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와 역사의 몽타주, 벤야민의 아케이드 프로젝트

권용선 · 인문학
28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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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책머리에 1장 여행의 명수, 혹은 사방으로 펼쳐진 책들의 저자 13 1 _ 어두운 시대의 우울한 사람? 15 2 _ 파괴적 성격 혹은 매번 새롭게 태어나는 사나이 26 3_ 여행의 명수, 세계를 기록하다 40 2장 세계의 파편들로 사유의 식탁을 차리는 방법 55 1_ 아케이드 프로젝트, 완결되기를 거부한 책 57 2_ 두 개의 개요 63 3_ 방법의 창안 77 3장 판타스마고리아의 세계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111 1_ 상품들의 신전과 꿈꾸는 실내 113 2_ 미디어, 복제기술의 승리와 혁명의 기표들 160 3_ 군중·산책자·프롤레타리아트 187 4장 이것은 역사가 아니다? 215 1_ 왜 1848년인가 217 2_ 무의지적 기억과 각성의 방식들 234 3_ 집단의 기억 혹은 ‘역사’ 개념에 관하여 257 부록 273 '아케이드 프로젝트'의 원목차 274 이 책에서 참고한 글의 출처 276 이 책과 함께 읽으면 좋을 책들 280 찾아보기 282

출판사 제공 책 소개

동서양 고전의 새로운 독법을 제시해 온 그린비출판사 ‘리라이팅 클래식’ 시리즈의 열두번째 타이틀로서 발터 벤야민 필생의 역작 ‘아케이드 프로젝트’를 재구성했다. ‘자본주의에 대한 가장 방대하고 독창적인 비판서’ ‘아케이드 프로젝트’는 주지하다시피 수많은 인용과 메모로 이루어져 있는 책이다. 권용선은 파편들을 모아 전체를 조망하는 동시에 그 파편들 사이의 ‘빈틈’들을 사유하고자 하는 벤야민의 독특한 ‘인용’ 방식을 영화나 회화의 ‘몽타주’ 작업에 비유한다. 그리고 그의 이러한 독특한 방법론과 문제의식에 초점을 맞추는 한편, 나아가 ‘잠-꿈-깨어남’의 도식을 활용하여 그의 사상 속에 잠재되어 있는 혁명의 가능성을 읽어 냄으로써 ‘주권자로서의 삶’이라는 실천을 모색하고자 한다. 이 책은 벤야민의 사상을 처음 만나는 데 있어 훌륭한 길잡이 역할을 한다. 벤야민의 저술들이 처음 읽기에 그리 녹록치 않다는 중평(?) 때문에 엄두를 내지 못했거나 도전을 했다가 번번이 좌절했던 독자들에게 특히 유용할 것이다. 발터 벤야민과 함께 꿈꾸고 상상하고 실천하는 법 ‘아케이드 프로젝트’로 여행하려는 이들에게 보내는 초대장 ‘열하일기, 웃음과 역설의 유쾌한 시공간’, ‘니체의 위험한 책,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등을 통해 동서양 고전의 새로운 독법을 제시해 온 그린비출판사의 ‘리라이팅 클래식’ 시리즈. 그 열두번째 타이틀로 발터 벤야민 필생의 역작 ‘아케이드 프로젝트’를 다시 쓴 ‘세계와 역사의 몽타주, 벤야민의 아케이드 프로젝트’가 출간되었다. 동 시리즈의 ‘이성은 신화다, 계몽의 변증법’에서 소설적 상상력을 통해 아도르노와 호르크하이머를 소개한 바 있는 저자 권용선은 “시작도 끝도 없이 종횡무진 무궁무진한 사유와 상상력을 자랑하는”(저자 소개글) ‘아케이드 프로젝트’를 자신만의 방식으로 재구성해 냈다. 주지하다시피 ‘아케이드 프로젝트’는 수많은 인용과 메모로 이루어져 있으며, 이를 통해 벤야민은 19세기 자본주의가 제공하는 판타스마고리아― 흔히 ‘환등상’(幻燈像)으로 번역되는 이 단어는 환등기를 쏘아 만든 상, 즉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지만 존재하는 것처럼 착각하게 만드는 허구적 대상을 지칭하는 비유적 표현이다―를 드러내 보이고자 했다. 권용선은 그의 이러한 독특한 방법론과 문제의식에 초점을 맞추는 한편, 나아가 ‘잠-꿈-깨어남’의 도식을 활용하여 그의 사상 속에 잠재되어 있는 혁명의 가능성을 읽어 냄으로써 ‘주권자로서의 삶’이라는 실천을 모색하고자 한다. 파편들을 모아 전체를 조망하는 동시에 그 파편들 사이의 ‘빈틈’들을 사유하고자 하는 벤야민의 독특한 ‘인용’ 방식은 영화의 몽타주 혹은 회화의 스테인드글라스에 비견된다. 권용선은 이를 “각각의 파편들이 하나의 별처럼 자기를 드러내고, 그들 사이에 관계의 선분이 그어질 때마다 매번 하나의 별자리가 만들어지도록 배열하는 것”(본문 85쪽)에 비유한다. 이러한 ‘별자리 그리기’야말로 벤야민이 19세기 파리라는 시공간을 표현하는 최상의 형식이자, 그가 독자들이 자신의 책을 읽어 주기 바랐던 방식일 것이다.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아케이드 프로젝트’의 ‘무수히 많은 독해 가능성 중 하나’를 맛보는 동시에 자신만의 벤야민 읽기 방법을 계발하기 위한 한 걸음을 내딛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이 책은 벤야민의 사상을 처음 만나는 데 있어 훌륭한 길잡이 역할을 한다. 특히 벤야민의 저술들이 처음 읽기에 그리 녹록치 않다는 중평(?) 때문에 엄두를 내지 못했거나 도전을 했다가 번번이 좌절했던 독자들에게 유용할 것이다. 이 책은 벤야민에 흠뻑 빠진 저자가 독자에게 보내는 벤야민으로의 초대장이자, 저자가 함께 열어 주는 벤야민으로 통하는 문이다. 발터 벤야민, 그 무엇이기도 하고 그 누구이기도 한 사람 문예비평가? 역사학자? 혹은 정치철학자? 그를 무엇이라고 부르든 어느 정도는 옳고 어느 정도는 그를 것이다. 무엇이든 될 수 있었음에도 그 무엇도 되지 않았던 애매한 혹은 탁월한 위치 감각의 소유자 발터 벤야민. 저자는 그를 ‘어디에도 자리 잡지 못하고 우울하게 살다가 권총 자살로 생을 마감한 유대인 지식인’이라는 기존의 암울한 이미지에서 탈피시켜, 끊임없이 위치를 이동하고 시선을 바꾸며 자유롭게 공간을 만들어 내는 ‘파괴적’ 존재로 자리매김한다. 그렇기에 벤야민은 어디에나, 그리고 누구에게나 미끄러져 들어갈 수 있는 존재였다. 그는 철학, 문학, 역사학, 신학, 문화연구 등 다양한 분야를 (무)의식적으로 넘나들며 자신의 사유를 펼쳤고, 수많은 동시대인들의 시선 속으로 자신을 던져 세계를 바라보았다. 이것이야말로 현대 지성사에서 독특한 위치를 차지하는 발터 벤야민이라는 인물의 걸출한 특징이자 그에 대한 정당한 평가, 그리고 그의 저작들을 읽는 출발점이 된다는 것이 저자의 생각이다. 이렇듯 끊임없이 동시대인들의 시선 속으로 자기 자신을 투영했던 벤야민 안에는, 그리고 ‘아케이드 프로젝트’ 안에는 수많은 인물들이 웅성거리며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저자는 곳곳에서 그들의 공명 지점을 찾아낸다. 예컨대 ‘소비에트 혁명의 현현지’ 모스크바를 여행하는 벤야민의 무사심한 시선은 ‘성스러운 기적의 나라’ 유럽을 여행하며 물신숭배와 부르주아의 속물근성을 읽어 낸 도스토예프스키의 사물 인식 태도와 통한다(40~54쪽 참조). “서사극은 줄거리를 전개시키기보다는 상황을 묘사해야 된다. 그리고 서사극은 줄거리를 중단함으로써 그러한 상황을 갖게 된다”라는 브레히트의 말은 ‘변증법적 이미지’라는 벤야민의 인식론·방법론과 궤를 같이하며(165~166쪽 참조), 과거와 현재의 변증법적 대화 속에 미래의 이미지를 획득하는 ‘무의지적 기억’을 중시했다는 점에서는 벤야민과 프루스트 사이의 친연성을 엿볼 수 있다(234~256쪽 참조). 이 외에도 보들레르, 맑스, 푸리에, 카프카, 루카치, 르코르뷔지에, 베르그손, 에드거 앨런 포 등 수많은 이들이 벤야민의 사유 속에서 제각기 빛을 발하고 있다. ‘아케이드 프로젝트’가 “그 자신과 그것을 가능하게 해준 사람들에게서 쥐어 짜낸 것”이라는 벤야민 자신의 표현은 결코 과장이 아닌 것이다. ‘파괴적 성격’의 표상인 벤야민에게는 기존의 글쓰기 형식마저도 대결의 대상이 된다. “틀에 맞춰진 글쓰기만으로는 새로운 종류의 사유를 표현할 수도 없다. 그러므로 그에게 새로운 종류의 글쓰기를 실험하고 창안하는 문제, 즉 어떻게 말할 것인가의 문제는 무엇에 대해 말할 것인가 이상으로 중요한 것이 된다”(91쪽). ‘아케이드 프로젝트’의 독특한 형식도, “단 한 줄도 이해할 수 없다”는 혹평을 받으며 반려당한 박사학위 논문의 난해함도 이러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벤야민은 더 이상 불행하고 우울한 인물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이 벽이나 산과 마주치는 곳에서조차 하나의 길을 보는 사람”, 진정으로 자유로운 정신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자본주의의 판타스마고리아, 그 속에서 꿈을 꾸고 깨어난다는 것 ‘모더니티의 수도’인 파리에 세워진 아케이드들은 물건이 사고 팔리기만 하는 단순한 상점가가 아니었다. 19세기 자본주의의 원-현상들이 다양하게 수집되어 있는 그곳은 그 자체로 “그 시대의 자본과 문화, 정치, 사회적 풍속 등을 읽어 낼 수 있는 밀도 높은 자료의 더미들”이었다. 바로 여기서 상품은 본격적으로 그 물신적 성격을 드러내기 시작했으며, 예술조차도 귀족 후원자들의 손에서 벗어나 상품의 영역으로 진입했다. 더하여 아케이드 그 자체를 즐기는 군중들의 태도는 자본주의가 경제적 차원을 넘어 하나의 ‘문화적 현상’으로 전유되었음을 보여 주는 징표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19세기에 만들어진 문명의 창조물들, 예컨대 아케이드, 만국박람회, 부르주아의 실내 공간 등은 자본주의적 이데올로기와 결합된 사물의 형태로 나타나며, 현실을 가리는 베일의 역할을 하는 판타스마고리아를 만들어 낸다(73~74쪽). 이러한 판타스마고리아 속에서는 (들뢰즈와 가타리의 용어를 빌리자면) ‘생산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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