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판 서문
서문
제1장 향연에의 초대
제2장 숭고
제3장 공포와 자유
제4장 순교와 자살 테러
제5장 죽음을 사는 자
제6장 희생양
옮긴이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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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스러운 테러
테리 이글턴 · 인문학
248p

영국의 마르크시즘 문학비평가 테리 이글턴이 신화와 프로이트, 서구의 다양한 문학작품을 원용하여 서구 문명사에서의 테러를 고찰하면서 9.11 이후 미국의 대응을 비판적으로 바라보고 있는 저작. 이글턴은 테러를 단지 비이성적인 행위로 이해한다면 적을 이길 수 없음을 명시하면서, 의미를 하나하나 파헤친다. 지은이는 테러의 원리를 설명하기 위해 신과 자유, 또는 숭고와 같은 서구 문명사를 이해하는 데 핵심이 되었던 개념들을 하나하나 살펴 나간다. 언뜻 보면 테러와는 거리가 먼 것 같지만, 이들 개념 속에는 일종의 '양가성'이 숨어 있다고 이글턴은 판단하고 있다. 그에게 있어 아폴론과 디오니소스, 이성과 비이성, 혹은 문명과 야만은 그 한쪽에만 치우쳐져 생각하고 선악의 잣대로 판단할 것이 아니라 그 모두의 속성을 파악하고 또 동시에 그 안에 숨겨진 위험한 뇌관을 제거키 위해 노력해야 한다. 총 6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글턴 특유의 다채로운 분야를 넘나드는 인용과 지적 탐색, 그리고 사회현상을 보다 근본적으로 파악하려는 노력이 돋보이는 저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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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출판사 제공 책 소개
이글턴은 테러의 원리를 설명하기 위해 신과 자유, 또는 숭고와 같은 서구 문명사를 이해하는 데 핵심이 되었던 개념들을 하나하나 살펴 나간다. 언뜻 보면 테러와는 거리가 먼 것 같지만, 이들 개념 속에는 일종의 ‘양가성’이 숨어 있다. 따뜻하고 부드러운 얼굴 뒤에는 폭력적이고 야만적인 이면이 처음부터 배태되어 있었던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볼 때 문명과 야만은 실로 오랜 적대자이면서 동시에 가까운 이웃이었으며, 인류가 문명 진화와 함께 야만을 휘두를 더욱 세련된 기술들을 발전시켜왔다고도 볼 수 있다.
그는 양가성의 첫 예로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디오니소스와 테세우스 간의 대립을 꼽고 있다. 광적 주신제에 도취된 디오니소스와 그의 신도들을 이성의 이름 아래 폭력적인 방식으로 억압했던 테베의 왕 테세우스는 결국 그 스스로 파멸의 길로 치닫는다. 테세우스의 예는, 아폴론과 디오니소스의 양가성을 적절히 다루었던 그리스인들의 대처 방식과는 사뭇 다른 것일 터이다. 이성(테세우스)과 비이성(디오니소스)의 대립으로 보이기도 하는 이 부딪침이 양산한 것은 결국 파멸에 다름 아니었음을 이글턴은 넌지시 보여주는 것이다.
이후 이글턴은 중세의 신과 근대의 법 개념에도 모두 자비로운 동시에 위협적인 두 얼굴이 들어 있음을 이야기한다. 이 과정에서 그는 법을 단순히 억압적인 거부의 대상으로 파악하는 순진하고 극단적인 좌파들도 비판한다. 단순하게 법을 경멸하는 이들은 합리적인 법 내부에 비이성이 숨 쉴 수 있음은 인정하지만 그 안에 약자를 보호하는 따뜻함도 있다는 사실, 즉 법의 양가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글턴의 맥락을 따라가다 보면, 우리는 아폴론과 디오니소스, 이성과 비이성, 혹은 문명과 야만, 그 어느 한 편도 들 수 없되 그 모두의 면모를 발견하고 이해하게 된다. 즉 문명 내부에 이미 테러가 도출될 만한 뇌관이 장착되어 있으므로 그 뇌관을 제거하는 것, 프로이트의 용어로 말하자면 문명 안에서 그것을 ‘승화’시키는 것이 과제로서 도출되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