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제공 책 소개

사랑을 잃은 자리에서 시작된, 끝내 사랑을 증언하는 책 상흔과 연민, 사랑과 고독, 개인적 체험과 시대적 의미를 서정적으로 연결해 온 시인 황학주. 문단의 관습을 넘어 독창적인 언어를 세워 온 그는, 2018년 화가 정인희와 부부의 연을 맺고 2023년 정인희가 세상을 떠나기까지 함께한 삶을 그의 언어와 사진으로 기록했다. 예술가의 삶과 부부의 동행을 담은 이 책은 평범한 일상과 비범한 창작의 순간을 오간다. 서로에게 가장 큰 조력자로 살아낸 두 사람의 시간은, 잔잔하고도 섬세한 제주 생활의 장면들로 페이지마다 되살아난다. 제주의 집과 정원, 햇살이 쏟아지는 나무와 꽃, 두 마리 길고양이까지?시인의 사진속에는 아내에 대한 사랑과 일상의 결이 고스란히 담겨 페이지마다 살아 숨 쉰다. “시간이 흘러도 아무것도 아물지 않았다. 아내가 떠난 후로 내 생활의 모든 것이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저자의 고백은 상실의 아픔을 생생히 전한다. 그러나 이 책은 단순한 애도가 아니다. 함께한 시간을 충실히 기록함으로써, 이별은 끝이 아니라 사랑을 다시 쓰는 방식임을 증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