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 사람들

콜린 M. 턴불
352p
구매 가능한 곳
content
평가하기
3.5
평균 별점
(5명)
코멘트
더보기

인류학자 콜린 턴불이 깊은 숲속, 피그미들의 세계로 들어가 그들과 함께 살았던 3년 간의 경험을 엮어낸 책. 턴불은 이 책에서 숲을 뜨겁게 사랑하고 필요한 모든 것을 숲에서 얻는 밤부티 피그미의 삶을 이웃마을 풍경처럼 친근하고 생생하게 묘사해냈다. 숲속에 동화되어 살았던 턴불의 글 속에는 ‘피그미1’ 혹은 ‘피그미2’로 추상화된 객체들 대신, ‘켄게’ ‘마시시’ ‘에키안가’ ‘은조보’ 등 자신의 이름을 당당히 드러낸 개인들이 입체적인 모습으로 살아 있었다. 마치 한 편의 문학작품처럼 흥미롭게 진행되는 이 책은 많은 이들의 지적 호기심을 자극하며 베스트셀러가 됐고, 동시에 20세기 중반 이후 인류학의 지형을 완전히 바꿔놓은 기폭제 역할을 한 텍스트로 평가받고 있다.

"우리가 사랑한 마법의 공간"

35주년 기념 재개봉, 극장에서 다시 만나요

왓챠

"우리가 사랑한 마법의 공간"

35주년 기념 재개봉, 극장에서 다시 만나요

왓챠

저자/역자

코멘트

1

목차

1장. 숲속 세계 2장. 발레키미토의 좋은 죽음 3장. 아파 렐로 4장. 숲의 노래 5장. 나쁜 사냥꾼 세푸가 저지른 범죄 6장. 법을 정하는 존재, 숲 7장. 밤부티의 놀이 세상 8장. 죽음의 춤, 몰리모 9장. 마을이라는 세상 10장. 엘리마, 삶의 춤 11장. 켄게의 혼인 12장. 성인식과 마법 13장. 숲속 여행 14장. 바깥세상 15장. 꿈의 세상

출판사 제공 책 소개

평균 신장 140센티미터, 중앙아프리카 열대우림을 누비며 집단생활을 하는 원시 부족……. 지금 우리에게 피그미는 낯선 존재가 아니다. 하지만 20세기 초까지만 해도 사람들은 피그미가 나무 꼭대기를 날아다니거나 자신을 보이지 않게 만드는 능력까지 갖춘 ‘반인半人’이라 믿었다. 13세기 세계 지도에는 괴수의 모습을 한 피그미들이 등장하고, 17세기 해부학자 에드워드 타이슨은 침팬지의 골격을 피그미로 착각해 그들이 절대 인간일 수 없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수많은 인류학자와 탐사 원정대가 아프리카로 떠난 다음에도, 피그미는 여전히 흑인들의 노예로 살아가는 원시인으로 인식됐다. 수천 년 간 숲의 주인으로 살아왔음에도 불구하고 숱한 편견과 오해의 그물에 갇혀 있던 피그미들. 그런 그들을 우리가 지금 그대로의 모습으로 만나게 된 것은 스스로 ‘숲의 아들’이며 ‘피그미의 형제’임을 자처한 한 인류학자의 헌신과 애정이 있었기 때문이다. 숲… 그리고 ‘인간’의 기록 《숲 사람들》은 인류학자 콜린 턴불이 깊은 숲속, 피그미들의 세계로 들어가 그들과 함께 살았던 3년 간의 경험을 엮어낸 책이다. 턴불은 이 책에서 숲을 뜨겁게 사랑하고 필요한 모든 것을 숲에서 얻는 밤부티 피그미의 삶을 이웃마을 풍경처럼 친근하고 생생하게 묘사해냈다. 부족 구성원 전체가 동원되는 밤부티 피그미의 사냥법, 떠돌이 캠프 생활, 사랑과 연애, 그들 고유의 축제 문화까지……. 1961년 이 책이 처음 출간됐을 때 전세계 학계와 출판계는 들썩였다. 최초의 피그미 탐사물이라는 의미를 넘어 이 책 속에는 그동안 학문의 영역에서 철저히 배제되어온 ‘개인의 삶’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관찰과 수치만으로 표기되던 그간의 인류학 연구들을 몇 단계 뛰어넘는 성과였다. 숲속에 동화되어 살았던 턴불의 글 속에는 ‘피그미1’ 혹은 ‘피그미2’로 추상화된 객체들 대신, ‘켄게’ ‘마시시’ ‘에키안가’ ‘은조보’ 등 자신의 이름을 당당히 드러낸 개인들이 입체적인 모습으로 살아 있었다. 마치 한 편의 문학작품처럼 흥미롭게 진행되는《숲 사람들》은 독자들의 지적 호기심을 자극하며 단번에 베스트셀러가 됐고, 20세기 중반 이후 인류학의 지형을 완전히 바꿔놓은 기폭제 역할을 했다. 세 번에 걸친 탐험 옥스퍼드에서 인류학을 공부하던 콜린 턴불은 1951년, 호기심으로 떠난 아프리카 탐사여행에서 콩고 이투리 숲에 사는 밤부티 피그미와 처음으로 만났다. 1954년 두 번째로 아프리카를 찾았을 때 턴불은 밤부티 피그미를 따라 숲으로 들어갔고, 그때까지 알려져 있던 피그미에 대한 정보가 완전히 엉터리였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동안 흑인 부족의 노예처럼 인식돼왔지만, 턴불이 보기에 오히려 그 관계를 약삭빠르게 이용하고 있는 쪽은 피그미였다. 마을 흑인과 잘 지내야 농작물을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기에 종종 그들의 마을로 내려오기는 해도 때가 되면 모든 걸 훌훌 털고 숲으로 돌아가버리는 피그미. 그들이 언제 마을로 내려오고 숲으로 돌아갈지 짐작조차 못하는 흑인들이 어떻게 주인일 수 있단 말인가. 두 번째 탐험 때 밤부티 피그미들의 성년식을 참관하고 그들로부터 이마와 눈 위에 ‘숲의 일부’가 되는 표식을 얻었던 턴불은 1956년 다시 이투리 숲 에풀루로 돌아갔다. 그에겐 숙제가 있었다. 숲속 사람들을 지금 모습으로 만들어준 것이 무엇인지, 주변 흑인 부족과 그토록 다른 이유는 무엇인지, 마을에서는 흑인들의 생활 방식을 잘 따르다가도 막상 숲으로 돌아갈 때는 아무 미련 없이 그 방식을 내던지는 까닭이 무엇인지 알고 싶었다. 마침내 그는 함께 취재할 연구원이나 장비도 없이 달랑 혼자 몸으로 깊은 숲속 피그미들의 터전으로 들어갔다. 문명 세계와 완전히 등진 채, 피그미와 함께 오두막을 짓고 그곳에서 먹고 자고 사냥하는 생활이 시작되었다. 숲속 피그미 세계의 한복판에서 턴불이 2년 만에 옥스퍼드에서 에풀루로 돌아왔을 때, 피그미들은 흑인 마을에 있었다. 동물 우리나 모텔에서 일하며 돈을 받는 피그미들의 모습이 낯설었지만, 모케 노인은 자신들이 곧 숲으로 돌아갈 거라며 그를 안심시켜주었다. “그곳이 우리가 속한 곳이지. 곧 돌아가야 해. 우리는 숲을 떠날 수 없거든.” 실제로 그랬다. 피그미들은 곧 짐을 꾸렸고, 저자는 발빠른 피그미들과 함께 영양이나 버펄로가 만든 작은 길을 따라 숲속의 새로운 캠프 ‘아파 렐로’에 도착했다. 그는 오두막에 사용할 몬곤고 잎사귀를 직접 따 날랐고, 오두막에서 오두막으로 전해지는 다정한 수다를 들으며 잠이 들었다. 간혹 무리들끼리 불협화음을 내기도 했지만, 숲속 생활은 충만하고 즐거웠다. 불평 많은 세푸가 발레키미토 노파의 죽음을 기념하는 몰리모 축제에 대해 투덜거리거나, 공동의 사냥 그물 앞쪽에 그물을 친다거나 하는 ‘큰 범죄’를 저질렀지만 피그미만의 방식으로 얼렁뚱땅 해결돼버리곤 했다. 그들 세계엔 작은 조롱이나 다툼은 있을지언정 해결되지 못할 분쟁이나 증오는 결코 없었다. 피그미의 세계엔 불필요한 규범이나 허례허식 또한 존재하지 않았다. 특별한 장례 절차는 없지만 그들은 마음으로 슬퍼했고, 나쁜 일이 생겨도 흑인들처럼 악령을 쫓는다는 둥 법석을 떨지 않았다. 축제에 쓰이는 신성한 피리 ‘몰리모molimo’조차 상수도 파이프를 그냥 주워온 것에 불과했다. 하지만 몰리모 축제는 아름답고, 신나기만 했다. 인류학의 ‘새로운’ 고전 《숲 사람들》을 쓰는 것은 턴불이 숲과 피그미들로부터 받은 애정을 되돌려주는 작업이나 다름없었다. 감히 들어갈 엄두조차 낼 수 없을 만큼 깊은 숲속에 숨겨진 그들의 떠들썩하고 신명나는 축제와 삶의 현장은 턴불의 생생한 묘사로 온전히 되살아났다. 저명한 인류학자인 마거릿 미드 여사는 이 글이 치밀한 과학적 성과물이라는 사실을 잊을 정도로 유려하다며 경탄했고, 이후 많은 학자들이 ‘개인의 삶’에 눈을 돌리는 계기를 마련했다. 그리고 50년. 턴불은 갔고 많은 것들이 기억의 안팎으로 사라졌다. 하지만 혼이 담긴 명작은 시간 앞에서 진가를 발휘한다고 했다.《숲 사람들》은 여전히 ‘사람’을 탐구하는 학자들이 반드시 읽어야 할 전범으로 꼽히고 그때보다도 많은 대중들을 사로잡으며 대형서점의 스테디셀러 자리를 지키고 있다. 자신이 살고 있는 세계가 선하고 아름답다는 사실을 믿으며 꾸밈없이 행복해하는 사람들. 그래서 자그마한 의심이나 불안조차 침입할 틈이 없어 보이는 피그미들의 이야기는 삶의 원형으로부터 너무 멀리 와버린 21세기 독자들에게 아련한 그리움과 깨달음을 전하는 고전으로 거듭난 것이다.
  • 데이터 출처
  • 서비스 이용약관
  • 개인정보 처리방침
  • 회사 안내
  • © 2025 by WATCHA, Inc.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