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제공 책 소개
2005년 11월 대도시 교외지역에서 발생한 이주민들의 소요사태, 그리고 최근 파리, 니스 등지에서 발생한 테러. 프랑스는 이렇게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우리에게 소식을 전해왔다. 그러나 우리에게만 낯설 뿐 사실은 꽤 오래된 양상이다. 매년 몇 명씩의 희생자를 낳는 경찰의 이주배경 청소년들에 대한 스토킹은 프랑스 사회의 부끄러운 상징이 되었고, 1995년에 발생한 일련의 테러에서 2016년 7월 혁명기념일을 초유의 잔혹한 살상으로 장식한 니스 테러에 이르기까지 프랑스는 줄곧 이슬람을 표방한 테러의 표적이었다. 그렇다면 전 세계로부터 사람들이 모여드는 나라, 똘레랑스의 나라, 박애의 나라에서 왜 이런 일이 발생하는가? 유럽 국가들 중에서도 왜 유독 프랑스인가?
저자는 이주민 집단의 사회통합에 차질이 생기고 이민 현상이 사회문제가 된 것에서 이러한 의문에 대한 답을 찾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이민문제’가 빈곤과 배제라는 객관적 현실의 반영임과 동시에 국가와 정치권에 의해 만들어진 것임을 강조하고 있다. 똘레랑스와 공화주의와 함께 프랑스 사회의 또 다른 표상이 된 폭동과 테러가 이주민을 둘러싼 프랑스 사회의 갈등이 빚어낸 현상이라는 것이다. 프랑스 사회에서 이슬람이 갈등의 진원지가 되고 있는 현상 역시 기독교와 이슬람의 오랜 역사적 관계가 재현된 것이라기보다는 극히 최근에 프랑스 사회 내부에서 등장한 새로운 현상인 것이다. 물론 프랑스가 중동과 북아프리카에게 오랫동안 제국주의 세력으로 존재해온 국제정치적인 배경에 대해서도 언급하고 있다.
『프랑스의 이민문제』는 히잡 사건, 마호메트 만평사건, 샤를리 엡도 테러, 니스 테러와 같이 전 세계적인 반향을 일으켰던 사건들을 다루면서 동시에 프랑스 이민 현상을 종합적으로 소개하고 있다. 이민현상 및 이민정책, 이민문제의 형성과 이주민 사회운동의 경험 등 객관적인 측면을 전반부에 소개하고 상호문화주의, 안전담론, 인종주의, 이슬람주의 등 이 과정에서 산출된 담론을 후반부에 다루고 있다. 저자는 프랑스의 경험이 한국사회에 유용한 교훈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 프랑스로의 이민 물결의 배경이 되었던 인구문제가 한국에서도 다문화 현상의 주된 배경이었으며 프랑스의 공화주의적 전통은 매우 통일성이 강하고 중앙집권적인 한국사회의 전통과 유사하다. 이런 점에서 한국 사회가 당면하고 있는 이방인과의 공존의 과제는 분권적이고 문화적 다양성이 크고 신흥 국가인 미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못지않게 프랑스의 사례에서 의미 있는 교훈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