹을거리를 지역에서 소비함으로써 지역 사회를 지탱하게 하고, 생산자와 소비자의 거리를 좁히고 유대를 강화하는 지역 사회 속의 삶의 방식을 주장해왔다. 가와구치 요시카즈는 무농약, 무제초, 무경작(밭을 갈지 않음)의 자연농 원칙을 농업에 적용하여 하늘과 땅과 사람의 관계 단절을 근본적으로 반성하고 새로운 삶의 방식의 가능성을 연 자연농의 대가이자 구루로 알려져 있다. 쓰지 와 마찬가지로 그는 자연과 더불어 사는 삶, 자연 속에서 사는 삶, 자연을 통해 이해하는 삶, 자연의 일부로 자연을 거스르지 않는 삶을 살아가며 자신의 한계를 깨닫고 탐욕과 추악함으로부터 해방되어 진정한 풍요로움과 행복함, 평화로움을 만끽하는 삶을 고민해왔다. 따라서 뜻을 같이 하는 두 사람이 만나 머리를 맞대고 고민을 나누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두 사람이 만나 나눈 말들은 결코 소박하고 겸손하거나 자화자찬식 대화가 아니었다. 자연농의 개념과 의미, 예술론, 삶과 죽음, 지구와 인간, 생태계, 공존과 상생, 현대 사회에 대한 비판을 넘나들며 대전환기의 새로운 삶의 양식에 대해 진지하게 나누었던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책은 자연농 매뉴얼이 아니라 자연농을 통해 본 삶과 문화의 반성과 통찰로 이루어져 있다. 가와구치 요시카즈, 자연스레 자연농의 삶을 택하다 가와구치 요시카즈는 2차 대전 후의 궁핍한 농촌에서 유년 시절을 보냈다. 비록 생활은 어려웠지만, 자연과 더불어 살면서 자연 속의 삶에 대한 근원적인 감각을 익혔다. 그는 고등학교로 진학하지 못하고 생활의 현장으로 나설 수밖에 없었지만, 학업과 예술에 대한 갈증을 이기지 못해서 야간 고등학교를 다니기도 하고 미술 공부를 하기도 했다. 농부라는 현실과 예술가라는 꿈 사이의 괴리와 열등감에 괴로워하다 그는 마침내 자신이 그린 그림들이 자기현시욕과 집착으로 가득 차 있으며 추하다는 것을 발견하였는데, 이로 인하여 예술에서뿐만이 아니라 현대 사회에 대한 미추의 분별력이 생기게 되었다. 현대 예술뿐만이 아니라 사회 자체가 집착과 탐욕, 자기현시와 자기착취라는 추악함에 빠져 있음을 발견하게 된 것이다. 한편 그는 무분별한 농약 사용으로 인해 간이 손상되는 등 최악의 건강 상태에 빠졌는데, 이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레 자연농이라는 농업 방식을 택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것이 단순한 농업 방식 중의 하나가 아니라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는 삶의 한 방식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 것이다. 그에게 농업이란 현대 사회의 추악함을 버리고 자연의 아름다움을 깨닫는 과정이며, 가장 아름다운 것에 종사하는 기쁨을 누리는 행위인 것이다. 자연농, 생명의 길, 사람의 길, 자기 자신의 길 가와구치 자연농의 특징은 농약을 치지 않고, 비료를 주지 않고, 최소한의 행위를 빼고는 제초를 하지 않으며, 밭을 갈지 않는 것에 있다. 그는 쓰지 신이치와 마찬가지로 관행농과 유기농이라는 산업으로서의 현대식 농업은 “10의 에너지를 투입하여 1의 결과를 얻는 행위”이며 자연 안에서 영위하는 삶이 아니라 자연을 대상으로 하여 이익을 극대화하는 산업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 대규모 생산을 위해서 또는 높은 부가가치를 실현하기 위하여 하는 농업은 자연과 조화로움을 이루며 아름답고 행복하게 사는 행위가 아닌, 자연과 인간 스스로를 대상화하고 파괴하는 행위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삶으로서의 농업이 아닌 산업으로서의 농업 또한 다른 제조업이나 금융업과 마찬가지로 인간을 생활인에서 이익 실현의 도구인 소비자로 전락하게 만들고 진정한 풍요로움과 행복을 없애고 있다고 진단한다. 그가 밭을 갈지 않는 것은 지극히 분명하고 단순한 이유에서다. 땅은 갈면 갈수록 더욱 딱딱해져 식물이 쉽게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잘 자랄 수 없기 때문이다. 땅이 딱딱해지면 부드러운 흙, 식물, 미생물, 바람, 공기, 햇빛이 모두 조화를 이루며 서로를 나누며 성장하는 자연 상태가 파괴되기 때문이다. 인간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제초하고, 농약을 뿌리고, 비료를 주고, 다시 땅을 가는 악순환에 빠지게 된 것이다. 뺄셈으로 이루어진 새로운 삶의 방식으로서의 자연농 문화를 뜻하는 영어 Culture와 경작하다(Cultivate)가 같은 어원을 갖는 것을 되새겨 본다면, 경작을 부정하는 자연농은 분명 새로운 삶의 방식(way of life), 즉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내는 모델이자 키워드가 될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전혀 새로운 실험이나 상상이 아니다. 이미 오래전부터 있던 삶의 흐름인 것이다. 옛날 유럽인들이 막대기로 구멍을 뚫어 옥수수를 심는 아메리카 대륙의 선주민들의 농업을 보고 “디거(Digger)”라 부르고 밭을 갈지 않는다며 경멸했지만, 선주민들은 거꾸로 유럽인들을 전혀 이해하지 못한 데에서도 그 흐름을 찾아볼 수가 있다. 유럽인들이야말로 눈앞의 효율성이나 일시적인 수확량에 집착하기 때문이었다. 자연농은 자신의 생명과 생활을 자연에 맡겨두고, 그 대답을 기다리며, 그 속에서 사는 삶의 한 방식이다. 땅을 갈고 농약과 비료를 뿌려 생산의 극대화를 노리는 행위를 빼버림으로써 자연과 인간 모두에게 무익하고 손해를 끼치는 행위를 중지하고 자신의 생명을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면서 다른 생명을 온전히 지켜내는 대안적 삶이라 할 수 있다. 즉 자연농의 삶이란 아름답고 풍요로운 자연 안에서 평화롭고 아름답고 풍성하게 살아가는 것이다. 대기업 중심의 현대 비즈니스에서 지역 사회의 자립 경제를 위하여 자연농을 자연과 인류를 구하는 삶의 방식으로 이해하는 가와구치는 모든 사람이 당장 모든 직업과 하는 일을 버리고 자연농의 삶으로 뛰어들라고 말하지 않는다. 심지어 그는 자연농에 특출한 재능을 보이는 젊은이에게 자연농을 하지 말 것을 권하기까지 한다. 쓰지 신이치와 마찬가지로 그가 진정으로 바라는 것은 자연, 삶, 죽음, 문화, 사회를 자연농이라는 모델을 통해서 새롭게 이해함으로써 느림과 기다림을 받아들이고, 탐욕과 집착을 빼버리고, 공존과 상생을 추구하는 자연농적 삶을 사는 것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먹을것의 자립, 지역 경제의 자립, 생산자와 소비자의 연대 강화, 건강한 음식을 통한 건강한 삶으로 나아갈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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