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제공 책 소개
2019 부산국제영화제 아시아필름마켓 ‘북 투 필름’ 피칭작 및 선정작 수록!
장르 작가 8인이 모여 만들어낸 캐비넷 첫 번째 앤솔러지!
하루 24시간 안에 시작하고 끝나는 이야기를 일주일 동안 모아서 구성한 장르 단편집.
시간적 특성 외에도 또 다른 앤솔러지의 공통점을 만들고자, 공간적 특성을 찾았다.
매일 누구나 원하는 시간에 방문할 수 있는 편의점은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공간적 배경이었다.
언제 어디에서나 존재하는 기묘한 편의점, 어위크.
어위크를 통해 벌어지는 7일 야화.
현금수송차량을 털 계획을 세웠던 20대 청년 중식, 현우, 태영은 계획과 다른 상황들에 당황한다.
왜 차에 타고 있던 직원이 네 명인가? 끈이 세 명 묶을 양밖에 없는데.
왜 그 나머지 한 직원은 총을 잘 쏘는가? 방탄복도 안 입었는데.
왜 차가 스틱인가? 오토만 몰 줄 아는데.
왜 현금 다발은 이다지도 무거운가? 직접 들고튀어야만 하는데.
결국 세 사람은 수많은 목격자와 증거 영상을 남기며 도망간다. 그런데 도망가던 중, 태영이 총에 맞고 만다.
상태가 점점 심각해지는 태영 때문에 현우와 중식은 초조하다. 어디에 숨어야 할까 고민하던 순간, 밝게 빛나는 편의점을 발견한다. 20년 넘게 살았던 이 동네, 분명 어제는 없었던 이 편의점이 어디서 뚝 떨어진 건가? 의심스럽기 짝이 없지만 도망칠 곳은 이곳뿐이다.
졸지에 세 사람은 편의점에서 알바생을 대상으로 인질극까지 벌인다. 그런데 이 알바생, 인질이라고 하기엔 너무나 차분하고 수상하다.
그는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이야기를 들려주겠다고 한다.
본인이 직접 목격하고 겪었다는 일곱 개의 이야기를……
출판사 서평
프롤로그 & 에필로그 - 전건우
어위크의 시작과 끝에 위치하여 어위크의 세계관을 탄탄하게 만들고 있다. 일곱 가지의 이야기 모두 장르도 다르고, 메인 소재도 달라 자칫 흩어지기 쉬운 작품들을 한데 모은다. 게다가 이 자체로서의 재미와 완결성을 갖고 있어 프롤로그 및 에필로그의 역할을 뛰어 넘는다. 에필로그를 보고 나면 작품집에서 보인 것보다 더 확장된 세계관으로 독자 스스로 새로운 이야기를 상상하게 만든다. 이토록 동시에 여러 효과를 보인 작가의 탁월한 아이디어에 박수를 보낸다.
「대화재의 비밀」 - 정명섭
짧은 분량 안에서 자연스럽게 툭 서술되어 있는 듯 하지만, 뜯어보면 무척이나 세심하게 묘사되어 있다. 여러 사람들을 만나며 수사를 하는 이준과 박에스더를 따라가다 보면, 그 시대에서만 볼 수 있었던 풍경들이 바로 눈앞에서 펼쳐진다. 그리고 일제강점기 시절, 억압 속에서 피어오르는 분노와 그 속에서도 끊임없이 대항하며 싸워 온 선조들에 대한 감사함이 복합적으로 얽히기도 한다.
그래서 더욱더 이준이 사건을 파헤치는 것에 몰입하게 되고, 그 과정에서 발생한 액션에 긴장감을 느낄 수 있다.
「옆집에 킬러가 산다」 - 김성희
누구보다 완벽하게 자신의 흔적을 지울 수 있고, 정체를 들키지 말아야 하는 킬러. 방음이 전혀 안 되는 아파트. 이 아이러니한 설정은 작가의 손에서 블랙코미디 감성으로 재탄생한다. 구성 또한 독특하여, 한 줄 한 줄 읽어나갈수록 점차 빠져 들어간다. 이 주인공이 우리 주변의 아파트에 머물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까지 들게 만든다.
층간 소음이라는 시의성 있는 소재를 이렇게 유쾌하고 통쾌하게 풀어낼 수 있는지, 작가의 도발적인 상상력이 반갑기만 하다. 그리고 그 속에 녹아있는 사람과 감정에 대한 작가만의 감성은 작가의 다른 작품을 기대하게 만든다.
「당신의 여덟 번째 삶」 - 노희준
갑자기 자신 앞에 나타난, 자신과 똑같은 남자에 대해 의문을 품는 ‘나’처럼 독자들도 저 남자는 누구며, 이들의 관계는 무엇인지 호기심을 갖고 따라간다. 작품의 대부분을 구성하고 있는 것은 바로 이 두 캐릭터의 대화들이다. 대화 속에서 세계관과 캐릭터 설정이 드러나고, 이야기가 진행되며, 퍼즐 조각들이 맞춰진다. 그 순간의 재미와 깨달음은 이루 말할 수 없다. 그 깨달음을 바탕으로 과연 앞으로는 어떠한 이야기가 진행될 것인지 상상하게 하는 재미도 선사한다. 향유로서의 의의를 넘어선 이 작품은 새로운 세상을 열어 간다.
「박 과장 죽이기」 - 신원섭
제목은 물론 시작부터 누군가를 죽이겠다고 선언하고 들어가는 작품을 보니, 괜스레 정말 이래도 되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 심정은 극 중 화자와 매우 유사하여, 감정이입이 훨씬 자연스레 이루어진다. 과연 어떻게 죽일까, 피해자는 과연 이 사실을 알아차릴까? 궁금증이 커져만 갈 때, 새로운 감정을 느낀다. 먼저 죽이자고 한 사람 반응이 너무나 이상하다는 것. 이때부터 새로운 국면에 이른다. 과연 정말 죽이기로 합의했던 것이 맞는가? 이야기의 끝은 어떻게 되는가?
또한 사랑과 증오의 감정 속에서 허우적대는 화자의 심리 묘사는 거침없고 당당하여, 이를 받아들이기 어려워하는 독자들에게 오히려 경고를 던지는 듯 하기도 하다.
「러닝패밀리」 - 강지영
사람을 집어 삼키는 구멍, 모바일 게임에서 캐릭터가 죽으면 현실에서 사람들이 사라진다는 괴담은 그 하나만으로도 힘을 갖는 설정이다. 이 두 가지가 한 작품에서 유기적으로 엮이게 되면서 새로운 흥미를 불러일으킨다. 정말 있을 법하지 않나? 라는 생각이 들며 더 몰입된다.
동시에 이 환상적인 설정과 대비되는 지극히 현실적인 배경과 이야기는 가슴을 저릿하게 만든다. 과연 나는 이러한 상황에서 어떠한 선택을 할 것인가? 끊임없이 질문하게 만들고, 반성하게 한다.
「아비」 - 소현수
가까운 사람이 죽고 또 죽는 모습을 여러 번 목격하게 되는 것은 어떤 심정일까? 이야기를 따라가면서도 이 생각은 계속 든다. 그러면서 보영에게 감정이입을 하기도 하고, 오히려 한 발짝 떨어져서 그들을 관찰하기도 한다. 어떠한 입장으로 보더라도 아비지옥에서의 잔혹한 살해 모습은 소름을 오소소 돋게 한다.
작품을 읽으면서, 그리고 마지막 장을 덮고 나면 자연스레 떠오르는 인과응보. 이는 과연 어디까지 적용 가능한 것인지, 사적 복수의 타당성이나 범위 등에 대해 계속 생각하게 만든다. 그리고 그것이 우리 삶을 어떻게 만드는지도 고려해봄직 하다.
「씨우세클럽」 - 정해연
개성 있는 캐릭터들과 그 캐릭터 간의 케미스트리, 코믹하면서도 미스터리한 이야기 전개 속에는 사회적 문제가 여럿 숨어 있다. 갑질 문화, 회장으로 인한 프랜차이즈의 피해, 가맹본부와의 계약으로 인해 손님이 없어도 무조건 24시간 영업해야만 하는 편의점, 제한적인 정보의 제공으로 이리저리 흔들리는 대중들의 반응 등. 이런 요소들을 발견하는 순간부터는 단순한 코믹한 미스터리 작품으로 다가오지 않는다. 묵직한 주제 의식을 장르적 쾌감을 선사하면서 유쾌하게 다루고 있어, 독자들은 부담스럽지 않게 이것들을 받아들일 수 있다. 이것이야말로 대중 문학 작품의 미학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