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제공 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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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소리, 김선영, 장윤주 주연의 영화 <세 자매> 무삭제판 시나리오부터 문소리의 현장 스케치, 미공개 현장 스틸, 주연 배우들의 인터뷰와 영화평까지 ‘멋있는 세 여자’가 왔다 세 배우의 캐스팅 소식으로 진작부터 영화팬들의 기대와 관심을 한몸에 받아온 영화 <세 자매>. 마음산책에서 영화 개봉에 맞춰 『세 자매 이야기』를 출간한다. 모든 것이 자기 탓인 첫째 희숙(김선영 분)과 정상가족에 집착하는 이중적인 둘째 미연(문소리 분), 술독에 빠져 사는 철없는 셋째 미옥(장윤주 분). 영화는 느슨하게 얽혀 각자의 삶을 살아가는 세 자매가 애써 덮어두었던 불편한 기억을 마침내 마주하며 분노를 표출하는 과정을 사실적으로 그려냈다. 나아가 ‘가족’ 안에서 일어나는 문제적 관계를 명료하게 보여주면서 자매애를 통한 화해의 가능성을 제시함으로써 새로운 여성 서사를 완성했다. <세 자매>는 확고하게 자기 영역을 구축하고 있는 영화감독 이승원의 세 번째 장편영화다. <여배우는 오늘도>를 통해 연출력을 인정받은 배우 문소리는 이번 영화를 통해 제작자로 데뷔하며 영화인으로서 저변을 착실히 넓혀가고 있다. 여기에 역할과 일체되는 배우 김선영과 충무로의 새로운 가능성이 된 배우 장윤주가 합류해 화제를 불러모았다. 영화는 정식 개봉을 하기도 전에 제21회 전주국제영화제 ‘전주시네마프로젝트 2020’에 선정, 제25회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의 오늘 <파노라마> 섹션’에 공식 초청되며 가치를 인정받았다. 『세 자매 이야기』에는 이승원 감독이 직접 쓴 무삭제판 시나리오와 배우 겸 제작자로 참여한 문소리 배우의 현장 스케치, 세 배우가 함께한 이화정 영화 저널리스트와의 인터뷰, 미공개 현장 스틸까지 <세 자매>의 주역들이 전하는 영화 안팎의 이야기가 진진하게 엮여 있다. 그뿐만 아니라 허은실 시인의 헌정 시와 손희정 문화평론가, 김영진 영화평론가의 영화평까지 수록되어 영화의 진한 감동과 여운을 배가시켜주는 것은 물론, 소장 가치 또한 높였다. “무엇보다도 이런 영화가 있었으면 좋겠다 싶었어. 난 여자 배우들이 붙어가지고 이글이글하게 연기하고 이런 거 개인적으로도 보고 싶었는데 그런 게 잘 없잖아. 이글이글이라는 게 폼 잡고 이글이글 이런 거 말고 연기 에너지를 뿜어내는 그런 거. 이 시나리오는 보자마자 그런 가능성이 보였어.” (문소리) ─218~219쪽 「인터뷰」에서 희숙, 미연, 미옥 세 자매의 히스토리에 폭발력을 더해주는 것은 문소리, 김선영, 장윤주라는 세 배우가 지닌 노련함과 기술, 신선함의 만남이다. 이승원 감독의 전작 <소통과 거짓말>(2015) <해피뻐스데이>(2016)의 소외된 하류층 인물들이 토해낸 상처와 아픔들이 적은 예산, 연출자의 마이너한 화법으로 선뜻 많은 이들에게 소통과 이해를 구하기 힘들었다면, 대중과의 접점을 가진 이들 세 배우가 이승원 세계 속 캐릭터들을 만나면서 이야기는 더 살가워졌다. (이화정) ─184쪽 「인터뷰」에서 제작부터 촬영까지 녹록지 않았던 여정 관객과 독자에게 선물하는 촘촘한 영화의 기록 『세 자매 이야기』에 실린 촬영 전 최종본 시나리오에는 미처 영화에 담기지 못하고 아쉽게 삭제된 장면들이 수록돼 있다. 이승원 감독 특유의 섬세한 배경 묘사와 현실감 넘치는 대사들은 읽는 것만으로 영화의 장면 장면을 떠올리게 한다. 영화를 본 관객이라면 시나리오와 영화를 비교하며 읽는 재미를, 아직 보지 않은 관객이라면 영화적 상상력을 발휘하는 즐거움을 맛보게 할 것이다. 이 책이 더욱 반가운 것은 <세 자매>를 통해 제작자로 데뷔한 ‘문피디’의 새로운 면모를 발견할 수 있다는 점이다. 직접 촬영한 사진에 마음을 담아 써 내려간 코멘터리에는 촬영 현장과 배우, 스태프들을 향한 애정 어린 시선이 엿보인다. 어렵게 모인 시나리오 리딩 첫날의 감동, 역할을 위해 불자로서 교회를 다닌 일, 촬영지 섭외 취소로 인한 마음고생 등 배우와 제작자를 오가며 촬영에 임한 제작기가 생생하다. 수많은 어려움을 헤치고 온 <세 자매>./ 코로나19 상황에서 여기까지 온 것이 기적 같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극장 개봉이라는/ 더 큰 파도가 기다리고 있다./ 과연 <세 자매>는 그 큰 파도를 헤치고/ 수많은 관객들을 만날 수 있을까./ 잘 살아남기를 간절히 희망해본다. ─59쪽 「제작기」 한편, 인터뷰에서는 세 배우의 솔직한 대화가 오간다. 문소리 배우는 ‘여자 배우 세 명이 주연인 영화, 어두워 보이는 가족 영화’라는 이유로 투자자들에게 외면 받던 영화를 위해 발벗고 나서 제작자가 된 내막을, 장윤주 배우는 영화 <베테랑> 이후 <세 자매> 캐스팅 제안을 수락하기까지 겪은 고뇌의 시간을, 김선영 배우는 역할에 대한 끝없는 연구를 비롯한 자신만의 연기관을 진솔하게 털어놓으며 독자를 보다 심도 있는 이야기 속으로 초대한다. “물론 회사에서는 감독님 전작이 세고 거칠어서 걱정이 많았다. 나도 또 자신이 없었다. 일을 할 때 완전히 집중해서 내가 가지고 있는 걸 다 쏟아내는 스타일인데, 주변에서 다들 말리는 작품을 하고 결과가 안 좋았을 때 내가 감당할 수 있을까 그런 고민이 들었다. 그런데 이 작품은 한번 거절하고 나서 유독 마음이 너무 힘들었다. 누군가는 이런 메시지를 전해야 할 텐데. 나도 딸 셋에다 막내인데. 나 역시 그들 같은 시절을 살았고, 그런 시간이 세 자매로서 내 개인적인 삶과 오버랩 됐다.” (장윤주) ─195쪽 「인터뷰」에서 “난 이게 굳이 과거의 이야기라기보다는 현재 이야기고 앞으로의 이야기고 미래의 이야기, 영원한 이야기일 것 같은데. 우리가 한 주체로 살아가는 데 있어 외부에서 오는 많은 폭력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게 핵심인 것 같아. 해결책이 이 여자들한테 생길 리는 없지만, 또 그냥 앞으로 가는 거지. 이 멋있는 세 명의 여자들이 그냥 그렇게 사는 거잖아. 멋있게 사는 여자들 이야기로 보였으면 좋겠다.” (김선영) ─217쪽 「인터뷰」에서 고통스러운 기억일수록 직시해야 한다 ‘세 자매’가 건네는 다정하고 꿋꿋한 위로 『세 자매 이야기』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주는 것은 다양한 각도에서 영화를 보여주는 글들이다. 허은실 시인은 책머리에 둘째 미연의 시점에서 첫째 희숙을 향해 쓴 편지 형식의 시 <그 언니, 에게>를 선보인다. 마치 실제인 듯 생동감 있게 전개되는 시는 영화를 관람하지 않아도 영화의 정서를 전달하기에 충분하다. 있잖아요 언니 나는, 그게 가장 무서워요./ 눈빛이 닮아가는 것./ 어떤 종류의, 아니 모든 폭력은 유전되니까요./ 그것은 일생을 지배한 뒤 대물림되고/ 세대를 거듭하고 시대를 관통해요./ 아이들은 닮아가겠죠, 엄마와 아빠의 눈빛을./ 아버지의 눈빛을 닮은 나의 눈빛을./ 눈빛이라니 언니, 안 돼요 그것만은./ 우리의 딸들은 그래서는. ─10쪽 「그 언니, 에게」에서 두 평론가의 각기 다른 영화평도 깊이 있는 영화 읽기를 돕는다. 손희정 문화평론가는 남성중심주의의 사회 구조와 가족 제도 안에서 아버지의 폭력이 어떤 방식으로 용인되고 대물림되며 피해자를 길들여왔는지, ‘사과하지 못하는 존재’로서의 아버지를 면밀하게 들춰낸다. 김영진 영화평론가는 각자 다른 방식과 속도로 서로에게 연결되어 있는 세 자매가 줄곧 회피하던 트라우마를 드러내며 그들 스스로 어둠/부정의 과거에서 밝음/긍정의 미래로 나아가는 과정을 조명한다. 영화 속 세 자매는 과거 가정에서의 폭력이라는 사건을 공유하지만, 서로 미묘하게 어긋난 채로 삐걱거린다. 누구에게도 사과받지 못하고 자신들의 연대를 통해서야 비로소 상처를 응시할 수 있게 되는 세 자매는 우리 시대 딸들의 자화상이기도 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