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제공 책 소개
일본 미스터리 역사에 남는 충격적인 반전, 그 묵직한 한 방!
<통곡>은 충격적인 반전으로 평론가들의 찬사와 함께 도쿄소겐샤(東京創元社)에서 출간한 〈본격 미스터리 100선〉에 당당히 그 이름을 올렸다. 또한 아마존 재팬 독자평을 살펴보면 마지막 반전에 대한 찬사로 가득 차 있을 정도이다. 기타무라 가오루가 이 반전에 대해 “다른 사람에게 이 책의 결말을 밝히지 마라! 살인의 동기가 될 수도 있다.”라는 극찬과 함께 강력한 경고를 남겼을 만큼 <통곡>은 인상적인 반전을 가지고 있다.
독자들은 평행하게 진행되는 두 개의 이야기가 하나로 겹칠 때 숨이 멎을 정도의 놀라운 충격을 느끼게 되는데, 이런 강력한 한 방은 추리소설이 독자에게 주는 최고의 묘미라 할 수 있다. 누쿠이 도쿠로는 이미 데뷔작에서부터 그런 묘미를 기법적으로 완벽하게 실현해내고 있는 것이다.
흔히 신본격 작가가 기법에만 치우쳐서 이야기의 진정성이나 현실성이 떨어지는 데 반해, 누쿠이 도쿠로는 일본을 경악시킨 희대의 범죄, 유아 네 명을 참혹하게 살해한 미야자키 쓰토무 사건을 모티브로 해서 이야기의 현실성과 글의 진지함, 그리고 감정의 생생함까지 두루 갖췄다.
경찰조직의 캐리어, 논캐리어라는 계급구조 속에서 그려지는 디테일한 사건 수사, 살인범에게 농락당하는 형사들의 초조와 갈등, 자신의 욕망에만 눈이 멀어 결국엔 살인에까지 이르게 되는 남자의 심리와 행동의 리얼리티, 그것을 지탱하는 중후한 스토리 전개와 치밀한 묘사, 그리고 충격적인 반전을 갖고 있는<통곡>은 누쿠이 도쿠로의 놀라운 걸작이자, 일본추리소설사에 깊은 흔적을 남긴 명작이라 할 수 있다.
다각적인 시점으로 사물을 표현하고 그것을 독자에게 전달하려는 작가
누쿠이 도쿠로는 <통곡>에서 범죄를 저지르는 자의 시점과 범죄자를 뒤쫓는 경찰의 시점, 두 가지 시점으로 서술해 나간다. 누쿠이 도쿠로는 데뷔작인 <통곡> 외에도 <살인 증후군>에서 소년 범죄를 피해자의 유족 측에서 묘사한 후, <공백의 절규>에서는 가해자 측의 시점에서 묘사한 것처럼 어떤 사건에 관해 상반된 방면에서 서술하는 것을 특기로 삼고 있다.
보는 방향이 바뀌면 그 이면에 내재되어 있는 것의 모양도 변한다. 왼쪽에서 보았으면 다음번엔 오른쪽에서, 정면에서 보았으면 다음번에는 뒤쪽에서, 밖에서 보았다면 다음에는 안쪽에서……. 누쿠이 도쿠로는 이런 식으로 하나의 테마를 입체적으로 다루려 항상 노력하고 있다.
이런 서술법은 등장인물에 다면성을 부여해 독자들의 감정이나 판단이 한쪽으로 쏠리는 것을 막아준다. 소설을 읽을 때 독자는 1차적으로 주인공이나 등장인물에 감정이입을 해서 읽게 되는데, 이것을 막기 위해 누쿠이 도쿠로는 <통곡> 곳곳에 상당히 교묘하고 치밀한 객관적 묘사를 삽입해 놓았다. 이 서술법에 의해 독자는 범죄자인 마쓰모토나 경찰인 사에키, 그 외에 다른 등장인물의 매력에 빨려 들면서도 차분하게 각 등장인물 이면에 숨어있는 또 다른 얼굴을 살필 수 있는 여유를 갖게 된다.
누쿠이 도쿠로의 이런 시도로, <통곡>의 등장인물이 결말로 향해 갈수록 차츰 시야가 좁아지며 한 지점을 향해 내달리는 것에 반해, 독자들은 보다 넓은 시야를 갖고 다각적으로 등장인물들을 바라볼 수 있게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