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제공 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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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를 뛰어넘는 감동, 우리 시대의 고전 『몽실 언니』는 한국전쟁 전후를 배경으로, 어린 몽실이가 부모를 잃고 동생 난남이를 업어 키우며 겪는 고난과 성장을 그린 작품으로서, 출간 이후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30여 년에 걸쳐 100쇄를 펴내는 동안 필름이 낡아 인쇄가 불가한 이유로 개정판을 거듭 출간하는 이례적인 기록도 남겼다. 한국 아동문학으로서 이만큼 독자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으며 명실상부하게 ‘스테디셀러’가 된 예는 찾아보기 어렵다. 더욱이 이 작품이 어린이의 눈으로 전쟁과 가난이라는 우리 역사의 아프고 어두운 부분을 직시하고 또한 고난 속에서도 굳건히 피어난 삶을 아름답게 그려낸 걸작이라는 점에서, 『몽실 언니』는 우리 문학의 귀중한 자산이라 할 수 있다. 한국 아동문학이 낳은 불멸의 주인공 몽실은 가난 때문에 새아버지를 만나고, 새아버지 때문에 절름발이가 된다. 친아버지에게 돌아와 새어머니와 겨우 정을 나누는 사이가 되지만, 아버지가 전쟁터에 끌려간 사이 새어머니는 동생 난남이를 낳고 죽는다. “갓난아기를 안고 어떻게 할 줄을 모르는” 몽실의 나이는 겨우 열 살이었다. 전쟁 뒤 몸이 상해 돌아온 아버지까지 돌보기 위해 구걸에 나서는 몽실의 삶은 이후에도 결코 평탄치 않은 것이었다. 그러나 몽실은 끝내 운명에 굴복하지 않는다. 오히려 굳은 의지로 주변 사람들을 보듬으며 꿋꿋하게 삶을 개척해간다. 고난을 극복하는 이야기가 독자들에게 감동과 위안, 용기를 주었기 때문에 오랜 시간 더 큰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이다. 아동문학평론가 원종찬이 지적한 대로, 몽실 언니를 “한국 아동문학이 낳은 불멸의 주인공”이라 평가하는 데는 이러한 독자들의 변함없는 사랑이 뒷받침된다. 우리 민족을 대표하는 캐릭터 ‘몽실 언니’ 엄혹한 시절을 견딘 시대의 걸작 한편 몽실이 겪은 일은 우리 민족이 겪은 시련을 대표한다고 할 수 있다.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을 겪으며 이 땅의 수많은 보통 사람들이 바로 그런 일을 견뎌냈다고, ‘몽실 언니’가 그들을 대신해 증언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몽실의 이웃들처럼 사나운 전쟁을 겪으면서도 더 어려운 이들을 함께 돌본 사람들의 착하고 따뜻한 마음도 이 작품은 고스란히 기록하고 있다. 그렇기에 『몽실 언니』가 30년 동안 꾸준히 독자들을 감동시킨 것이다. 『몽실 언니』는 1984년 울진의 시골 교회 청년회지에 연재를 시작했다가 『새가정』이라는 교회 잡지에 옮겨 연재하던 중 잡지사가 당국의 압력을 받으면서 연재가 중단된 역사가 있다. 인민군이 나오는 대목이 문제가 되었는데, 이후 연재가 재개되면서는 일부 내용이 잘려 나간 채 실렸다. 삭제된 내용은 인민군 청년 박동식이 몽실이를 찾아와 통일이 되면 서로 편지를 하자고 주소를 적어 주는 장면이었다. 군사정권 아래 반공이데올로기가 강요되던 당시에 ‘적’인 인민군을 ‘살인마’가 아닌 우리 핏줄, 한백성으로 묘사한 것이 문제였다. 권정생은 한 인터뷰에서 “가난하게 살아도 저렇게 사는 것, 저 자체가 인생에서 아름다운 것 아닌가.” 하는 마음으로 작품을 썼다고 밝힌 바 있다.(「저것도 거름이 돼 가지고 꽃을 피우는데」, 『창비어린이』 2005년 겨울호) 판화가 이철수가 새로 새긴 몽실 언니 이 시대 독자들에게 가까이 다가서다 초판부터 삽화를 맡은 판화가 이철수는 『몽실 언니』 개정 4판에 ‘몽실 언니’를 목판에 새로 새겨 넣었다. 인물의 동작, 배경의 공간감, 옷의 주름이나 나뭇잎의 움직임에 이르기까지 섬세하고 부드러운 표현, 선명한 채색 등이 특징이다. ‘현실성’을 구현하는 데 심혈을 기울인 것이다. 꽃 파는 소녀 뒤로 무심히 지나가는 사람들, 혼란의 시대를 건너는 인간 군상, 아버지를 살려 달라는 몽실의 절규를 남 일처럼 바라보는 사람들처럼 타인과 소통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회색으로 칠해 인간의 소외를 보여준다. 절름발이에 아기를 업고 있고, 짐까지 든 몽실이 미군 트럭을 쫓아 뛰는 아이들을 물끄러미 바라보는 뒷모습에는 몽실의 장애가 그의 세계관에 영향을 끼쳤음을 드러낸다. 화가가 이 작품에 대해 숙고하고 새롭고 풍부한 해석을 보여주었는지 잘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오래 전 『몽실 언니』를 읽은 독자가 다시 이 작품을 읽어도 새롭게 해석되고 감동을 받기는 마찬가지일 것이다. 이 작품이 세대를 뛰어넘어 사랑받는 이유를 짐작하게 된다. 일상의 폭력과 차별도, 가난과 가족해체도 여전한 오늘날, 난남이가 기도처럼 부른 ‘몽실 언니’가 더 많은 독자들을 위로하고 용기와 희망을 전하기를 기대한다. 작품 줄거리 일제강점기가 끝나고 일본에서 돌아온 몽실의 아버지는 가난한 삶을 꾸려 나간다. 몽실의 어머니는 먹고살기 위해 몽실을 데리고 다른 집으로 시집을 가는데, 새아버지는 동생이 태어나자 몽실을 모질게 대해 결국 몽실은 절름발이가 된 채로 홀로 친아버지에게 돌아온다. 새어머니 북촌댁에게 어렵게 마음을 연 몽실은 배가 고파도 잠시 따뜻한 시간을 보내지만, 아버지가 전쟁터로 끌려간 뒤 새어머니는 동생 난남을 낳고 죽는다. 전쟁으로 더욱 살기 어려운 시기에 몽실은 난남을 맡아 키우며 온갖 시련을 겪는다. 전쟁이 끝나고 몸이 상해 돌아온 아버지와 어린 동생을 위해 몽실은 구걸도 마다하지 않는다. 친어머니도 새아버지와 사이에서 낳은 영득과 영순을 남기고 병으로 죽는다. 친아버지 역시 앓기만 하다 생을 마친다. 이제 몽실의 피붙이는 아버지와 어머니가 서로 다른 세 동생들 뿐. 몽실은 영득, 영순과도 헤어지고 난남이마저 부잣집 양딸로 들어가면서 홀로 남는다. 삼십 년이 지난 뒤, 몽실은 꼽추 남편과 결혼해 아이 둘과 살고 있다. 영득, 영순, 난남이와 함께 지나온 날들을 되짚어 보며 몽실은 계속 삶을 살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