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인 이야기>가 모두를 위한 로마 역사책이라면, <명장 한니발 이야기> 3부작은 모두를 위한 로마의 숙적 카르타고의 이야기다. 프랑스 역사학자는 시오노 나나미처럼 쉽고 풍부하게 카르타고의 역사를 되살렸다. 소설이라는 형태로 말이다. 로마와 함께 고대의 지중해를 호령한 도시국가 카르타고는 로마와 마주한 아프리카 대륙에 자리잡고 700여년 가까이 영화를 누렸다. 그러나 3차례에 걸친 포에니 전쟁 끝에 로마에게 지중해의 패권을 넘겨주고 역사 뒤로 사라졌다. '알프스 산맥을 코끼리 부대와 함께 넘은 한니발'이라는 전설만을 남긴 채. 이 책은 포에니 전쟁을 중심으로 카르타고의 명장들을 부활시켰다. 1, 2, 3권이 각각 1, 2, 3차 포에니 전쟁을 다룬다. 1차 포에니 전쟁을 이끄는 것은 명문가의 장수 하밀카르 바르카. 그는 시칠리아 섬을 노리는 로마군과 접전을 벌이나 패배하고 만다. 카르타고는 시칠리아를 내어준다. 2차 포에니 전쟁은 하밀카르의 아들 한니발의 무대였다. 한니발은 용병과 전투용 코끼리 37마리를 이끌고 피레네, 알프스 산맥을 넘어 이탈리아로 진격한다. 13년 동안 반도를 노략한 그는 마침내 로마의 성문 아래 다다르지만, 스키피오 아프리카누스(대 스키피오) 앞에 아깝게 무릎을 꿇는다. 카르타고는 에스파니아 식민지를 내어준다. 마지막 3차전은 로마의 소 스키피오 장군의 진격으로 시작된다. 다시 바르카 가문의 장수 하스드루발이 일어나 싸우지만 카르타고는 패배하고, 국가와 바르카 가문의 영광도 묻혀버린다. 소설처럼 쓴 역사서인 <로마인 이야기>와는 반대로, <명장 한니발 이야기>는 소설 속에 역사를 담았다. 전투 장면을 클로즈업해서 이야기하기 때문에 박진감이 넘치고, 술술 읽힌다.