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개

박솔뫼
15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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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솔뫼 소설집. 2009년 장편소설 <을>로 자음과모음 신인상을 수상하며 작품활동을 시작한 이후, 줄곧 '한국소설의 최전위' '전위적 실험성' '지금 가장 주목받는 젊은 소설가' 등과 같은 수식어들이 따라붙어왔다. 그러나 무엇보다 독자들이 박솔뫼에 사로잡히는 이유는 덧칠하지 않은 투명한 문장과 잡힐 듯하면서 빠져나가버리는 이야기에 있다. 소설 앞에서 엄숙해지고 마는 마음을 기분 좋게 무장해제시키는 작가, 또한 여름의 이미지를 무척 사랑하여 그만큼 특별한 장면을 만들어내는 여름의 소설가. 이러한 점들이야말로 어떤 평가들을 통과하면서도 결코 용해되지 않는 박솔뫼 소설의 DNA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소설집에는 이러한 박솔뫼다운 특징들이 선명하게 드러나는 네 편의 단편소설 '고기 먹으러 가는 길' '사랑하는 개' '여름의 끝으로' '차가운 여름의 길'이 실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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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고기 먹으러 가는 길 ---------- 7쪽 사랑하는 개 ---------- 37쪽 여름의 끝으로 ---------- 67쪽 차가운 여름의 길 ---------- 103쪽 금정연_개와 함께 읽기 ---------- 131쪽 작가의 말 ---------- 148쪽

출판사 제공 책 소개

스위밍꿀의 두번째 소설, 박솔뫼라는 독특하고 사랑스러운 길을 산책할 시간 박솔뫼 소설집 『사랑하는 개』가 출간되었다. 2009년 장편소설 『을』로 자음과모음 신인상을 수상하며 작품활동을 시작한 이후, 줄곧 ‘한국소설의 최전위’ ‘전위적 실험성’ ‘지금 가장 주목받는 젊은 소설가’ 등과 같은 수식어들이 따라붙어왔다. 그러나 무엇보다 독자들이 박솔뫼에 사로잡히는 이유는 덧칠하지 않은 투명한 문장과 잡힐 듯하면서 빠져나가버리는 이야기에 있다. 소설 앞에서 엄숙해지고 마는 마음을 기분 좋게 무장해제시키는 작가, 또한 여름의 이미지를 무척 사랑하여 그만큼 특별한 장면을 만들어내는 여름의 소설가. 이러한 점들이야말로 어떤 평가들을 통과하면서도 결코 용해되지 않는 박솔뫼 소설의 DNA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소설집에는 이러한 박솔뫼다운 특징들이 선명하게 드러나는 네 편의 단편소설 「고기 먹으러 가는 길」 「사랑하는 개」 「여름의 끝으로」 「차가운 여름의 길」이 실려 있다. 『사랑하는 개』는 정지돈의 첫 장편소설 『작은 겁쟁이 겁쟁이 새로운 파티』(2017)에 이어 스위밍꿀이 두번째로 펴내는 책이다. 실험적이라거나 난해하다는 규정으로 인해 더 이상의 접근이 가로막힌 작가들에게 편안하고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기획되었다. 이야기에 흐르는 작가 특유의 원리를 발견할 때, 여름에 불어오는 미풍이 그렇게 하듯이 우리는 불필요한 평가들을 날려버리고 온전히 그 소설만을 만나는 기쁨을 느끼게 된다. 『사랑하는 개』를 통해 독자들은 그 어느 때보다 가뿐한 마음으로 박솔뫼라는 독특하고 사랑스러운 길을 산책하게 될 것이다. 만나리라 기대하지 않았던 풍경을 만나게 해주는 산책 같은 소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작고 부드러운 마침표 “저는 정말 개가 되고 싶어요.”(「사랑하는 개」) 어느 날 회사 앞으로 ‘나’를 찾아와 사람으로 사는 일에 지쳐 개가 되고 싶다고 말하던 ‘금’. 일 년 후 ‘금’은 금빛으로 빛나는 개 한 마리와 함께 다시 ‘나’를 찾아온다. 그가 말하길, 그때의 말 한마디 때문에 정말 개가 되어 살고 있다는 것. 다소 황당하면서도 어쩐지 슬퍼지는 고백 앞에서 ‘나’는 그의 말을 믿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에 빠진다. 개가 되어버린 ‘금’을 만나 1994년 어느 여름의 기억으로 빠져드는 ‘나’의 이야기 「사랑하는 개」는 아무렇지 않은 듯 살아가지만 피로한 표정을 숨기지 못하는 누군가의 얼굴을 떠오르게 만든다. 언젠가 여행 중에 간 적이 있던 맛있는 고깃집을 다시 찾아가다가 눈길 속을 헤매는 이야기 「고기 먹으러 가는 길」에서는 박솔뫼의 문장과 상상력이 지닌 천진하고 귀여운 힘을 한껏 느낄 수 있다. 뜨거운 물에서 피어오르는 수증기로부터 등장하는 의외의 존재들이 주는 충격은 잠든 연인의 꿈속으로 끝없이 떨어지는 눈의 서정적인 리듬과 어울려 결코 잊을 수 없는 장면을 만들어낸다. 동면(冬眠)을 통해 삶에 작지만 뚜렷한 마침표를 찍으려는 이들의 이야기 「여름의 끝으로」에서 우리는 시간을 다르게 상상하는 방법을 배우게 된다. 아이를 잃은 뒤 덤덤한 듯 살아오다 동면하기로 결심한 ‘허은’에게 ‘나’는 가이드 일을 부탁받는다. 두 사람은 온양의 한 호텔에 묵으며 12월 31일을 함께 보내고 1월 1일의 동면을 준비한다. 아이의 기린 인형을 품고 잠든 ‘허은’의 건강 상태를 확인하며 ‘나’는 그녀가 기린과 산책하는 꿈을 꾸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온천으로 익숙한 온양은 동면의 도시라는 새로운 이미지를 부여받으면서 마침표의 상상력에 간절함과 현실감을 더한다. 「차가운 여름의 길」은 무심하게 읽어도, 또 집중하여 읽어도 충분히 매력적인 다시점(多視點)의 이야기이다. 표를 구하지 못해 영화를 놓친 뒤 멍하니 카페에 앉아 있는 나의 시간, 카페의 맞은편에 위치한 다방 안에서 벌어지는 일, 그리고 ‘델핀’이라는 인물이 등장하는 영화가 나란히 흐른다. 서로 무관한 듯 흘러가던 장면들은 마지막에 이르러 막막함 속에서 빛나는 가능성으로 수렴되는 듯하다. 박솔뫼의 구불거리는 이야기들을 따라 걷다보면 예상하지 못했던 길목으로 빠져들게 되고 그 순간 우리는 틀림없이 놀라운 무언가를 만나게 된다. 그것은 어쩌면 저마다 다른 풍경일 것이다. 개가 되고 싶다는 간절한 바람(「사랑하는 개」), 일상에 지친 사람들이 선택하는 동면(「여름의 끝으로」) 등으로부터 누군가는 ‘혐생’을 살아가는 이들의 슬픈 결단을 떠올릴지도 모르겠다. 또는 3, 4월의 대기 속에서도 몇십 미터 앞으로 다가온 여름의 냄새를 느끼는 인물(「차가운 여름의 길」)을 보면서 틀림없이 이쪽으로 오고 있는 가능성의 시간들을 믿고 싶어질지도 모른다. 산책의 묘미는 여기저기 발 닿는 대로 걸으며 마주치는 풍경에 있을 것이다. 자신이 간절히 보고 싶어했던 무언가가 바로 이런 것이었음을 깨닫게 되는 순간 말이다. 그러니까 목적을 계획하지 않고 걸을 때에야 비로소 진짜 목적을 발견할 수 있다는 역설. 걸어야만 만나게 되듯이 읽어야만 닿게 되는 풍경이 있으므로, 이제 함께 『사랑하는 개』를 펼칠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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